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접어들며 ‘과고용’ 역풍…대규모 인원 감축 낳았다
김한울 IT노조 사무국장 “팬데믹 버블 붕괴는 이제 시작”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미국 연준발(發) 금리 변동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글로벌 IT업계에 인력 감축의 칼바람을 몰고 왔다. 각 기업은 정리해고 등 몸집 줄이기에 일제히 나선 상황이다. 조만간 더 큰 규모의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20일 직원 9000명의 추가 해고 소식을 전했다. 올해 1월 1만8000명을 감축한 데 이어 2차 감원 조치다. 메타도 지난 14일 1만 명의 추가 감원 소식을 전했다.
이 같은 인력 감축 흐름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도의 글로벌 IT 서비스 회사 엑센츄어 역시 지난 23일 1만9000여 명의 직원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진행 중이던 경력 개발자 수시 채용을 중단하고, 지원자 모두에게 일괄 탈락을 통보했다. 네이버는 북미 자회사들을 대상으로 감원에 나섰다.
이는 세계 경기 둔화 장기화에 따른 기업들의 예산 절감 행보로 보인다. 앤드루 챌린저 Gray & Christmas Inc. 부사장은 “우리는 지금 팬데믹 시대 고용 열풍의 반대편에 놓여 있다. 기업들이 인력을 줄이고 고용을 늦추는 것은 경기 둔화 대비책의 하나”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 속 비대면 트렌드 가운데 급증한 IT 인력풀이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어 역풍을 맞았다는 것이다.
세키 아키오 조직 매니지먼트 가이드도 최근 한 칼럼을 통해 “팬데믹 경제의 급격한 전환으로 미래를 오판하는 과도한 투자가 이뤄졌다. 이는 현재에 와서 사업 성과를 크게 저해하고 전략적 변화를 강요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대규모 인원 감축으로 이어지는 사태를 낳았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글로벌 IT업체들은 개발 인력 모집에 열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목격됐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2019년과 2021년 1분기 채용공고 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인터넷 및 IT 정보통신 산업 분야 채용공고는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대비 50% 가량 증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IT 회사들의 구조조정이 아직까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IT 업황이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 데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우리나라 현직자들도 인력 감축 바람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한울 IT 노조 사무국장은 “불안정한 글로벌 시장으로 인해 팬데믹 버블이 꺼질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달라진 시장 환경에 맞춰 투자사들이 투자 전략을 재배치하는 등 투자에 조심스러워졌다”며 “이것이 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자금난과 마주한 회사들은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작년 말부터 잇따른 인력 감축은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고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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