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서거 5주기를 보내며…동지 만나 웃었고 JP 추억에 울었다 [취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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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서거 5주기를 보내며…동지 만나 웃었고 JP 추억에 울었다 [취재일기]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3.06.26 18: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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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 5주기 추도식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JP는 역사다”… 여전히 그리움 한가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故김종필(JP) 전 국무총리 서거 5주기 추도식을 기념해 국회도서관에서는 김종필기념사업재단 주최로 JP기 기증한 기록물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시사오늘 윤진석 기자
故김종필(JP) 전 국무총리 서거 5주기 추도식을 기념해 국회도서관에서는 김종필기념사업재단 주최로 JP기 기증한 기록물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시사오늘 윤진석 기자

故김종필(JP) 전 국무총리 서거 5주기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26일에는 JP를 추모하는 사진전이 국회에서 열렸다. 국회도서관에도 김종필기념사업재단 주최로 JP가 기증한 기록물 전시회가 한창이다. 

사람이 떠난 뒤 5년이라는 기간은 슬픔을 온전히 거두는데 부족한 시간인 듯 보였다. 지난 23일 국회도서관에서 거행된 JP 서거 5주기 추도식 현장을 한 단어로 말한다면 그리움에 빗댈 수 있을 것이다. 

이날 추도식을 찾은 사람들은 ‘찐’하게 JP를 기억했고 웃었고 울었다. 잠시 그날의 스케치를 떠올려 본다. 
 

故김종필(JP) 전 국무총리 서거 5주기 추도식이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거행되고 있다.ⓒ시사오늘 윤진석 기자
故김종필(JP) 전 국무총리 서거 5주기 추도식이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거행되고 있다.ⓒ시사오늘 윤진석 기자

“머리가 더 휑해졌어. 이 사람아!” “허허허” JP 측근들과 정치 원로들은 오랜만의 해후에 농담도 던져가며 얼싸안고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단상에 올라 저마다의 기억 속 JP를 추억하는 순간에는 목이 메어와 마른침을 삼키기 바빴다. 

김종필 서거 5주기 유족대표 인사로 나선 JP 장녀 김예리 여사ⓒ시사오늘 윤진석 기자
김종필 서거 5주기 유족대표 인사로 나선 JP 장녀 김예리 여사ⓒ시사오늘 윤진석 기자

얼싸안다가도 목이 잠긴 사람들 
 

유족대표 인사로 나선 JP 장녀 김예리 여사, 사회를 맡은 자민련 대변인 출신의 이미경 전 MBC 아나운서를 비롯해 이날은 유독 울먹이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서거 후 코로나 정국 여파로 제대로 된 추도식을 거행하기가 어려웠던 만큼 5주기를 맞아 모처럼 국회에서 정식으로 추모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는 것부터 감회가 깊은 듯했다.

<중앙일보> 기자 시절 30여 년 가까이 JP를 전담 취재해온 전영기 <시사저널> 편집인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5주기 추도식 집행위원 홍보위원을 맡은 그는 JP 약력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몇 번이고 울컥하느라 말을 잇지 못했다. 

“저는 돌아가시기 사흘 전까지 곁을 지켰습니다. 하셨던 말씀 중에 ‘아, 군대! 조세핀! 유성!’….”

생전에 JP는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폐돼 있다가 세상을 떠난 나폴레옹이 죽을 때 한 말을 낭만적인 표정으로 되뇌었다고 한다. 전 편집인은 그런 세세한 기억들을 전해주며 JP를 추앙하는 마음을 좌중에 절절히 실어 보냈다. 단순히 JP의 생애를 읊는 약력 보고의 자리가 아니라 한편의 장시를 낭송한 것 같은 감동을 안겼다. 

추도식이 끝난 뒤 <시사오늘>은 전 편집인에게 다가갔다. 수차례 울먹거린 이유를 물었다. 

 

“감정에 복받쳐서 그랬습니다. 나는 1990년 <중앙일보> 정치부 기자였습니다. 김종필 민자당 최고위원 시절부터 삼당합당 때와 1995년 자민련 창당 시절,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공동조건을 세울 때, 그리고 은퇴 이후인 2004년 오른팔 못 쓰고 왼팔로만 사용했을 때, 또 2018년 돌아가시는 마지막까지 나는 청구동(JP 자택)을 취재했습니다. <김종필 증언록>이라는 회고록을 1000페이지 정도 쓸 만큼 아버님처럼 모셨고, 실제 우리 아버님과 연세(1926년생)가 같아요.”

중앙일보 기자 시절 JP를 30여년 가까이 취재한 전영기 시사저널 편집인ⓒ시사오늘 윤진석 기자
중앙일보 기자 시절 JP를 30여년 가까이 취재한 전영기 시사저널 편집인ⓒ시사오늘 윤진석 기자

 

故김종필(JP) 전 국무총리 서거 5주기 추도식과 김종필 기증한 기록물 전시회가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남궁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 정우택 국회부의장, 정진석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종찬 광복회회장, 이태섭 김종필기념사업재단 이사장 ⓒ시사오늘 <br>
故김종필(JP) 전 국무총리 서거 5주기 추도식과 김종필 기증한 기록물 전시회가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남궁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 정우택 국회부의장, 정진석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종찬 광복회회장, 이태섭 김종필기념사업재단 이사장 ⓒ시사오늘 

정우택 국회부의장도 추도사를 전하며 눈시울이 자꾸만 붉어졌다. 끝나고 참석자들과 반갑게 악수하고 기념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다가도 JP 얘기에 눈가가 금세 붉은 기가 어렸다. 
 

“개인적으로 자민련 때인 2000년부터 4년 동안 정책위의장으로서 JP를 모셨습니다. 앞서 추도사에서도 전했지만, 돌아가시기 하루 전날 의식은 별로 없으셨지만 총재님의 손에서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당시의 체온이 생생히 전해지는 느낌을 받고는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를 혁신위원장 시키시면서 당 개혁을 추구하신 점도 영광스럽습니다. 총재님이 명예총재로 물러나시고 새로운 당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혁신안을 보고드린 기억이 납니다. 그런 감회가 이번 5주기에 같이 뒤엉켰던 것 같습니다.”

추가로 소회를 묻자 덧붙여준 말이었다. 

‘JP가 역사다’

JP는 두 번의 총리와 9선에 이르는 동안 박정희 정권 때는 산업화 기틀을, 삼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시대에는 민주 선진화를 앞당기며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준 인물이다. ‘JP는 역사다’, 서거 5주기 추도식 제목처럼 파란만장했던 영욕의 삶이야말로 한국 현대사 그 자체라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그중 JP의 정치적 유업을 계승하는 적통으로 자타공인 인정받는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도 “JP야말로 민주화를 일으켜낸 진정한 디딤돌이었다”고 강조했다. 

JP를 설득해 김대중(DJ) 전 대통령과의 DJP 연합에 나섰던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는 식이 끝난 뒤 기자와의 대화에서 “JP야말로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을 화합시킨 거목이었다”며 “그분의 정신이 그립다”고 추억했다. 같은 동교동계 남궁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도 “JP는 화합의 지도자였다며 신품으로서 품격이 높았다”고 회상했다.  
 

故김종필(JP) 전 국무총리 서거 5주기 추도식과 김종필 기증한 기록물 전시회가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여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테이프 커팅식이 진행되고 있다.ⓒ시사오늘 윤진석 기자
故김종필(JP) 전 국무총리 서거 5주기 추도식과 김종필 기증한 기록물 전시회가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여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테이프 커팅식이 진행되고 있다.ⓒ시사오늘 윤진석 기자

하지만 JP를 가까이 보좌한 측근들 입장에서는 대통령이라는 미완의 꿈은 아쉬움으로 남는 듯 보였다. JP 비서실장을 지낸 이태섭 기념사업재단이사장은 행사 후 남아 기자에게 “진정 위대한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삼김 중 두 분은 대통령을 했는데 JP만 안 했다. 충분히 대통령을 할 수 있는 분이었는데 안 한 거였다”며 지금도 그 점이 아쉽다는 듯 회한을 전했다. 

JP어록 중 가장 유명한 말은 “정치는 허업(虛業)”이라는 말일 게다. JP는 생전에 “정치로 거둔 열매가 있으면 국민들이 나눠 갖는 것이지, 자신한테 돌아오는 것이 없기 때문에 정치인에게는 허업인 것이다. 그래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업을 짓더라도 실제로 나한테 돌아오는 업을 짓는 것이 아니라 허업을 짓는 것”이라는 명언을 남긴 바 있다. 

그에게는 내각제라는 또 다른 미완의 꿈도 있었다. 대통령이라는 꿈보다 역사적 과업으로 절실히 생각했을 내각제에 대해 그는 좌우 막론하고 손잡아 성사시키려 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여전히 87체제의 한계가 논해질 때마다 내각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가 뿌린 씨앗이 언제고 열매로 맺혀 후세에 나눠질지 모른다. “역사는 기승전결로 이뤄진다”고 했던 그의 말처럼 두고 볼 일이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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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100범 이재명 2023-06-27 07:05:27
썩어버린 우리 더불어민주당을 변화시킬 혁신의원장으로
금융감독원 부위원장 출신 김은경씨를 선임했습니다.
이 분은 우리당이 요구하는 각종 조건들,,,
쑈. 거짓말. 눈치. 방탄. 뻔뻔함등 우리당에 특화된 능란함이 검증되었으며,
헤프게 보이지만 같이 즐기는 수청이 가능하며,
적극적으로 동지들의 공동 노리개를 자원하신 베푸는 분이십니다.
이로서 혁신위원장 인선을 대충 마무리하고서, 모든 권한을 다 위임하겠습니다.
그러나 내 뜻을 거역하고서 배신한다면,
비록 혁신위원장 김은경년이라도 이재명의 대체불가 시그니쳐인
"뽑고 쑤시고 찢어버림"으로 가혹하게 응징하겠습니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않는 발정난 늙은암캐 손해원 추미애년은
쭈그리에 악취가 심하여 꼭 고무장갑 착용하고 위생적으로 찢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