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LG그룹이 계열사인 서브원의 자재 구매대행(MRO) 사업부문을 매각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해소에 나섰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서브원 MRO 사업부문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어피너티에퀴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를 선정했다. 어피너티는 국내에서 오비맥주와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후 매각하면서 각각 4조8000억 원, 1조2000억 원의 차익을 올렸던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이번 매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부거래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8월 총수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가진 기업이 자회사의 지분을 50% 초과 보유할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11월 중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LG그룹에서도 내부거래 비중이 74.26%(2017년도 기준)에 달했던 서브원의 관련 이슈를 해소한다는 취지에서 MRO 사업부와 건설·건물관리·레저사업 등의 사업부를 분할해 각각 독립법인으로 경영하겠다고 공시한 상태다.
분할 후 존속회사는 건설·건물관리·레저사업 등 사업부문을 지닌 주식회사S&I(가칭)와 분할 설립회사는 MRO사업부문을 보유한 주식회사 서브원(가칭)로 알려졌다.
어피너티는 이 가운데 MRO사업부문을 보유한 분할 설립회사 서브원의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서브원의 기업가치가 1조 원 이상으로 평가 받는 만큼 5000억 원 이상의 거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보다 정확한 거래규모와 금액은 양사가 연말까지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업계 안팎에서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행보에 비추어 서브원의 매각이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얘기한다. 앞서 구 회장은 자신이 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LG상사의 자회사 판토스의 지분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판토스는 구 회장을 비롯해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이 19.9%의 지분을 보유한 곳이다.
당시 LG그룹 관계자는 “출자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을 높이는 데 대한 국민의 눈높이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차원”이라며 “구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의 판토스 지분율 19.9%는 공정거래법상 대기업 비상장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 규제기준인 20%에는 못 미치지만 이와 관련한 논란 자체가 해소될 것”이라고 매각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재계 관계자도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LG그룹의 지난 행보도 그렇고, 구 회장 취임 이후의 행보도 그렇고 계속해서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우선협상대상자가 최근에 나왔을 뿐이지 서브원의 내부거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준비는 오래 전부터 있었던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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