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악재' 에넥스, 국내는 라돈 논란·해외는 실적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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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악재' 에넥스, 국내는 라돈 논란·해외는 실적부진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8.08.29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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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주방가구 전문업체 에넥스가 안팎에서 연이어 터진 악재로 위기에 빠진 모양새다.

지난 27일 에넥스는 6년 전 판매된 매트리스에서 라돈이 검출돼 자발적 리콜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문제가 된 제품은 2012년 출시된 '앨빈 쿠션헤드' 인조 가죽 침대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총 244개가 유통됐으며 현재는 단종됐다.

에넥스 측은 "모든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고객 건강과 안전이 우려되는 만큼, 정식 검사 결과와 상관 없이 신속히 리콜을 진행한다"며 "현재 판매 중인 에넥스의 모든 매트리스 상품은 라돈이 검출되지 않아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처럼 에넥스가 제품에 하자가 있음을 인정하고 자발적 리콜을 결단했음에도 소비자들의 원성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번 리콜은 일부 고객들의 요청을 받고 에넥스가 자체 측정한 끝에 이뤄진 조치다. 앞서 지난 6월 에넥스는 전(全)매트리스 제품에 대해 라돈 검사를 진행했고, 모두 기준치를 넘지 않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에넥스 측은 2013년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 시행 전에 협력업체로부터 공급 받은 제품이기 때문에 성분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한 분위기다.

대진침대 피해자모임의 한 관계자는 "업체별 라돈 관련 실태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진침대 하청업체에서 나온 제품임을 인지했다면 당연히 해당 제품도 조사 대상이 돼야 하는 것"이라며 "에넥스뿐만 아니라, 일룸 등도 같은 하청업체에서 물건을 받았다. 정부 차원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에넥스가 국내·외 악재로 위기에 빠진 모습이다. ⓒ 에넥스

이 같은 국내 라돈 이슈는 에넥스 입장에서 설상가상이다. 이미 해외부문 실적부진으로 곤욕을 치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에넥스는 매출 2188억814만 원, 영업이익 12억7075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소폭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52.91%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5.45% 줄었다.

그 배경에는 해외사업 매출 하락이 깔려있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에넥스는 중국,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해외에서 발생한 손실이 지속적으로 누적되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에넥스의 제품 가구 해외매출은 5억7900만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45% 떨어졌다. 특히 상품 가구 해외매출은 2017년 상반기 28억5600만 원에서 올해 상반기 9억8400만으로 65.55% 감소했다.

내수시장에서는 라돈 포비아로 시장 신뢰에 치명타를 입고, 해외시장에서는 새로운 동력을 찾지 못하고 부진의 늪에 빠진 모양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한샘, 올해는 에넥스 등 국내 가구업계를 대표하는 업체들이 대내외 악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위기일수록 내실을 다지고 신사업을 강화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에넥스가 자발적 리콜을 실시한 건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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