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적 주주제안’, 경영권 분쟁 번질까…다올투자증권, 2대주주와 주총서 ‘표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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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적 주주제안’, 경영권 분쟁 번질까…다올투자증권, 2대주주와 주총서 ‘표대결’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4.02.27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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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투자증권, 3월 15일 주총…보수·자회사 매각 등 권고적 주주제안 안건 채택
SG증권발 사태 이후 2대주주 오른 김기수 대표…특수관계인 등 지분 14.34%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다올투자증권이 2대주주 제안 안건을 대거 받아들였다. ⓒ사진제공 = 다올투자증권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다올투자증권이 2대주주 제안 안건을 대거 받아들였다. ⓒ사진제공 = 다올투자증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행동주의펀드의 행보가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다올투자증권의 안건이 눈길을 끈다. 2대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사 대표의 안건이 대거 상정돼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다올투자증권은 오는 3월 15일 진행될 주총에서 다뤄질 주요 안건을 공개했다. 김 대표가 제안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비롯해 현금 배당, 이사의 보수, 자회사 매각에 대한 보고 등이다.

다올투자증권 측은 김 대표의 안건을 대거 받아들인 이유로 "각 안건별로 추가적인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은 있으나, 주주제안이라는 취지를 존중해 이견 없이 안건으로 상정했다. 상정된 안건으로는 정관 일부 변경, 사외이사 선임 등이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지난 26일 기준 다올투자증권의 지분 13.47%를 보유한 2대주주다.

앞서 김 대표와 특수관계자인 최순자 씨 등은 지난해 4월 28일부터 5월 8일까지 다올투자증권 주식 697만949주(11.50%)를 장내매수 방법으로 취득했다. 김 대표 측이 다올투자증권 주식을 사들인 시기는 SG증권발 하한가 사태로 인해 주가 폭락이 일었던 시점 직후다.

당시 공시상 김 대표 측의 지분 취득 목적은 일반투자였지만, 같은 해 9월 김 대표 측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으로 지분(873만6629주, 14.34%) 보유 목적을 변경했다.

이번 안건에는 김 대표의 목적이 자연스레 녹아 있다. 김 대표가 제안한 안건들 중 중심에 있는 건 제2-1호 의안으로, 다올투자증권 정관에 '권고적 주주제안'을 신설할 것을 요구한 건이다. 자본구성이나 자회사 지분 매각, 주주환원정책 등에 대한 일정 사항을 주총의 목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주총에서 제2-1호 의안이 부결될 경우 차등적 현금 배당,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금 확충, 자회사 매각에 대한 보고 및 결의의 건 등은 자동 폐기된다. 이 외 김 대표는 다올투자증권 사외이사로 강형구 큐알티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을 추천했다.

권고적 주주제안은 주총에서 채택된다 한들 기업이 따라야 할 법적인 의무가 없다. 그렇다 해도 주주들의 찬성표를 받은 권고적 주주제안을 무시하기도 어렵다.

이와 관련,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만약 권고적 주주제안에 찬성표가 쏠린다면 상장사 입장에서도 마냥 거부하기는 곤란한 입장인데, 향후 주주들이 상장사 측 제안에 고의적으로 반대표만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업계를 막론하고 상장사 측에서 권고적 주주제안을 거부할 경우에는 그 명분이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증시 부양을 위한 금융당국과 상장사 그리고 주주들의 노력이 맞물리고 있는 현 상황에선 더욱 부담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 지원 방안을 공개한 바 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권고적 주주제안이 주총에서 통과될 경우 이를 받아들일 것이냔 물음에 "아직 주총 진행 전이라 관련해서 말하기 어렵다"고 짧게 답했다.

한편, 다올투자증권은 주총 안건을 공개한지 불과 하루 만인 이날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공시를 내고 김 대표가 제안한 안건들에 반대 의견을 제안하고 나섰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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