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문체부와 저작물 사용료율 분쟁…승인처분 취소 소송中
SKB,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 분쟁서 1심 勝…KT·LGU+도 '촉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국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연이은 소송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3사는 최근 IPTV 사업 대가로 내는 음악 사용료를 두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약 77억 원을 지급하라는 불리한 판결을 받았다. 비슷한 내용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의 행정 소송도 진행 중이다.
또한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국내 최초 망사용료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 2심 변론을 마쳤다. 특히 넷플릭스 소송은 국내 기업이 승소할 경우 KT와 LG유플러스까지 번져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통신3사, "IPTV 음악 사용료 비싸" 주장했지만…77억 지불 판결
18일 업계에 따르면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는 IPTV 사업 대가로 내는 음악 사용료가 비싸다며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냈으나 오히려 수십억 원을 지불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3사가 음저협에 내야 하는 비용으로 총 77억 7900만 원을 책정했다. △KT 35억 원 △SK브로드밴드 24억 원 △LG유플러스 18억 원 순이다. 통신사들은 IPTV에서 음악을 사용했을 때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같은 수준(0.5%)으로 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가 케이블TV보다 IPTV에서 많이 시청된다는 구조적 차이가 있다며 저작권 단체의 요구(1.2%)가 맞다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은 2015년 이통사와 음저협이 저작물 사용 계약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하며 시작된 사건인 만큼, 2021년까지 6년간 비용을 정산하면 수백 억 원의 추가 저작권료를 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이통사들은 대법원까지 소송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OTT 연합으로 또 싸우는 통신사들…"문체부, OTT에 과도한 요율"
OTT 관련해서 현재 통신사들은 문화체육관광부와도 1년째 법정 다툼을 지속하고 있다. SK텔레콤의 OTT 계열사 웨이브와 KT·LG유플러스 등은 문체부를 상대로 ‘음악저작권물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 승인처분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해당 행정소송은 문체부가 OTT의 저작물 사용료율을 2012년 기준 1.5%에서 오는 2026년 1.9995%까지 늘린다는 데서 시작됐다. 국내 OTT 3사(웨이브·티빙·왓챠)와 KT·LG유플러스는 요율이 지나치게 높고, 문체부가 개정안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절차적·실체적 위법성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특히 OTT 3사는 문체부가 OTT에 대해서만 과도한 요율을 부과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OTT를 제외한 저작물 사용료율은 △케이블TV 0.5% △IPTV 1.2% △방송물 0.625% 등이다.
SKB vs 넷플릭스, 망 사용료 분쟁 2R…KT·LG유플러스도 '관심'
SK브로드밴드는 '망 사용료'를 두고 넷플릭스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난해 6월 1심에선 승소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가 망 사용료를 지급하라고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해 현재 항소심을 이어가고 있다. 법원은 지난 1심 판결을 통해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인터넷망 연결이라는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고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16일 진행된 2심 변론에서 "넷플릭스만을 위한 전용회선으로 제공한 망의 가치는 3년간 700억원에 달한다"며 "SKB는 넷플릭스 외에 다른 CP들에게도 망 이용 대가를 지급받고 이용을 허락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ISP(인터넷서비스사업자)인 자사가 망 구축과 유지에 비용을 내는 만큼, 이 망을 사용하는 CP(콘텐츠제공사업자)도 이용 대가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같은 ISP 업체인 KT와 LG유플러스도 2심 판결에 따라 망사용료 분쟁에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달 MWC 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통신사가 망 투자를 하면 이용자에게 돈을 받았지만, CP사가 투자 비용 분담을 하면 이용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도 같은날 "적절한 방향으로 논의되면 그에 따라서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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