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히틀러의 동조자 체임벌린과 황교안의 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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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정치] 히틀러의 동조자 체임벌린과 황교안의 오판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9.12.1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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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가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지키고자 한다면 자기희생의 모범을 보여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사진(좌) 인류 최대의 비극 제2차세계대전 사진(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사진(좌) 인류 최대의 비극 제2차세계대전 사진(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아서 체임벌린은 제2차세계대전 발발의 주요 책임자로 손꼽힌다. 물론 전쟁은 히틀러와 무솔리니, 그리고 일본 군부가 일으켰지만 영국의 수상 체임벌린은 대독(對獨) 유화정책으로 히틀러의 세력 확장을 도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체임벌린의 최대 실책은 당시 나치즘과 파시즘과 같은 전체주의가 대두돼 전운이 감돌고 있는데도 유화책으로 전체주의를 자극하는 것을 최대한 피하고자 했다는 데 있다.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보다는 위장된 평화를 선택해 인류 최대의 비극인 제2차 세계대전을 앞당겼다는 역사적 과오를 자초한 셈이다. 특히 원조 민주주의 국가인 영국이 전체주의의 확산을 묵인했다는 점은 역사의 아이러니로 볼 수 있다. 체임벌린의 정말 어처구니없는 정세 판단이 빚은 비극이다.
 
그는 에스파냐에서 내란이 발생했는데도 불간섭정책을 고수해 프랑코 군부의 대학살에 눈감았다. 피카소의 대작으로 인정받는 ‘게르니카’는 1937년 에스파냐내란 중 프랑코를 지원하는 독일의 무차별 폭격으로 폐허가 된 대비극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또한 무솔리니의 이탈리아가 이디오피아를 침략해 강제 병합할 때도 체임벌린은 이를 인정했다. 유화책이라기보다는 사실상 굴복에 가까운 비겁한 외교를 펼친 셈이다.
 
체임벌린 외교 패배의 백미는 단연코 히틀러와 맺은 뮌헨협정이다. 당시 히틀러는 아리안족의 생활공간확보라는 명분으로 체코의 독일인 집단거주지인 주데텐 지역과 체코 합병을 노렸다. 체임벌린은 독일의 약화가 세력 불균형으로 유럽의 평화를 깨뜨린다고 오판했다. 특히 독일이 소련의 팽창을 막아주는 방파제라고 판단했고, 독일의 성장이 영국 경제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었다.
 
결국 체임벌린은 영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독일이 체코의 주권과 자유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주데텐 지역을 독일에 할양하는 데 동의했다. 히틀러는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를 계기로 체코 병합에 성공했다. 하지만 체임벌린은 뮌헨협정으로 우리 시대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자평했다. 체임벌린의 대독(對獨) 유화정책은 ‘위장된 평화’가 인류의 최대 비극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황교안 대표가 이끄는 자유한국당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이 지켜야 할 가치를 잘 모른다는 점에서 제2차 세계대전 직전의 체임벌린 내각과 비슷하다.
 
황교안 대표는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기보다는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으로 인한 어부지리 승리를 기대하는 모양이다. 여권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중진들의 불출마 선언이 줄을 잇고 있는데도 자유한국당이 자기희생을 위한 노력을 찾아볼 수 없다. 오로지 자기만 당선되면 그만이라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흐르고 있다. 마치 체임벌린이 전체주의 독재자들의 위장 평화 공세에 동조해 에스파냐와 이디오피아, 주데텐 주민들의 자유를 전체주의에 헌납한 것처럼 말이다.
 
황교안 대표가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고자 한다면 자기희생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황 대표는 이를 지킬 수 있다면 대선 불출마와 같은 희생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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