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수제맥주 업체까지 가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일상회복과 함께 술자리가 다시 시작됐음에도 알콜프리 바람이 여전하다. 코로나19와 함께 논알콜 음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논알콜의 인기도 시들해질 것이라는 일각의 시선과는 달리 시장은 점점 더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달라진 술 문화와 주류업체의 새로운 시장 찾기가 맞물려 알콜-프리(Alcohol-Free)를 즐기는 소비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관련 업계 동향을 살펴보면 논알콜(Non-Alcohol) 맥주의 다양화가 가장 눈에 띈다. 논알콜 맥주는 코로나19 유행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장 확장에 시동이 걸렸다. 2년 여간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식 등 각종 술자리는 자취를 감췄고, 집에서 머무는 ‘집콕’, 홈파티 문화 등이 새롭게 부상하면서 주류 시장의 구조가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업체들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가정 내에서 술을 즐기는 경우가 늘면서 업소(유흥용)와 가정 채널 매출 비중은 역전됐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유흥 시장 판매 비중은 60~70%를 차지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면서 가정 시장이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중심엔 논알콜 음료가 있었다. 특히 근거리 채널인 편의점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가팔랐다. 세븐일레븐의 지난해(1월~12월 14일) 무알콜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배(501.3%)나 신장했다. 무알콜 맥주 성장은 여성과 20대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알콜 맥주의 남녀 성별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여성이 70.9%를 차지하며 남성(29.1%)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572.4%로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크게 늘었다. 또한 상권별로는 독신상권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560.3% 증가했다.
이처럼 코로나19와 맞물려 논알콜 맥주 수요가 늘었지만, 논알콜 맥주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코로나19 확산세에 제동이 걸리면서 논알콜 맥주가 주춤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있음에도 오히려 올해 들어 무알콜 맥주들이 더욱 쏟아져 나오고 있는 이유다.
특히 최근에는 여름 성수기를 공략하기 위한 논알콜 제품들이 속속 출시 중이다. 비어케이가 수입 유통하는 글로벌 프리미엄 맥주 칭따오(TSINGTAO)는 최근 ‘칭따오 논알콜릭’ 500ml 캔을 새롭게 출시했다. 알코올 함량은 0.03%이다. 칭따오 논알콜릭은 2020년 6월 출시한 330ml 캔과 병에 이어 500ml 캔 신제품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공략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버드와이저도 국내에 처음으로 논알코올 음료 ‘버드와이저 제로(Budweiser Zero)’를 선보였다. 도수는 0.05%다. 호가든도 지난달 논알콜 음료 ‘호가든 제로’를 출시했다. 도수는 0.05% 이하다.
최근 논알콜 시장을 보면 업체와 종류가 다양해지는 추세다. 그동안 국내 논알콜시장은 대부분 국산 브랜드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었다. 하이트진로음료가 지난 2012년 처음으로 ‘하이트제로0.00’을 선보였고, 이후 롯데칠성음료가 2017년 ‘클라우드 제로’, 2020년 오비맥주 ‘카스0.0’이 출시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글로벌 맥주업체들을 비롯해 수제맥주 업체도 논알콜 시장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최대 맥주 제조업체인 AB인베브는 오는 2025년까지 맥주 생산량의 20%를 저알콜·무알콜로 채우겠다고 밝혔다. 수제맥주 업체인 제주맥주는 다음달 중 비알콜 음료 ‘제주누보 0.5’를 출시할 예정이며, 세븐브로이도 무알콜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도 논알콜 흐름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며 “건강관리, 음주 문화 변화 등으로 논알콜 수요가 높아지면서 논알콜 맥주를 즐기는 상황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좌우명 : 편견없이 바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