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일제히 적자전환…정제마진 하락에 정유 부문 부진
LNG, 지속가능항공유 등 친환경·비정유 부문 ‘확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정유사가 올해 3분기 나란히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정유 부문 부진으로 적자를 낸 것. 정유사는 친환경 전환과 신시장 발굴로 정유 부문 약화 시기에도 버틸 수 있는 수익구조를 만든단 방침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사는 올해 3분기 나란히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이다.
이번 실적하락의 배경으로는 우선 정유 부문 실적 부진이 꼽힌다. 3분기 3사의 정유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흑자에서 올해 적자로 돌아섰다.
세부적으로 각사의 정유 혹은 석유 부문 영업손실을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 6166억 원 △에쓰오일 5737억 원 △HD현대오일뱅크 2634억 원 등이다.
정유사가 투자를 집중해왔던 석유화학 부문 역시 공급 과잉 및 수요 침체로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3분기 기준, SK이노베이션과 HD현대오일뱅크의 석유화학 부문은 영업손실을 냈다.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한 결과다. 그나마 에쓰오일만이 적자를 면했다.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은 89% 하락한 5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겨울철이 다가오는 만큼, 정유사들의 4분기 정제마진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에쓰오일 리포트에서 “유가는 수요가 부진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난방 수요로 추가 하락세는 제한적”이라며 “경등유 마진도 점차 회복하고 있어 정제마진 역시 3분기보다는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유 부문은 최근 글로벌 환경 제재 및 외부 변수에 따라 변동폭이 커졌단 점에서 여전히 우려를 안고 있다.
이에 정유업계는 그간 진행해왔던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로의 전환’을 목표로, 친환경 부문 투자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023년부터 오는 2026년까지 미래 에너지 기술과 사업에 1조790억 원을 투자한단 게 골자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SMR(소형모듈원자로) △수소 및 암모니아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부분에 투자를 계속해왔다.
최근 SK E&S와의 합병 역시 해당 전략의 일환이라는 평이다. SK E&S는 LNG(액화천연가스), 수소에너지 등을 사업 부문 삼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의 이 같은 사업과 자사 에너지 사업을 연계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HD현대오일뱅크 역시 △블루수소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 등 ‘3대 친환경 미래사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SAF(지속가능항공유)를 일본 ANA항공에 수출하는 등 화이트 바이오 사업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글로벌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수출로 세계 시장의 SAF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SAF 사업에 속도를 내는 한편, 샤힌 프로젝트 마무리에 집중한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울산에서 추진 중인 석유화학 복합시설 건설 사업이다. 투자 규모만 2026년 완공까지 9조25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에쓰오일은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샤힌 프로젝트 EPC(설계·조달·시공) 진행률은 10월 말 기준 42%다. 설계는 92.9%, 구매는 51.8% 완료됐다. 건설은 26.3%의 완성률을 기록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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