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인에게 꿀벌은 가족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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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인에게 꿀벌은 가족과 같다”
  • 유재현 기자
  • 승인 2009.10.13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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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인 위한 헌신이 ‘벌도사’ ‘꿀박사’ 조합장 5선‘연임’ 이유’
조상균 한국양봉농업협동조합장
 
전국 1천500여 양봉인의 소득증대위한 실질적 방안, 성과 ‘돋보여’
HACCP, GMP 시설의 ‘안성종합식품공장’세계수준 식품공장 ‘자부’
“계곡, 경사지에 아카시아 식재, 토사유출 막고 양봉경쟁력 높여야” 

 
꿀벌이 떼로 사라진다는 ‘봉군붕괴증후군(CCD)이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2007년 미국에서는 벌집상자에서 꿀벌이 홀연히 사라지는 사건들이 상당 수 발생했으며, 당시 구미(歐美)를 중심으로 한 북반구에서도 꿀벌 300억 마리가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300억 마리면 그 지역 꿀벌수의 4분의 1에 달하는 수준이다. 꿀벌이 왜 사라지고 있는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으나 국내도 꿀벌부족의 안전지대만은 아니란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우선은 국내 밀원수의 부족도 한 이유로 든다.
 
때문에 양봉업계에선 밀원수 조림에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나 밀원수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부족해 양질의 꿀 생산력이 떨어지는 것도 정부와 양봉업계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 조상균 조합장     © 시사오늘

“37년을 양봉인으로 살며, 조합장으로 지낸 16년을 돌이켜보면 지금처럼 조합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조합원과 임직원 모두의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앞으로 어려운 일도 있겠지만 조합의 성장과 안정이라는 두 명제를 동시에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두 배의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 조합의 재도약을 위해 우선 ‘안성종합식품공장’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것입니다.
 
” ‘벌도사’로 통하는 조상균 한국양봉농업협동조합장의 말이다.
그가 ‘전국 1천500여 양봉인의 대변자’인 조합장이란 중책을 맡을 수 있었던 것도 ‘꿀벌은 모든 양봉인에게는 가족과 같은 존재’라는 신념이 있어서 가능했다. 조 조합장은 지난 1987년 한국양봉농업협동조합 14대 감사를 시작으로 1993년 7월 15대 조합장으로 선출되었으며, 임기 4년의 조합장직을 16대, 17대, 18대를 거쳐 올 2009년 19대 까지 5선 연임한 것이다.

자연과 벌, 꽃이 ‘스승이며 동반자’라는 조 조합장은 “농협에서 품질이 인증되어 유통되는 꿀은 100% 진짜다. 값이 조금은 비싸게 느껴지겠지만 제대로 된 좋은 꿀을 찾는 소비자들이 있어야 정직한 양봉농가의 고사를 막을 수 있어 계속 좋은 꿀을 공급받게 될 것”이라며 “좋은 꿀은 맛과 향, 색깔에서 차이가 나는데 소비자들이 판별하기가 쉽지 않아 조금 비싸다는 이유로 구입을 안하는 게 현실”이라며 아쉬워한다.

그의 큰 바람은 밀원수의 고갈을 막고 육림하는 부분이다. 계곡이나 경사도가 높아 정상적인 육림이 불가능한 지역에 ‘아카시아’나 기타의 밀원수를 심자는 게 그의 주장이다. 경사가 심해 식목과 육림, 벌채가 어려운 곳에 굳이 목재가치만을 생각한 정책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그 외의 수익성을 찾는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와 관련 “나무는 일반적으로 한 번 벌채를 하고 나면 수 십년이 지나야 다시 경제적 가치가 있는 벌채가 가능하지만, 밀원수인 아카시아 같은 경우는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꽃이 피며 경제적으로도 월등한 가치가 있는 꿀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계곡이나 일정이상 경사진 곳에 의무적으로 밀원수와 목재가치가 병행되는 나무를 심도록 법제화하면 좁은 국토를 좀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한다. 
 

이것이 가능해 지면 양봉인의 경쟁력이 높아지며, 약 4만 명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봉농가 소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양봉기술교육에 전력을 다하는 그는 올해 4월 안성시 미양면 계륵리에 ‘안성종합식품공장’을 세웠다. 1년 6개월여의 공사 끝에 완공된 이곳은 양봉농협 조합원은 물론 전체 양봉인의 숙원이자 염원이 이루어진 곳이다.

모두 115억 2천 400만원을 투자 준공된 이곳은 8,334평의 대지에 공장동, 관리동, 기숙사 등 총 1,879평으로 꿀을 주원료로 하는 세계적 규모와 설비의 가공시설이다. 이는 국내 양봉산업의 일대 혁신을 이루는 거사다.
 
단일 조합으로는 최초로 유가공 시설을 제외한 순수 축산물 가공설비에 100억대의 투자를 통해, 전통 보양식품으로 인식되어 있는 ‘꿀’산업을 식품산업으로 다시 세우고 있다. 이 공장은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와 GMP(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를 모두 충족시키는 시설로 순도 높은 꿀을 가공 공급할 수 있게 되어 꿀과 양봉산물을 재료로 하는 음료와 식품원료는 물론 의약품에 버금가는 기능성 물질의 개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조 조합장은 이에 대해 “세계적 수준의 ‘안성종합식품공장’을 통해 한국의 양봉산업을 선도하는 조합이 되어 전체 양봉인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만들어 벌꿀 도매시장의 역할과 가격조절, 시장조절을 발휘 양봉인들이 안정된 양봉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한국양봉농협의 금융부분에서도 조 조합장은 2006년 이후 매년 20% 이상 급신장을 시켜오며 올 2월에는 조합예수금 5천억원, 3월에는 조합상호금융대출 4천억원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꿀이 소비자들에게 가기까지의 과정에 양봉인들의 고통이 이루말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조 조합장은 지난 달 15일부터 20일까지 프랑스 몽펠리에서 ‘국제벌꿀위원회’주최로 열린 ‘세계양봉대회’를 참석하는 등 양봉인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약력>
조상균 한국양봉농업협동 조합장은 누구
1987년 한국양봉농업협동조합 14대 감사 역임.
1993년 한국양봉농업협동조합 15대 조합장 선출을 시작으로 2009년 제 19대까지 5선 회장.
양봉조합장 협의회 회장.
한국양봉학회 부회장.
사단법인 한국아카시아나무연구회 감사.
서울축산발전협의회 회장
한국프로폴리스 연구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거나 활동 중이며
1997년 농림부장관상 수상.
2004년 산업포장 수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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