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양극재 부진에도 친환경 부문 ‘믿음직’ [부진돌파 석화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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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양극재 부진에도 친환경 부문 ‘믿음직’ [부진돌파 석화①]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10.05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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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설완료’ POE, 中 자급률 낮아 ‘기회’
하반기 썩는 플라스틱 PBAT 상업가동도
신사업도 中 영향…반기 R&D 1조 원 ‘대항’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3년 째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중국 발 공급 부담은 서서히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업황 반등으로 바로 이어지진 않을 거란 목소리가 나온다. 유효한 신시장 발굴이 실적 개선의 ‘열쇠’가 될 거란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신사업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LG화학 대산사업장 전경. ⓒLG화학
LG화학 대산사업장 전경. ⓒLG화학

LG화학의 주력 신사업인 전지소재 부문이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LG화학의 ‘스페셜티’ 부문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 본격 투자를 시작해 최근 기지개를 켜고 있는 친환경 소재 부문에 이목이 쏠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LG화학은 첨단소재 부문에서 영업이익 17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1%가 하락한 수준이다.

배경으로 전방 시장 부진이 꼽히는 만큼,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진 않을 거란 게 업계 중론이다. LG화학 역시 이같은 상황에 따라,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전지소재 부분을 포함한 전체 시설투자 목표를 기존 4조 원에서 3조 원 초중반 대로 낮춰잡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시선은 LG화학의 또다른 기대 사업 부문인 스페셜티에 쏠리고 있다. 스페셜티란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뜻한다. LG화학 내에서는 고부가 합성수지(ABS), 탄소나노튜브(CNT) 등 제품군이 여기 해당한다.

특히, 올해 눈길을 끄는 건 ‘지속가능(Sustainability) 사업부’ 제품군이다. 지난 2021년 시작한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폴리부틸렌 아디패이트 테레프탈레이트(PBAT) 등의 생산시설 신·증설이 지난해부터 올해 사이 마무리되는 모습이라서다.

POE는 충격보강, 고탄성 등 특성을 가진 소재로, 식품용기 포장필름, 자동차 내외장재 등에 활용된다. 최근엔 중국 내 태양광 시장 확대에 따라, 태양전지 필름재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의 POE 수요는 빠르게 높아지는 추세인데 반해, 자급률은 올해 1.9%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면서다.

때에 맞춰 증설이 완료되면서 시장의 시선은 더 집중되는 모습이다. LG화학은 지난 2021년 시작한 POE 라인 증설 작업을 지난해 말 마무리했다. 현재 LG화학의 POE 생산능력은 연산 38만 톤 수준으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빠르게 썩는 플라스틱인 PBAT, PLA 포트폴리오 역시 이목을 끈다. PBAT은 석유 기반 생분해 플라스틱, PLA는 옥수수 전분 등 바이오 소재를 기반으로 한 생분해 플라스틱이다.

LG화학은 올해 하반기 연산 5만 톤 규모 PBAT 대산공장을 준공하고, 상업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 관련 브랜드 ‘컴포스트풀’을 출범하고, 공급 및 마케팅 관련 MOU도 맺은 바 있다. 

PLA 시장에도 합작사 등을 통해 진출에 나선다. LG화학은 미국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와 손잡고 오는 2025년을 목표로 미국 내 PLA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LG화학의 친환경 부문 포트폴리오가 곧 성적으로 돌아올 거란 기대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 2분기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 실적 선방에는 POE 증설분이 가동이 일부 반영됐다는평가다.

다만, 아직 긴장을 놓기엔 이르다는 평도 나온다. 중국이 범용제품뿐 아니라 스페셜티 부문에서도 투자에 나서고 있어서다. 범용제품의 경우, 중국이 저가 제품을 대량 공급하면서 공급과잉이 발생했던 바 있다.

POE 제품의 경우, 지금까지는 중국 내 상업생산을 하는 중국기업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중국 영성석화(Rongsheng Petrochemical)가 3년 내 연산 20만 톤 규모 POE 공장 신설을 선언하는 등 자급률 끌어올리기에 나선 상황이다. PBAT, PLA의 경우, 국내 기업이 후발주자인 모양새다. 현재 미국, 유럽, 중국 등 기업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에 LG화학은 기술력으로 대응한단 전략이다. 다트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반기 R&D 비용으로 약 1조746억 원을 투자했다. 전년 동기 약 9825억 원 대비 9.4% 늘어난 수치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역시 전년 동기 3.4%에서 4.5%까지 올랐다.

연구개발 실적을 살펴보면 △고성능 POE 및 고전도성 CNT 제품 개발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등 개발 △친환경 EV용 합성고무 개발 등 스페셜티 제품군에 R&D가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2024년 신년사에서 “신성장 동력은 이제 당사의 미래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며 “신성장 동력의 적극 육성을 통해 미래를 착실하게 준비해 나가자”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오는 2025년까지 3대 신성장동력에 시설투자 기준 총 1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배터리 소재 30조 원 △친환경 소재 8조 원 △신약 2조 원 등 매출을 달성한단 목표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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