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 ´출산그림´, 박근혜 잡으려다 ´여성인권´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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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담 ´출산그림´, 박근혜 잡으려다 ´여성인권´잡나
  • 김신애 기자
  • 승인 2012.11.19 16: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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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벌린 여성 후보가 자신의 아버지를 출산…인권 침해 ´논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신애 기자]

‘박근혜 출산 모습’을 그린 홍성담 화백의 그림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여성 인권이 정치적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평화박물관에는 민중미술가 홍성담 화백이 그린 ‘골든타임-닥터 최인혁, 갓 태어난 각하에게 거수 경례하다’는 제목의 그림이 전시돼 있다. 유신 40주년을 맞아 기획된 ‘유신의 초상’전이다.

▲ 홍성담_골든타임-닥터 최인혁, 갓 태어난 각하에게 거수경례하다. (출처=평화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이 그림에는 박 후보로 보이는 여인이 수술대 위에 다리를 벌리고 앉아 갓 태어난 아기를 향해 팔을 뻗고 있다. 의사가 들고 있는 아기는 주름진 얼굴에 선그라스를 끼고 있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

그림 왼쪽에는 한 의사가 아기를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고, 그림 오른쪽의 간호사는 손으로 브이(V)자를 그리고 있다. 아기에게 경례를 하는 의사는 MBC 드라마 ‘골든타임’의 의사 최인혁으로 ‘언론 장악’의 의미를 담은 듯하다.

이 그림은 유신에 대한 비판과 함께 박 후보가 정권을 잡을 경우 유신이 재탄생할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화백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최인혁이란 의사마저도 막 태어난 아기가 권력자와 각하를 닮았으니까 거수경례를 하는 것은 유신시대를 살았던 우리의 트라우마”라며 “박근혜씨가 독재자의 딸이다 뭐다 하는 평가와 별도로, 이상스러운 박 후보의 처녀성, 몰지각한 여성의 신비주의 가면을 벗겨 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그림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독재를 풍자한 예술작품이다’ ‘인격모독이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내고 있다. 특히 이 중에는 ‘특정 후보에 대한 지나친 공격으로 여성 인권이 침해당했다’는 주장도 있다.

여성이 다리를 벌린 모습과 수술용 그릇에 피가 고여 있는 모습은 여성의 출산을 자극적으로 묘사했고, 딸이 아버지를 낳는 등 미혼 여성의 출산이 혐오스럽게 표현했다는 주장이다. 특정 후보에 대한 과도한 공격이 이 같은 여성성에 대한 침해를 야기했다는 것.   

사실 박 후보가 ‘여성 대통령’ 전략을 취하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한 공격도 계속돼 왔다. 특히 박 후보의 미혼 사실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 교수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고 키우지 않았기 때문에 ‘여성의 역할’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황 교수는 지난달 31일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한국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생식기’의 차이가 아니라 ‘역할’의 차이를 뜻한다”며 “여성의 대표적인 역할은 결혼하고 애를 낳고 그 애들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황 교수의 발언은 온라인상에서 퍼지며 ‘여성 비하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샀다. 자칫 임신과 출산, 육아를 하지 않은 여성은 여성으로서의 구실을 주장할 수 없다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인권단체 관계자는 “박 후보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 인권 전체에 대한 위험 수위의 발언이 오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후보에 대한 과도한 공격이 여성 전체의 인권침해로 이어지는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홍 화백의 그림에 대해서는 “유신체제에 대한 비판, 표현의 자유 모두 좋지만 여성으로서 수치심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정치적 의도가 있는 그림에 여성 인권이 짓밟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여성 의원들도 홍 화백의 작품을 놓고 “아름다움과 감동을 전해줄 예술이 정치선동의 수단이 돼버렸다”며 “대한민국은 이런 모욕적인 자를 국민으로 보호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한편, 홍 화백의 그림에 대해 새누리당 측은 “모든 법적 조치를 통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19일 밝혔다.

권영세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민중미술가라고 하는 홍 화백이 그린 그림이 여성은 물론 많은 국민들에게 수치심을 일으키고 있다”며 “여성들과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숭고한 순간인 출산을 비하하면서 박 후보를 폄훼한 그림을 내건 의도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권 실장은 “예술은 예술이어야 한다. 예술이 정치수단화가 돼 사용되면 예술의 영역을 벗어난 것”이라며 “선대위는 박 후보와 여성 국민을 대표해서 홍씨의 그림에 모든 법적 조치를 통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내고 “대선을 앞둔 이 순간, 여성에게 가장 숭고한 순간인 출산까지 비하해 가면서 박근혜 후보를 폄하한 그림을 내건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며 “정치 선동의 수단으로서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폄하하기 위해 예술이 동원된다면 이러한 예술은 예술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홍성담 화백은 1980년대 대표적인 민중화가로서 1989년 평양축전에 ‘민족 민중 미술인 전국연합’이 공동 제작한 ‘민족해방운동사’ 사진을 북한에 보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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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식 2012-11-19 22:36:53
딸이 아버지를 낳는것이 정도인가?
홍성담도 딸이 낳았나? 세상의 아니 진리의법도 모르면서 어찌 풍자며 해학을 얘기하느가?
딸의 뱃속에서 열달도 못채우고 나온듯한 그림일랑 그리지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