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 가격 급증…환율 1400원
복합위기, 대응전략 다변화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고금리 전략이 이어지고 있지만, 상승폭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10회 연속 동결해 고금리가 장기화됐음에도 물가는 여전히 높고 경제성장률은 뒷걸음쳤다. 여기에 더해 원달러 환율까지 한때 1400선을 돌파하기까지 하면서 한국경제 위기론마저 나오고 있다. <시사오늘>은 국정슬로건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를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지난 2년간 경제상황을 물가와 환율 중심으로 되짚어봤다.
얽히고설킨 실타래…복합위기 해결책은?
경제당국이 장기간 고금리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고환율과 에너지류 가격 상승으로 물가상승률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원화가치 하락과 유가 상승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부동산PF 부실로 금융권과 건설업계 경기가 극도로 침체됐지만 물가와 환율마저 고공행진을 이어지면서 기준금리 3.50% 고금리 정책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현재 국내경제를 위협하는 위기가 한가지 요인이 아닌 여러 요인들이 얽히고설킨 복합적 위기임에 따라 해결책도 다양해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문제는 (주요국간)공동대응, 통화정책 탈동조화 조건은 달러유동성이 시스템적으로 충분하게 유지되는 것”이라며 “3분기 달러유동성 축소 마무리가 글로벌 정책공조의 시작”이라고 내다봤다.
탈동조화는 이창용 총재도 언급한 바 있다. 이 총재는 “과거에는 우리 데이터도 보지만 환율 등에 끼칠 미국의 통화정책을 많이 고려했다면 지금은 통화정책이 주는 영향이 이전과는 달라지면서 금리 정책이 탈동조화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한 고금리 통화정책을 지속하는 가운데 농산물 가격문제는 금리로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농산물 등 물가 수준이 높은 것은 통화재정정책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과 가격이 오르면 서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고, 정부가 나서서 보조금도 주고 물가를 안정시키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농산물의 경우 기후문제 등 여러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이때문에 재배면적을 늘리고 재정을 투입한다고 해도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다. 구조적 문제인 기후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근본적 해결책이 나오지 못하는 셈이다. 이 총재는 이를 ‘불편한 진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처럼 위기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현 시점에서 해결책 역시 다방면으로 나와야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만 놓고봐도 현재 소비자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은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정부의 농산물 가격안정책, 유류세 인하 조치 등 다양하다. 불안정한 환율을 잡기 위한 노력 역시 외환시장 구두개입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조 등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이란 전쟁 위기, 부동산PF 잠재부실 리스크 등으로 여전히 한치 앞도 예상하기 어려운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한국 경제당국의 정책은 그 어느때보다 유기적이고 복합적으로 잘짜여져야한다.
또한 변화된 금융·경제환경에 발맞춰 기후변화 대응 등 근본적인 경제체질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금융당국과 경제당국, 이른바 F4(최상목 부총리, 이복현 금감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은 총재)의 잦은 만남을 넘어 TF형태의 실무부서 운영도 고려해볼만하다.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