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잠깐만요.” 

자리에서 일어섰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필연(필승 이낙연의 줄임말)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은 배재정 전 국회의원이다. 지난 9일 여의도 근처 카페, 사진기자가 오자 화장기 없는 얼굴이 신경 쓰인 듯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한다. 작고 여리, 앳되다. 68년생 같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에 관해 묻는데,

“단 한순간도 실망한 적 없어요.”

대통령 지지율에 관해 대화를 나눌 때다. 10주 넘게 40%대를 기록 중이다. 코로나 장기화와 백신 부족분 논란 등에도 굳건하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절규도 큰 데 말이다. 지지층만 보고 정치해서 그런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장미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득표율은 41%였다. 

- 콘크리트 지지율이 안 깨지는 결정적 이유는 뭐라고 보나요. 

“대통령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는 진정성을 국민들께서 안다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끝까지 존경하고 사랑하는 분으로 있어줘 너무 감사합니다. 제 마음이 잘 전달되면 좋을 것 같은데….”

기자의 눈을 쳐다봤다. 진심을 알아봐 줬으면 하는 눈치다.

1. 文心

부산일보 기자 생활을 마치던 중 2012년 문 대통령 추천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그다. 19대 국회 비례대표 역임 후 20·21대 총선 때는 문 대통령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를 물려받아 출마했다. 캠프에 참여하기 전에도 청와대 정무 비서관을 지냈다. 가깝게 챙겨준 대통령인 만큼 고마움이 클 법도 하다. 하지만 그 때문이 아니라고 했다.

“거기 계신 분들이 문 대통령을 정말 많이 사랑하고 존경하고 있어요. 대통령께서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분이에요. 누구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데이터를 갖고 꼼꼼하게 지시하고, 정책 실현을 위해 노력하죠.”

- 정작 의원 시절 때는 법안 발의율이나 출석률 등이 저조했던 듯한데요.

“단편적으로 평가할 수 있느냐. 오히려 근본 질문을 던지고 싶네요.”

- 이낙연 대선 예비후보를 돕겠다고 했을 때 대통령은 뭐라고 했나요. 

“뭐라고 했는지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아요.”

- 친문 인사들이 ‘이낙연 캠프’에 많은 듯한데, 문심이 작용한 걸까요?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들은 다 친문이지 않나요. 정태호 전 청와대 일자리 수석을 비롯해 저도 그렇고…. 개인적 의견을 말하자면, 문재인 정부의 못다 한 개혁을 완수할 적임이 이낙연 후보라고 신뢰하고 확신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낙연 필연 캠프’에는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캠프 정무실장), 박광온·홍익표·최인호 의원 등 친문 정치인들이 포진돼 있다. 
 

- 지지하는 이유는 뭔가요.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일하며 지켜봤어요.”

이낙연 총리 시절 배 대변인은 그의 비서실장으로 1년 5개월여 있었다.

“사감이 없어요. 개인적 욕심이나 이에 기반하지 않습니다. 일 자체에 올인, 헌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을 많이 받았죠.”

- 비서실장에 발탁됐을 당시 동서화합 영향도 있었다고 보나요. 문 대통령은 호남 총리, 호남 총리는 영남 비서실장? (배 대변인은 부산이 고향)

“해석의 여지는 있겠지요. 실제로 일을 제의해 왔을 때 물어봤어요. 많은 분의 추천이 있었고, 청와대와 정부, 당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잘해주길 바란다는 말씀이 돌아왔습니다. 처음으로 여성 국무총리 비서실장인 점도 고려되지 않았나 싶고.”

한 일화가 생각났는지.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언론에 비치기는 ‘엄근진’(근엄+진지)이라고 하잖아요. 개별적인 자리에서는 농담도 되게 잘하는 분이에요. 한 번은 ‘총리님 제가 생각한 것보다 유머 감각이 참 뛰어난 것 같습니다.’ 그랬더니 ‘나더러 웃긴 놈이라는 거예요’ 하하.”

- 이낙연 후보는 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했습니다. 진정성이 있을까요.

“100% 진심이세요. 요만큼의 가식도 없습니다. 국무총리 일 할 때나, 당 대표할 때나 대통령을 존중하고, 뜻을 함께해온 분입니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 듣기 좋으라고 하는 정치적 수사가 아니에요. 점수를 따려는 게 아닙니다.”

- 왜 그렇게 충성하는 마음을 갖는 걸까요. 

“대통령의 진심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무비판적 충성도 아니고요. 두 분이 정말 많이 닮았어요.”

- 어떤 점이요? 

“문 대통령은 충심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는 분이에요. 이낙연 후보도 그렇고요. 다만, 모든 정책이 국민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부동산 정책도 그렇고.”

- 다른 점은요. 더 나은 점이나. 

“그 점은 생각 안 해봤어요. 생각해볼게요.”

2. 개혁 완수

그는 이낙연캠프의 시대정신을 강조했다.

“코로나로 국민 모두 불안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캠프 슬로건이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인데, 그게 가장 필요한 일일 것 같아요. 문재인 정부는 10년 만에 정권을 되찾아 많은 개혁적 노력을 해왔어요. 이를 완수하는 것. 두 가지죠.”

- 개혁이라고 하면, 이재명 대선 예비후보가 더 떠오르는 것 같은데요. 

“그런가요?”

- 이낙연 후보는 개혁 이미지가 약하다는 평도 나옵니다. 

“일종의 프레임이 작동됐다고 봐요. 이낙연 후보는 네거티브를 정말 못하는 분입니다. (강한 발언은) 차마 하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그런 프레임이 작동됐다는 얘기인 듯했다. 

“김종민 의원이 7월 중순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대신할까 해요. 검경 수사권 분리를 놓고 추윤(추미애-윤석열) 갈등이 고조될 때 이를 확실히 조정한 분이 이낙연 당시 대표였습니다.” 

- 네거티브 중단 얘기가 오갔지만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설훈 의원의 발언을 두고 이재명 지사 측 비판도 있었고요. 

“네거티브 중단 선언은 (이재명 후보보다) 이낙연 후보가 먼저 꺼낸 말이었어요. (이재명 후보가) 선도적 모양새를 취하는 것도 불편하고, 인터뷰에서 나온 이야기를 경선 불복하냐 하는 것도 불편합니다.”

‘이낙연 캠프’의 설훈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되면 지지하라고 말하는 게 장담이 안 된다”고 한 바 있다. ‘이재명 캠프’ 측은 경선 불복이냐며 공세를 퍼부었다. 설 의원은 불복 프레임을 거두라고 맞섰다. 

- 네거티브 중단의 득실로 본다면 누구에게 더 유리할까요.

“피해를 본 쪽은 이낙연 후보예요. 상승국면이었는데, 네거티브 양상이 드러나면서 주춤하는 상황이 만들어졌어요. 과하게 말하면 (이재명 후보가 중단 선언을 한 것은) 얻을 이익을 충분히 얻었다는 거 아닌가요.”

양 캠프 간 공방이 커지자, 이재명 후보는 돌연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 이낙연 후보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을 잇는 적통이라고 보나요. 

“우리는 적통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아요. 적통이냐, 아니냐. 이렇게 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세 분 대통령을 모셨고 정신을 이어받고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요.”

- 지역주의 피해자 김대중, 지역주의 타파 노무현, 전국정당으로의 발돋움 문재인이라고 치면, 이낙연 후보는 어떤 계승을 할 수 있을까요. 

“아직도 지역을 얘기해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 때 전국정당을 이룬 거라면 전국정당 관점서부터 시작하는 게 맞겠지요.”

- 최근 이재명 후보의 ‘백제(호남) 발언’ 논란이 있었는데요, 만약 이낙연 후보가 안 된다면 지역주의 극복을 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올 것 같은데요. 

“질문이 좀 섞인 것 같아요. 이재명 후보의 ‘백제 발언’은 우리가 지적한 것이고. 그것 때문에 안 된다고 해석하는 것 자체가 섣부른 거죠.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이낙연 캠프’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두고 지역주의 조장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 민주당은 그간 호남의 지지를 받은 영남후보론을 내세웠습니다. 이런 거 이제 깨졌다고 보나요. 

“자꾸 거기(지역)에 가두려고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21세기를 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면입니다. 국민을 어떻게 지켜드릴까, 이런 얘기를 해야 하지 않나요. 자꾸 지역 얘기가 언급되는 거야말로 시대착오적이죠.”

-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8월 첫째 주 조사를 보면 호남에서도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이 이재명 후보보다 뒤처지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도 그렇고요. 당심과 민심을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아닌지? 

“특정 여론조사로 판단하는 건 맞지 않다고 봅니다.”

- 호남에서 떨어진 것은 일시적인 거로 보나요. 

“그렇다고 봅니다.”

- 동교동계의 정대철 전 민주당 고문은 ‘어차피 대선은 이낙연’이라고 예견한 바 있는데요, 이낙연 후보가 동교동계 영입을 추진하려 했을 때 당내 반발로 실패했잖아요. 이런 분들까지 아울러야 하지 않을지요?

“잘 모르는 내용입니다.”

3. 본선 경쟁력 

- 캠프 분위기는요? 상승세가 꺾인 상황인데. 

“다시 올라가야죠. 원래 모든 지지율은 상승세, 정체기, 발전이냐 계단식 하락세냐 등을 겪습니다. 7월 초 첫 번째 경선을 거쳐 상승했잖아요. 조정기가 있으면 다시 치고 올라가는 과정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 역전할 수 있다고 보나요. 

“당연한 거 아닌가요.”

- 시점은요.

“우리의 바람은 8월 말 안에 승기를 잡자는 겁니다.”

- 그 포인트는 뭘까요?

“고민할 문제입니다. 미리 말하면 안 되죠.”

-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2차 경선서 과반을 얻을 후보는 없다고 보고 아마도 결선투표를 가게 되지 않겠냐 하던데요. 

“글쎄요. 개인적 바람은 이낙연 후보가 1등하고, 50% 이상 받아 결선 없이 가는 거예요. 그간의 민주당 대선 경선을 보더라도 추세가 만들어지면 밴드웨건을 타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낙연 후보가 확실한 대선후보가 되겠구나 하면 이쪽으로 지지가 확 쏠리게 될 겁니다.”

- 후보들 간 합종연횡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민주당은 이낙연-이재명-정세균 빅3 외에도 추미애-김두관-박용진 대선 예비후보가 2차 경선 중이다)

“다들 본선을 가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중이잖아요. 그런 부분을 섣불리 예단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권리당원과 일반 선거인단의 표심을 가를 향배는 뭐라고 보나요. 

“본선 경쟁력이라고 생각해요. 민주당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분들은 본선에서 야권 후보랑 붙었을 때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는가를 핵심으로 볼 겁니다. 그런 면에서 이낙연 후보가 본선 경쟁력이 훨씬 더 높지요.” 

- 어느 면에서요.

“실제로 대통령이 되려면 국정 전반을 바라보고 정치를 해본 경험이 있느냐 없느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낙연 후보는 서로 다른 지역에 사는 국민 모두를 아울러 그분들을 위한 정책을 고민해 왔습니다. 특정 지역에서 해온 분과 경험과 깊이, 질과 양적인 측면이 다를 거라고 봅니다.” 

- 그릇이 다른? 

“그릇이라 표현해도….” 

고개를 갸웃했다. 

- 문민정부 이후 의원 출신이 아닌 정치인이 대통령 된 적은 없는데요, 만약 이재명 후보가 된다면 공식이 깨지게 되는 걸까요?

“저한테 질문할 것은 아닌 것 같은데요.”

-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도지사직을 대선 경선에 활용하는 부분이 있는 게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도정은 도민을 위해 운영돼야 합니다. 이재명 후보는 그 질문에 답할 의무가 있습니다.”

- 경기도 홍보비 불투명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재명 후보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의혹에 관한 자료 요청을 하는데도 안 내놓는 거 아닌가요. 그런 측면에서 신뢰받기 어렵겠지요.”

인터뷰 이후 불거진 논란이지만,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 이천 쿠팡 화재 현장 대신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도지사 직무 관련 도마에 올라 있다. 황 씨를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임명한 것도 자진사퇴 순으로 봉합되긴 했지만, 보은 인사 논란 및 막말 논란 등으로 시끄러움을 안겼다. 

- 일각서는 이재명 후보가 본선 주자가 안 되면 탈당하고 나가거나, 이낙연 후보가 안 되면 호남 지지가 이재명 후보 쪽으로 안 갈 거라고도 하는 후문도 돕니다. 

“결국, 지지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건 후보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치열하게 경쟁하다가 원팀으로 가는 거냐고 물었다. 

“해야 되는 거죠.” 

4. 野에 대해 

대화는 야권 얘기로 넘어왔다. 

- 야권 전망과 관련해서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과 합당하지 않는다면 이번 대선에서 제3의 중도지대 영향력이 있을까요. 

“별로 없지 않을까요. 입지가 정말 없어진 상황에서 어떤 파괴력을 지니기에는 존재감이 약해진 거 아닌지.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국민의힘으로 들어갔고, 자생적으로 만들기는 힘들지 않을까….”

- 야권에서는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1위잖아요. 국민의힘 본선 주자로 나올 수 있다고 보나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정치 경험이 너무 없고 미숙함을 정말 많이 드러내고 있잖습니까. 당내 경쟁을 과연 헤치고 될 수 있을지 ….”

- 지난번 윤석열 후보 후원금 모금이 엄청났는데요, 솔직히 놀라지 않았나요. 

“여권의 대항마가 없는 상황에서 일종의 신기루 같은 지지일 수 있어서 그 자체로 의미를 두지는 않습니다.”

- 이낙연 후보로 볼 때 이 사람이면 꺾을 수 있겠다 싶은 야권 후보는요. 그런 전략들이 있지 않나요. (국민의힘에는 윤 후보 외에도 최재형, 원희룡, 홍준표, 유승민 대선 예비후보 등이 있다) 

“그렇게 접근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 쪽에서 가장 좋은 후보를 최선으로 뽑는 것이고, 저쪽은 저쪽 프로세스에 의해 만드는 것이겠죠.”

- 정부 여당으로서는 말이죠, 청주 간첩단 사건이 향후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보나요.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도 활동했다고 하잖아요. 

“잘 몰라서 답변을….” 

-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도 말이지요. 예전 민주당은 야당일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진상규명을 열심히 촉구했잖아요? 여론이 호도되지 않도록 국민을 위해서 싸운 거잖아요. 반면에 현 야권에서는 드루킹 문제가 크게 조명을 못 받는 것 같은데요,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고 보나요. 정치인으로서 어떻게 보는지 궁금합니다. 

“질문의 요지를 정확히 잘 모르겠네요. 국정원 댓글 사건과 드루킹을 같은 선상에 놓고 이야기하는 것에 납득이 잘 안 갑니다. 그걸 어떻게 같이 놓고 비교할 수 있죠. 국가기관이 대선에 개입한 문제와 올바르지 않게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고 했던 일부 사람들인데….”

-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연루돼 판결받았잖아요. 불법 댓글 조작한 건 일맥상통한데요, 암튼 국가기관이 한 것과는 다르다는 얘기인가요.

“아, 그럼요.”

- 역으로 민주당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치면, 민주당은 안 싸웠을까요? 오히려 야당답게 충분히 투쟁하고 싸웠을 것 같거든요. 근데 현 야당은 야당답지 않은 것 같은 거죠.

“글쎄요.”

- (유재일 시사평론 등) 보수는 웰빙이고, 진보는 절실하다는 평들이 나오던데 공감하나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우리도 느슨할 때가 있죠. 예컨대 ‘윤석열 후원금’을 하루 만에 모은 것을 놓고서 절박하다고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단편적으로 진보는 어떻다, 보수는 어떻다, 얘기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5. 더 나은 세상 

배 대변인은 인터뷰를 마치면 장례식 조문으로 인해 부산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했다. 심란한 상황에 엇비슷한 질문을 계속 받았음에도 일일이 답해준 점이 인상적이다. ‘문재인-이낙연’의 좋은 점을 얘기할 때만 유독 미소가 빛났다. 예정된 한 시간에 다다르면서 소신과 계획에 관해 들었다. 

“총선에서 두 번 실패하면서 제가 가지게 된 생각은 결국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는 거였어요. 오늘을 건너뛰고 내일을 살 수는 없는 거잖아요.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것, 그게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덧붙여 

“그럼 너는 정치를 왜 하느냐. 만약에 묻는다면 저는 기자를 선택할 때도 조금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는데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택했어요. 정치하면서도 제 꿈은 마찬가지예요. 정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데 있어요. 그 길을 가고 싶은데, 때로는 아, 내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는 고민이 들죠. 그럼에도 그 꿈은 접지 않고 있어요. 제가 이낙연 후보를 돕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생각해요.”

- 총선 경쟁자였던 장제원 의원이 ‘윤석열 캠프’ 총괄을 맡았더라고요?

"그런가요."

- 부산 사상구 도전 계속하는 거죠? 

“해야죠. 하하.”

- 지방선거로 선회한다거나….

“…”

- 이재명 후보 진영에서 볼 때는 저격수로 통할 듯합니다. 공천 등 후일이 걱정되지 않나요. 

“하하. 제가 저격수인가요? 평소 저를 아는 분들은 그 말이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 실제 어떤 분인가요. 

“독한 말을 잘 못 해요. 합리적인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마치면서 두 가지 더 물었다. 

- 이낙연 후보 대변인으로서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은요. 

“여느 대선주자들보다 정말 유능하게 나라를 이끌어갈 수 있는 준비된 후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의 24시간을 국민을 위해 다 쏟아부을 수 있는 분이죠.”

- 문재인 정부는 훗날 어떻게 기억될 거로 보나요. 

“검경 수사권을 비롯해 국가 권력기관의 개혁을 이뤄내고, 대한민국의 오랜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몸부림쳐 성과를 이뤄낸 정부, 코로나라는 국제적인 위기에서 대한민국 위상을 우뚝 세운 정부, G8을 넘어 G5로 갈 수 있는 기반을 닦은 정부. 이렇게 기억되지 않을까요(웃음).”

윤진석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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