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노동자들도 휴식권 보장하라”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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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 노동자들도 휴식권 보장하라” [현장에서]
  • 손정은 기자
  • 승인 2022.09.14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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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 의무 휴업 확대를 요구하는 노동·시민사회·진보 정당 공동행동 기자회견' 개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은 1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유통업 의무 휴업 확대를 요구하는 노동·시민사회·진보 정당 공동행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시사오늘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은 1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유통업 의무 휴업 확대를 요구하는 노동·시민사회·진보 정당 공동행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시사오늘

백화점과 복합 쇼핑몰, 온라인 유통업 노동자들이 노동자의 기본 권리인 '휴식권'을 보장받기 위해 국회로 모였다.  

14일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은 국회 소통관에서 '유통업 의무 휴업 확대를 요구하는 노동·시민사회·진보 정당 공동행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서영 서비스연맹 조직부장의 사회로 시작해 강진명 서비스연맹 유통분과 의장의 취지 발언, 김소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 노조 위원장, 이수암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온라인 배송지회 지회장 등의 현장 발언, 정의당 배진교 국회의원, 진보당 정태흥 공동대표, 조건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 등의 지지 발언으로 순으로 이어졌다.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기자회견 자리에 선 강진명 의장은 "유통노동자에게 휴식권은 언제나 심각한 문제였다. 물건을 파는 노동자가 아니라 돈을 더 많이 벌려는 유통자본의 요구가 언제나 우선됐기 때문"이라며 "물건을 더 많이 판매하려는 유통자본의 욕심에 남들 쉬는 날이면 유통노동자는 몇 배로 더 일했다. 백화점의 연장영업, 아울렛의 할인 행사 등이 바로 유통노동자를 장시간 노동으로 내보는 주범"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쉼 없이 일하는 유통노동자도 문제지만, 제대로 된 휴점일도 없이 돌아가는 아울렛, 백화점을 비롯해 여러 유통매장들 자체도 문제다. 제대로 된 휴점일이 없다는 건 내부의 설비들, 무빙워크나 엘리베이터를 점검할 시간도 없다는 얘기다. 유통노동자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위험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연 위원장은 백화점 여성노동자로서 일·가정 양립의 삶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강 위원장은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만들어내기 위해 열심히 싸웠다. 무려 4년간 대형 유통 업체 영업시간을 규제하고 주 1회 정기휴점제 시행을 얻기 위해 투쟁했다"라며 "그렇게 의무휴업을 얻어냈음에도 백화점면세점노동자는 휴식권과 일·가정 양립의 삶은 여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해 서비스연맹에서 조사한 '비조합원 백화점노동자들의 노동실태 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백화점 노동자는 휴가를 제때 사용할 수 없었고 아파도 쉬지 못했다. 또한 10명 중 4명은 가족 돌봄을 못했으며 60%가 넘는 노동자가 주말 가족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은 1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유통업 의무 휴업 확대를 요구하는 노동·시민사회·진보 정당 공동행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시사오늘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은 1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유통업 의무 휴업 확대를 요구하는 노동·시민사회·진보 정당 공동행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시사오늘

정치권도 유통업 의무휴업 확대를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배진교 의원은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은 유통 재벌 독과점에 따른 시장 질서를 왜곡을 바로잡고 골목상권뿐 아니라 노동자의 쉴 권리와 건강권을 보호하는 안전장치"라며 "격투기 시장에서 체급을 나누지 않으면 헤비급 선수만 살아남는다. 시장 독과점을 방지하고 경쟁이 살아있는 건강한 시장을 만들려면 재벌 유통기업 등 시장의 포식자에게 규칙을 줘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약자의 먹이까지 먹도록 하면 결국 먹을 것이 없게 된다. 대형마트 의무 휴업은 오히려 확대해야 한다. 거대 유통 자본이 서민의 먹거리를 강탈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자율 규제를 분명히 하면서 대형마트 의무 휴업 폐지를 온라인 인기투표에 부치는 등 제대로 된 소통 없이 어떻게든 사회적 합의를 건너뛰고 규제를 없애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일단 당장은 멈췄지만 의무 휴업 폐지는 평일 휴업으로 전략을 바꿀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또는 평일 변경은 최소화의 규제마저 무력화된다면 더 자잘한 규제는 파도 앞 모래처럼 쓸려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태흥 대표도 "지난 13일 발표된 한국 갤럽 조사에서도 국민 3명 중 2명이 대형마트 의무 휴업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변하며 폐지보다 2배 높았다. 왜 이렇게 의무휴업 폐지를 반대하는지 윤석열 정부는 돌아봐야 한다"라며 "오히려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월 2회에서 월 4회로 확대해 소상공인을 살리고 마트 노동자도 주말에 쉴 수 있도록 건강권을 보장해야 한다. 또한 의무휴업 제정을 백화점 복합 쇼핑몰 온라인 유통업 등 유통 산업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조건희 활동가는 "주말에 남들 쉴 때 쉬는 건 노동강도 완화의 측면에서, 가족이나 친구 등과 관계를 만들어간다는 측면에서도, 본인의 몸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도, 노동자들의 건강권에 필수적이고 당연한 것"이라며 "많은 발언에서 보듯 매장이 닫아야 비로소 쉴 수 있는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의무휴업은 본인이 쉴 수 있는 날을 예측할 수 있고,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트에서도, 복합 쇼핑몰에서도, 백화점에서도, 유통물류센터에서도, 수많은 유통물류 사업장은 주말에 쉬어야 한다. 고용형태가 무엇이던, 어디에서 일하던, 쉴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확대가 필요하다"라며 "추석이 지났다. 추석에, 주말에 유통물류 노동자들은 더 바빴다. 그렇기에 명절이나 주말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더 폭넓게 보장할 수 있는 의무휴업 확대가, 노동시간 단축이, 야간노동 철폐가 더욱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편의점, 홈쇼핑, 제약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매순간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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