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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스타⑤이용호] 논리로 제압하는 '반대의 품격'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
2017년 10월 29일 (일) 한설희 기자 sisaon@sisaon.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한설희 기자)

입 구(口)자가 세 개 모여 품격의 품(品)자를 이루듯,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을 비추는 거울이다. ‘말로 하는 싸움’인 정치를 업으로 삼는 정치인에게 있어, 말 한마디는 그가 대변하는 모든 사람의 품격이 되기에 더 강력한 힘을 가진다. 그리고 국정감사 현장에서 본 이용호 의원은, 언성 높이는 일 없이 ‘말의 힘’으로만 피감기관을 제압하는 모습이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은 국감 내내 초선답지 않은 노련한 질의를 보여줬다.ⓒ뉴시스

◇ 주목도 높은 단어에 원인 분석·해결방안까지 채워

언론인 출신으로 국회 홍보기획관을 역임했던 이력답게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은 金도끼·金티켓 등 주목도가 높은 단어들을 사용해 이목을 끌었다.

"시중에서 10만 7000원에 살 수 있는 이 도끼를, 소방청은 23만 9000원에 사고 있다. 쇠도끼를 구매하면서 금도끼 가격을 지불하는 격이다."

지난 16일 행정안전위원회의 소방청 국정감사에서, 이 의원은 “소방청 도끼는 금도끼”라며 소방청이 장비를 시중가보다 2~3배 비싸게 구입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소방청 내 통일된 장비 구매 기준이 없어 필수장비를 시중 가격의 두 배 이상으로 비싸게 구입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국감장에 도끼를 들고 나와 좌중에게 선보이는 ‘쇼맨십’도 빛을 발했다.

"GTR제도를 보면, 항공사에 공무원은 봉이다. 개인 사비를 들여 외국 여행을 갈 경우에도 이렇게 비싼 항공료를 지불할 것인가?"

20일 인사혁신처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는 “공무원 티켓은 금티켓”이라며 일반 항공료에 비해 3배 가량 비싸지만 이용률이 절반도 되지 않는 GTR(공무원 전용 티켓)제도를 비판했다. 그는 이날 “GTR이 금TR의 약자냐”고 말해 잊혀진 GTR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인사혁신처장의 “폐지를 고려하겠다”는 긍정적 답변도 얻어냈다.

이 의원은 단순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원인 분석과 해결 방안도 내놓았다. ‘금도끼 문제’를 제기하며 부적절한 장비구매제도와 인력부족 탓이라는 분석과 MAS제도(다수공급자계약제)라는 구체적 해결책도 제시했다.

또한 행정공무원 징계처분을 논하는 소청심사위원회가 약 40% 정도의 높은 소청 인용률을 기록해 ‘비위공무원 구제委’가 되는 현실을 언급하며, 소청위 상임위원이 전원 공무원 출신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분석하고 법률가·교수출신의 전문 상임위원 수를 늘리는 방안을 건의했다.

◇ '또 공무원’국감 속 다각도로 공무원 증원 정책 지적

이어지는 행안위 국감은 한 마디로 ‘또 공무원’ 국감이었다. 중앙기관·지방청 할 것 없이 모든 감사는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증원 정책에 대한 찬반으로 귀결됐다.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예산 부족 문제를 비난했고, 여당은 ‘증원의 선순환 효과’를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서 양 측 간 고성이 오가는 사태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용호 의원 역시 당론을 대변해 시급한 현장인력 외의 무분별한 증원을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언성을 높이지도, “혈세 낭비” 주장만 반복 재생하지도 않았다.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조직 효율성 문제와 정책과 현실의 괴리를 지적해, 다양한 각도로 정책을 비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만 2000명 증원하는데 이 중 중앙정부가 직접 채용하는 것은 4500명이고, 나머지는 지방정부에서 뽑아야 한다. 정부에서 뽑도록 했으면 지방에 예산을 내려보내는게 맞는데, 그에 대한 대책은 없고 그냥 뽑아달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의원은 “내년도 공무원 3만 5000명 중 절반을 지방교부세로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하는데 인건비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기초지자체가 태반”이라며 “중앙정부가 지방정부 공무원 숫자까지 정해 밀어붙이는 것은 지방분권개헌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모순”이라고 말해 재정 문제를 꼬집은 동시에 지방분권 역행 가능성을 일갈했다.

이어 그는 지방경찰청 17개 중 9곳이 올해 현장 인력을 작년보다 줄인 사실을 밝혀내, 문재인 정부에서 현장 인력 부족을 이유로 공무원 증원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문제도 수면 위로 꺼냈다.

이용호 의원은 이처럼 공무원 제도의 허점과 미흡한 준비과정을 정확히 찔러 막무가내식 행정안전부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이러한 지적들이 큰 잡음 없이도, 자연스럽게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증원에 대한 의혹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한 마디로, '품격있는 반대'의 승리다.

   
▲ ▲ 이 의원은 공무원의 운영 효율성 문제를 지적하며 자연스럽게 공무원 증원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뉴시스

다음은 이용호 의원과의 일문일답.

-특별히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질의가 있다면?

"미래세대에 부담을 주는 공무원 증원 문제를 가장 중점적으로 검증했다. 국회 행정안전위 소관부처로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각 시·도, 인사혁신처, 경찰청, 공무원연금공단 등이 있는데, 각 부처별 공무원 증원 관련 이슈를 꼼꼼히 점검했다. 또 소방장비와 공무원 전용 항공티켓(GTR) 등 혈세낭비를 막고 잘못된 제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금도끼’·‘금티켓’ 같이 눈에 띄는 단어들을 직접 선택했다고 들었는데, 특별히 고려한 점이 있나?

"가장 염두에 둔 것은 대중이 가장 쉽고 빨리 이해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또 중요한 정책 이슈라도 한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외면 받기 쉽지만, 과도하게 자극적인 것은 사실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 그래서 ‘금도끼’와 ‘금티켓’ 용어를 선정할 때 문제점을 포장하지 않고 한 줄로 모든 내용을 요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주안점을 뒀다."

-금티켓 등 공무원 혈세낭비 지적과 ‘정작 있던 현장 공무원도 없애는 현실’을 꼬집었다. 이런 지적들이 사실상 문재인 정부 공무원 증원에 대한 당론을 대표한다는 분석인데.

"맞다. 공무원 증원은 막대한 인건비와 공무원연금에 따른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 그들의 주장처럼 공무원 증원이 청년실업 해결책이 되지도 않는다. 공시생 수를 늘려 오히려 청년실업을 부추기고 중소기업 구인난을 키울 우려도 있다. 작년 공무원시험 합격자는 응시자 30만명에서 1.8% 수준에 불과했는데, 이는 합격자한테는 로또, 안 되면 '공시낭인'이라는 거다.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공무원 숫자까지 정해 밀어붙이는 것은 지방분권개헌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모순되는 정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국감에선 이 같은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싶었다. 그리고 우선적으로 공무원 인력 수요 조사를 하고, 그 다음 효율적 인력 배치가 선행된 이후에야 공무원 증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싶었다."

-서울시 국감 당시 “방송 설립의 목적과 벗어나, 법 미비를 이유로 위법 방송을 하고 있다”는 문제제기와 관련해 여당의 반대논리와 후폭풍이 여전히 거세다. 이에 대해 시간 제한으로 국감 때 다 못한 말이 있다면.

"TBS는 대표를 포함해 164명 전원이 서울시 소속 지방공무원으로, 서울시장에 의해 임명되고 시장의 지휘 감독을 받는 관계다. 구체적으로 대표는 임기제 개방형 공무원(3급), 일반임기제 공무원들이 PD·기자 등 담당하고 있다. 또 TBS 전체 예산의 80% 수준을 서울시에서 투입하고 있다. 따라서 특정정당 시장 지배하에 있는 방송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방송법에 따르면, 전문편성 방송사업자는 주된 방송 분야(TBS의 경우 교통·기상) 이외에 부수적으로 교양 또는 오락에 관한 방송프로그램으로 한정해야 한다. 헌데 세부적인 고시내용이 없다는 이유로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거다. 법적 다툼의 소지가 분명 있는 상황인데, 명확히 하자는 것이다. 또 이제까지 해왔던 관행이 있어서 보도·시사를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사람이 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우리 국민 중 얼마나 김어준, 정봉주 씨가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라고 생각하겠나. 그래서 TBS는 빠른 시일 내에 서울시 산하가 아니라 독립 법인화돼야 한다고 본다. 이에 대해 국감 당시 박 시장도 동의했다."

-국감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는데, 이번 국감의 최대 성과가 있다면.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으로서, 최대의 성과는 바로 우리 국민의당이 모든 상임위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고 호평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10명으로 구성된 한 국감평가단은 5명이 ‘잘하는 정당 없다’고 답한 반면 3명이 국민의당을 ‘잘하는 정당’으로 뽑았다. 18명의 국민의당 의원들이 ‘당일 상임위에서 성과가 가장 뛰어났던 의원’으로, 8명의 의원이 언론에서 ‘국감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의원수가 40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압도적 성적이다. 다른 정당 간 정치적 기싸움으로 국감이 파행되기도 했는데, 국민의당은 묵묵히 ‘민생국감’, ‘정책국감’을 이끌었기 때문이라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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