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강성희 잘못” vs 野 “입법부 모독” [강성희 강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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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강성희 잘못” vs 野 “입법부 모독” [강성희 강제 퇴장]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4.01.26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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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와 장소에 안 맞는 도 넘는 행동’ vs ‘국회의원의 정당한 권능 부인한 과잉진압 ’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18일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동안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해 끌려나가고 있다.ⓒ연합뉴스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18일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동안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해 끌려나가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8일, 전라북도특별자치도가 출범했습니다. 출범 기념식 현장에는 전북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했습니다. 

사건은 윤 대통령이 전북 정치인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눌 때 발생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전주 을 지역의 진보당 강성희 의원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던 중, 강 의원이 윤 대통령에게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가는 상황이 발생했는데요.

강 의원은 악수가 끝난 뒤에도 돌아서서 가던 윤 대통령 등 뒤에서 계속 소리를 질렀고, 경호원들은 강 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팔다리를 붙잡은 채 행사장 밖으로 강제로 연행했습니다. 강 의원은 경호원들에게 스스로 걸어나갈 테니 놓으라고 외쳤지만 경호원들은 이를 무시했습니다.  

강 의원 강제 퇴장 사건을 두고 정부여당과 야당은 극렬한 대립 중에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강 의원이 현장에서 윤 대통령의 손을 놓아주지 않은 채 고성을 질렀기에,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퇴장 시킨 것이며, 오히려 강 의원 측의 진실된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반면 야당에서는 일제히 ‘왕정회귀’, ‘국회 모독’이라며  규탄에 나섰습니다.

대통령실은 18일 강 의원 퇴장에 대해 “경호상 위해 행위라고 판단될 만한 상황이어서 퇴장 조치를 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강 의원이 대통령과 악수가 끝나고도 손을 놓지 않으며 자신 쪽으로 잡아당기기에 경호처에서 이를 제지했다는 것인데요. 대통령이 지나간 뒤에도 강 의원이 계속 고성을 지르며 행사를 방해했다는 주장입니다.

또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행사였는데 해당 지역인 전북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제도권 내의 국회의원이 이러한 일을 벌인 것은 금도를 넘어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 의원을 비판했습니다.

여당도 대통령실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입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강 의원의 강제 퇴장이 과잉의전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는 기본적으로 경호의 프로토콜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강 의원은 그 전에도 국회나 이런 데서 무리한 행동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출범식 현장에 있던 호남 지역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강 의원은 ‘대통령에 대한 의도된 행패’와 ‘축하 분위기를 깨뜨리려는 비상식적 행동’에 대한 사과부터 하라”며 비판했습니다. 강 의원의 해프닝은 ‘의도된 행패’라고 꼬집어 비판했습니다.

야당에서는 대통령실 경호처의 과잉진압이라며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진보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손솔 수석대변인은 사건 당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무도함이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폭력을 동원해 끌어내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는 입법부에 대한 중대한 모독행위이자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행태”라고 지적했습니다.

강 의원은 사건 발생 당일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기조를 바꿔야 합니다’고 인사를 건넸다”며 “그런데 이 순간 대통령 경호원들이 달려들어 저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어 끌어내고 행사장 밖으로 내동댕이쳤다”고 주장했는데요.

또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대통령한테 국민들을 대신해서 국민의 절실한 마음을 전달한 것이 그리 큰 죄가 된단 말인가”라며 “국회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어 행사장 밖으로 끌어내린 오늘의 사건에 대해서 대통령은 정중히 사과하고 경호실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왕정국가로 회귀하고 있냐”고 비판했습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왕정국가로 회귀하는 것 같다”며 운영위원회 소집을 요구했습니다.

정의당과 기본소득당 또한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는데요.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보당 강성희 의원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 경호실의 폭력행위를 규탄한다”며 “강성희 의원은 전북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으로서, 그리고 대의기구의 일원으로서 대통령에게 국정기조 전환을 충분히 요구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 그런 강 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마치 범죄자를 대하듯 자리에서 끌어내린 행위는 강성희 의원 한명에 대한 모욕을 넘어 입법부에 대한 모독이나 다름없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기본소득당 신지혜 대변인은 22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집니다’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폭력적으로 막는 것은 민주주의의 퇴행”이라며 “야4당은 대통령실 경호처가 국회의원을 폭력 제압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해 세 가지를 요구한다. 대통령의 사과, 대통령실 경호처장 파면, 그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운영위원회를 내일 소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개혁신당은 양비론적 입장을 취했는데요. 이기인 창당준비위원장은 “공공행사에서의 예의를 지키지 않은 강 의원의 무모함이 먼저 보였다”면서도 “그 다음으로 경호실의 더 무모한 과잉진압이 보였으며, 마지막으로 상황을 모른 채 하는 대통령의 무책임한 현실회피가 보였다”고 양쪽을 모두 비판했습니다.

결국 갈등의 골은 메워지지 않은 채 지난 23일, 야당의 요구로 국회 운영위원회가 열렸지만 국민의힘 윤재옥 운영위원장의 일방적 선포로 인해 운영위는 17분 만에 파행됐습니다.

강 의원 강제 퇴장 사건을 두고 진행 중인 여야의 정쟁. 대통령실에서는 소명을 위해 당시 사건 당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경호처의 대응이 다소 과했다는 주장도 여전한데요. 독자 여러분의 판단은 어떤가요?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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