[DJ 서거 8주기①] “그의 지혜와 혜안이 절실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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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서거 8주기①] “그의 지혜와 혜안이 절실한 순간”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7.08.18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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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文 대통령, 현직 대통령으로 처음 추도식 참석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슬기 기자)

▲ 고(故) 김대중 전 서거 8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됐다.ⓒ시사오늘 권희정기자

고(故) 김대중 전 서거 8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됐다. 북미 긴장이 고조되는 엄중한 안보 상황 속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의 추모식은 그 어느 때보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추도식에서 ‘DJ의 지혜와 혜안이 절실한 순간’이라며 ‘햇볕정책’을 계승하자고 입을 모았다.

이날 추도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회의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각 당의 대표들이 총출동했다. 여야 5당 대표들은 나란히 앉아 추도식 진행을 경청했으나 서로 얘기를 나누지는 않는 등 다소 어색한 기류도 감지됐다.

▲ 고(故) 김대중 전 서거 8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됐다.ⓒ시사오늘 권희정기자

특히 각 당에 흩어져 있는 정치인들이 한 곳에 모이면서 곳곳에서 어색한 조우가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는 문희상 의원과 원혜영 의원 등이 참석했고, 국민의당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인 박지원 전 대표 등 동교동계 인사들이 추도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임종석 비서실장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도 자리에 함께 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 등 정치인들도 대거 참석해 김 전 대통령을 기렸다. 유족 중에서도 김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비롯해 아들은 홍업, 홍걸씨가 참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의 모습도 보였다.

▲ 고(故) 김대중 전 서거 8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됐다.ⓒ시사오늘 권희정기자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 5분쯤 도착해 맨 앞줄에 착석했다. 문 대통령의 왼쪽에는 김정숙 여사가, 오른쪽에는 이희호 여사가 자리했다. 특히 이날 문 대통령은 추도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유가족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건강이 좋지 못한 이 여사의 상태를 살피고 손을 잡아주며 위로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행사 시작 전에도 참석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안부를 묻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홍준표 대표와도 웃으며 인사했다. 안철수 전 대표도 행사장에는 참석했으나, 뒤편에 자리를 잡으면서 문 대통령과 조우하지는 않았다.

▲ 고(故) 김대중 전 서거 8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됐다.ⓒ시사오늘 권희정기자

김 전 대통령이 발탁해 정계에 입문한 정 의장은 이날 추모사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은 새 대한민국과 희망을 꿈꾸고 있다”며 “당신은 하늘에서 새 정부 탄생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계실 것이다. 대통령님을 모신 20년 정치 인생은 무엇과도 바꿀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 고(故) 김대중 전 서거 8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됐다.ⓒ시사오늘 권희정기자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추도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추도사를 위해 무대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영정에 고개를 숙여 묵념한 뒤 “우리 외교안보 상황이 다시 엄중해진 지금, 김대중 대통령 영전 앞에서 다짐한다”며 “안보와 평화에 대한 결연한 의지로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인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평화를 지키는 안보를 넘어 평화를 만드는 안보로 한반도의 평화와 경제번영을 이뤄가겠다”며 “국민 통합과 적폐청산, 양극화 불평등 해소의 과제도 민주정부의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온 힘을 다해 해결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고(故) 김대중 전 서거 8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됐다.ⓒ시사오늘 권희정기자

문 대통령의 추도사가 끝나자 객석에 있는 일부 참석자들은 박수를 쳤다. 그러자 사회를 맡은 김성재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큰 박수가 나올만한 추도사였으나 분위기 때문에 일부분들만 박수를 쳐주셨다”며 현장 분위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추도사 후에는 추모 영상과 추모시 낭송, 묵념 등이 이어졌다. 특히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된 김 전 대통령의 추모영상을 보면서 일부 유가족과 참석자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추도식 종료 후에도 가장 먼저 일어나 이 여사를 비롯해 유가족을 챙겼다. 휠체어에 올라 퇴장하는 이 여사를 배웅했고, 유가족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 고(故) 김대중 전 서거 8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됐다.ⓒ시사오늘

추모식이 끝난 뒤 참석자들은 김대중 대통령 묘역으로 이동해 헌화했다. 묘역에서는 유가족을 비롯해 여야 5당 대표와 국회의원, 국무위원들이 차례로 헌화하며 김 전 대표를 추모했다.

▲ 고(故) 김대중 전 서거 8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됐다.ⓒ시사오늘 권희정기자

특히 ‘김대중’이라는 같은 뿌리를 가진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앞 다퉈 DJ 정신을 강조하며 적통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추미애 대표는 헌화 후 <시사오늘>과 만나 “햇볕 정책대로 대북정책이 흔들림 없이 갔더라면 오늘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화의 길이라는 현실적이고도 원대한 꿈이 병행될 때 이 난국을 지혜롭게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고(故) 김대중 전 서거 8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됐다.ⓒ시사오늘

박지원 전 대표도 <시사오늘>과 만나 DJ 8주기 소회를 묻는 질문에 “엊그제 같은데 벌써 8주기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추도식에 참석해줘 감사하다”며 “여러가지로 한반도 정세가 복잡한데 문재인 대통령께서 확실하게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고 답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도 “북한의 핵무장과 전쟁위협, 또 미국이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대북정책을 두고 국민들이 모두 불안하고 있는 상태”라며 “이 정부가 특별한 혜안과 전략을 갖고 있는 것 같지 않아서 더욱 김 전 대통령의 혜안과 준비된 전략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순간이고, 대통령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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