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기대작 줄이어…전기차 대중화 모델부터 친환경, 쿠페형 SUV 등 눈길
EV3·캐스퍼, 전기차 캐즘 극복나서…오로라1·토레스 쿠페로 선택지 다양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올해 자동차 내수시장이 경기 침체·소비 위축 등의 여파로 고전하는 가운데, 하반기 나올 SUV 신차들의 인기에 힘입어 반전 스토리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모인다. 전기차 대중화의 첨병모델로 꼽히는 기아 K3,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부터 르노 브랜드 운명을 건 차세대 모델 오로라1, KG 모빌리티의 토레스 쿠페(J120) 등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24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연간 자동차 내수시장 규모는 지난해 대비 5.9% 감소한 165만 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상반기 경기부진 및 고금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전기차 판매 저조 현상이 두드러졌고, 하반기에도 이런 시장 흐름이 지속돼 부진을 벗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적지 않은 어려움 속에서도 시장 부진에 맞설 반등 요인은 존재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하반기 동안 신차 기대작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와서다. KAMA도 ‘2024년 자동차산업 상반기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내수 시장의 유일한 긍정 요인으로 신차들을 꼽는다.
이들 신차들은 고객 선호도가 높은 SUV 모델이 주를 이룬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실제로 국산차 기준으로 하반기 선보여질 세단 신차는 기아 K8 페이스리프트 1대뿐인 것으로 확인된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속 더 잘 팔리는 모델 개발에 몰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SUV 중심으로 구성된 신차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전기차 캐즘(초기시장에서 대중시장으로 넘어갈 때 보이는 수요 정체현상) 극복이라는 특명을 받아 든 모델들이 눈길을 끈다. 기아 EV3와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이 그 주인공이다.
내달 출시를 앞둔 EV3는 3000만 원대 구매 가능한 전기차라는 강점을 앞세워 사전계약 1주일 만에 6000대 계약고를 올리는 등 선풍적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가격 경쟁력 외에도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501km에 달하는 등 전기차 본연의 우수한 상품성을 확보했다. 연 판매 목표는 최대 3만 대로, 전기차 시장 최대 흥행 모델로 올라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오는 28일 부산 모빌리티쇼 개막과 함께 그 모습을 공개한다. 경형 전기차임에도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 315km를 확보해, 동급 모델인 기아 레이 EV의 205km를 크게 앞서는 등 독보적 경쟁력을 지녔단 평가다. 인기 여부에 따라 상생형 일자리 전진기지 격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 많은 생산물량을 안겨줄 수 있단 점에서도 큰 의미를 더한다.
르노코리아의 친환경차 시장 승부수도 하반기 본격화된다. 중형 하이브리드 SUV인 ‘오로라1’을 통해서다. 검증된 볼보 CMA 플랫폼에 프랑스 최신 디자인 감성과 혁신적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모델로, 싼타페와 쏘렌토 등 인기 모델들과의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수년 간 신차 가뭄을 겪었던 르노코리아의 내부 반등과 미래차 시장 교두보를 닦아줄 모델이란 점에서 상징성도 지닌다.
KG 모빌리티에선 토레스 쿠페가 출격 대기 중이다. 토레스의 파생형 모델이자 쿠페형 SUV로, 신차효과가 주춤해진 토레스의 인기가도에 불을 지필 역할을 맡는다. 토레스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그대로 쓸 가능성이 크지만, 쿠페형의 차별화 디자인 요소만으로도 나름 시장에 신선함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이 외에도 팰리세이드 풀체인지 등이 하반기 늦게 가세해 힘을 보탤 전망이다. 당초 내년 생산으로 잡혀있던 스케줄을 앞당겨 연말 출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가솔린, 디젤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추가해 카니발의 성공 방정식을 답습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 스포티지도 연말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하반기 신차들이 줄을 이을 예정인 가운데, 그 활약상이 더욱 돋보이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적극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노후차 교체지원과 개별소비세 인하, 친환경차의 세액 감면 연장 등이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남훈 KAMA 회장은 "내수 위축으로 인한 자동차산업의 성장 동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며 "전동화 전환 동력 상실을 막기 위해서는 향후 2~3년 동안 전기차 보조금 확대, 충전특례요금제 재도입 등 특단의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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