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최대 시장 ‘중동’ 두드리는 건설업계…사우디서 수주·협력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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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최대 시장 ‘중동’ 두드리는 건설업계…사우디서 수주·협력 줄이어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3.10.2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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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은 건설업계 해외 실적서 가장 큰 비중…협력 이어져
가스플랜트, 디지털·수처리 인프라 등 협력 분야 다양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경제 부문 협력을 약속한 가운데, 한국 건설사들이 스마트 시티와 수처리 시설 등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사우디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의 중동 순방 기간에도 사우디 주요 정부기관 및 민간기업과 만나 건설 분야 협력을 꾀했다.

 

중동은 해외건설 주요 시장…‘협력 강화’ 기대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5일간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국빈 방문에 동행한 경제사절단에 주요 건설사 인사들이 포함됐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와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유성훈 DL이앤씨 상무, 정현석 대우건설 상무,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등 주요 건설사의 고위 임원들과 박선호 해외건설협회 회장 등이다.

한국 건설회사들의 해외 수주 실적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지역은 중동이다. 해외건설협회가 지난 4일 발표한 올해 3분기 수주 실적 235억 달러 가운데 중동지역이 34%인 79억8400만 달러를 보여 가장 많았다. 지난 상반기도 현대건설의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 수주로 중동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현재 사우디는 석유 산업만으로 먹고 살아온 경제 체질을 변화시키기 위해 ‘비전 2023’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석유 중심 구조를 탈피하는 것의 일환으로 신도시 ‘네옴 시티’ 건설을 추진하고, 각종 친환경·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들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동에서 국내 건설회사들의 일감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국의 건설 역량과 인프라 시공 경험은 지금도 중동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1973년 삼환기업이 사우디 고속도로 사업을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50년째 건설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대통령 순방 중에도 주요 행사로 ‘한-사우디 건설 협력 50주년 기념식’이 열린 바, 양국은 정상회담 선언문을 발표하며 인프라협력센터를 개소하겠다고 밝히고, 건설 및 인프라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 조인트 벤처가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2단계를 수주한 것과 관련해 현대엔지니어링과 사우디 아람코, 한국정부 주요 관계자가 수주 계약식을 기념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 조인트 벤처가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2단계를 수주한 것과 관련해 현대엔지니어링과 사우디 아람코, 한국정부 주요 관계자가 수주 계약식을 기념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대한민국 대통령실

 

가스플랜트, 디지털·수처리 인프라…협력 분야 다각


이번 순방에서 대표적인 수혜 기업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다. 두 회사가 합작해 만든 조인트 벤처는 지난 23일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23억 달러 규모의 가스플랜트 확장 프로젝트 일감을 따냈다. 두 회사가 2년 전 수주한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1단계 부지 바로 옆에 가스 처리 설비와 황회수설비를 추가로 건설한다.

디지털 인프라 시설을 구축하는 사업도 같이 추진한다. 윤 대통령 순방 기간 현대건설은 KT, 사우디 통신사 STC그룹과 24일 사우디 디지털 인프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인터넷 데이터센터와 스마트 시티에 필요한 디지털 인프라 건설 및 시공 능력을 KT의 디지털 전환 역량과 STC그룹의 사우디 네트워크 인프라를 결합해 협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수처리 인프라 확충을 위한 협력도 눈에 띈다. DL이앤씨는 지난 22일 담수화 플랜트에 소형모듈원전을 적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사우디 해수담수청과 MOU를 체결했다. 사우디 해수담수청은 담수화 설비의 탄소 절감을 고민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여기에 자사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소형모듈원전을 적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사우디 업체 마스코와 국영수자원공사에서 발주하는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참여하기로 약속했다. 코오롱글로벌 측은 상하수도 시설과 하수·폐수종말 처리 등 그간 쌓아온 수처리 경쟁력이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호반그룹은 사우디의 설계·조달·시공 기업 알-오자이미 그룹과 MOU를 맺고 건설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사우디 고압·중저압 케이블 생산, 사우디 메가 프로젝트, 주택건설 사업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등 최근 불안정한 중동 정세에도 불구하고 건설회사와 중동 간 협력은 쉽게 깨지지 않을 거라는 것이 건설업계 중론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 등을 비롯한 자원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정세 변화에 대응하는 시뮬레이션을 해본다”면서도 “사우디 등 중동의 건설 프로젝트는 수주하기 몇 년 전부터 공들이기 때문에 당장의 정세 변화로 프로젝트 중단 같은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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