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 정치개혁특위 ‘선거법 개정’ 강력 주장…전원위원회 제안도
소선거구제, 사표 다수 발생…‘승자 독식주의’ ‘양당체제 강화’ 문제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중대선거구제‘를 꺼내들며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탈 조짐이 엿보이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2일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소선거구제는 전부 아니면 전무로 가다 보니 선거가 너무 치열해지고 진영이 양극화되고 갈등이 깊어졌다. 지역 특성에 따라 2명, 3명, 4명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중대선거구제를 통해서 대표성이 좀 더 강화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선거구제는 하나의 선거구에서 1명의 대표자, 중선거구제는 2명 이상(통상 2~5명)의 대표자를 뽑는 제도를 말합니다.
선거제도 개편 논의는 국민의정부 때부터 지속적으로 나왔지만, 양당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려 있기에 쉽게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주제기도 한데요. 22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기한인 오는 4월을 앞두고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급진전되는 모양새입니다.
윤 대통령은 위의 신년 인터뷰에서 야당과의 대화와 관련해 “국회의장단과의 소통을 통해 국회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는데요. 김진표 국회의장은 신년사에서 “승자독식의 정치문화를 바꾸기 위해 선거법을 비롯한 정치 관련 법률 정비도 서두르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김 의장은 최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해 여야 특위 위원들에게 ‘선거법 개정’의 필요성을 말하고 21대 국회의원이 모두 참석해 법안을 심의하는 전원위원회 개최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선거구제 하에선 득표율이 가장 높은 1위 후보자만 당선됩니다. 때문에 사표(死票)가 다수 발생한다는 단점과 함께 ‘승자 독식주의’라는 비판을 받습니다. 유권자의 ‘사표 방지 심리’가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로 표심이 쏠리는 경향을 낳고, 그 결과 양당 체제가 강화된다는 우려도 있죠.
반면 ‘중대선거구제’는 승자독식을 완화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소수정당의 출현 가능성도 늘어날 수 있죠. 8회 지방선거는 전체 1030개 중 30개 선거구에서 3~5인 선거구제를 시범 실시한 바 있는데요. 지난달 30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제8회 동시지방선거 중대선거구제 시범실시의 효과와 한계’ 보고서에 따르면 소수정당(여당·제1야당 제외)이 당선된 지역 대부분은 3~4인 선거구로 2인 선거구에서는 소수정당 후보 당선율이 낮았다는 사실을 전했습니다.
이 외에도 민주당 진영에서 정치개혁,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이어온 것도 현실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대선 전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한데 이어 지난해 8월 28일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결선투표제 개헌 △지방의원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위성정당 방지 전제 연동형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 내용이 담긴 정치교체 결의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김상희·박주민 의원이 각각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선거법 개정안, ‘개방명부식 권역별 대선거구제’ 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습니다. 김 의원은 개정안에 대해 기존 소선거구제에서 권역별 중대선거구제로 변경함으로써 군소정당 국회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거대 양당 대결 정치 종식, 지역구도 완화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의원도 지역주의 극복, 유권자 선택권 확대, 표의 등가성 확충을 위해 대선거구제를 제안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내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도 지난해 12월 21일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해 현 소선거구제, 비례대표제의 문제점 등을 논의했습니다. 이탄희 의원은 토론자로 참여해 “하나의 선거구에서 4~5명씩 당선되는 구조로 개혁한다면, 유권자는 당도 고를 수 있고 사람도 고를 수 있어 대표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평소 ‘선거제도 개혁’ 목소리를 자주 내는 의원 중 한 명인데요. 이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본청 앞에서 ‘소선거구제 OUT! 2023 정치개혁의 해’ 기자회견에도 참석해 “전국적으로 소선거구 도입 이래 13대~21대 국회의원 선거 사표는 49.98%에 달한다”며 “소선거구제는 1등만 살리는 선거제도”라고 문제점을 재차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이탄희·전용기 의원과 국민의힘 김용태 전 최고위원·천하람 혁신위원·신인규 국바세 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등이 참여한 청년 정치인 모임 ‘정치개혁 2050‘도 “현행 소선거구제가 1번과 2번 당선만 보장하며 양당독식과 혐오정치를 양산한다”며 ‘소선거구제 폐지’를 강력 주장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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