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 “고용 불안 못 살겠다” 불볕 더위 속 2차 집회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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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노조 “고용 불안 못 살겠다” 불볕 더위 속 2차 집회 [르포]
  • 편슬기 기자
  • 승인 2023.08.17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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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경영진 ‘방만 경영’ 규탄…카카오 계열사 순회 행렬 이어져
불볕더위에도 250여 명의 조합원 ‘책임·소통·사과’ 목소리 높였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서승욱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장 발언 모습. ⓒ 시사오늘 편슬기

250명이 넘는 카카오 공동체 조합원들이 모여 카카오의 방만 경영를 향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판교역을 출발한 행렬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엑스엘게임즈 등 카카오 계열사를 순회하며 경영진에 책임과 소통, 사과를 요구했다.

17일 카카오 노조(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 유니언이 지난 1차 집회에 이어 2차 집회를 판교 일대에서 가졌다. 집회 추산 250여 명의 카카오 공동체 조합원들이 카카오 경영진들의 ‘경영 실패’에 대해 사과를 촉구하기 위해 나섰다.

이날 판교는 섭씨 32도를 웃도는 무더위로, 걷기만 해도 순식간에 땀범벅이 되는 끔찍한 날씨였다. 그럼에도 집회 참가자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땡볕 아래를 걸었다. 기자 역시 그 발걸음에 함께 동참해 판교역부터 H스퀘어까지 함께했다.

집회는 카카오 아지트가 위치한 판교역에서 시작했다. 트럭 위에 올라선 박성의 카카오 노조 홍보부장의 전체 발언에 이어, 서승욱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카카오 지회장이 ‘일방적 리더십’, ‘탐욕’, ‘불통’을 상징하는 박스를 하나씩 밟아 없애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곧이어 250여 명의 인파가 줄을 지어 예정된 순서에 맞춰 행진을 시작했다. 기나긴 행렬이 도로 위로 이어졌다.

판교역에서 출발하기 시작한 카카오 노조 집회 모습. ⓒ 시사오늘 편슬기

점심시간이 시작되는 12시에 시작된 집회는 삼삼오오 식사를 하기 위해 밖을 나선 판교 직장인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사원증을 맸거나 한 손에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든 이들은 신기한 듯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어디야? 카카오?”라며 저마다 한마디씩 얹었다. 이목을 위한 시간 선정이었다면 그 효과는 탁월했다.

현재 카카오는 문어발식 확장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경영상의 위기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계열사를 정리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발적인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덧붙여 희망퇴직 접수 이후 ‘권고사직’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말로 사측이 ‘고용불안‘을 조성하고 있다는 조합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행진을 마친 후 진창현 엑스엘게임즈 카카오 노조 분회장은 “사측으로부터 권고사직을 할 수도 있다는 메일이 왔다. 그러다 보니 남아 있는 사람들은 언제 우리가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조성되는 상황이다. 구조조정이나 권고사직을 막기 위한 노력이 아닌 일단 인원을 줄이고 보자 식으로 나오니까 소통이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사측의 노력 부재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카카오 노조 측은 “1차 집회와 1인 시위, 2차 집회까지 마친 현재 더 이상 집회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다른 방안을 강구해 사측과의 소통을 지속해 나가겠다. 다만 방법이 명확히 정해진 것이 아니라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인상적이었던 모습은 인터뷰를 요청한 조합원들 모두 사측에 대한 강경 발언을 삼갔다는 점이다. 다들 ‘고용 불안’에 대한 해소와 경영진들이 조합원의 말에 귀를 기울여달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카카오 계열사 소속 이 모씨는 “경영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직면한 현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지 논의를 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 회사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고 싶은 것은 그뿐이다. 그게 최소한의 직원 된 도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 측은 카카오 노조의 연이은 시위에도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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