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법인 수입차 수요는 다 어디 갔을까 [주간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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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법인 수입차 수요는 다 어디 갔을까 [주간필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4.03.1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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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법인 수입차 등록 줄었지만, 비중 30% 후반 유지
연두색 번호판 도입 효과?…경기 침체 영향도 살펴봐야
연두색은 '주홍 글씨' 아냐…법인차 관리·감독 지속 노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연두색 번호판(법인 등록)을 단 수입차량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난 1월 법인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가 4876대를 기록하자, 여기저기서 연두색 번호판 도입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을 줄지어 내놨습니다. 지난 2012년 1월 4328대를 기록한 이후, 무려 12년 만에(1월 기준)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니 그럴 만 합니다.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신규 또는 변경 등록하는 8000만 원 이상 업무용 승용차에 연두색 번호판 장착을 의무화하도록 한 바 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세웠던 공약이기도 합니다. 업무 용도와는 동 떨어진 고가 수입차의 법인 등록과 사적 유용을 막기 위한 취지에서 도입했습니다. 

연두색 번호판을 단 수입 스포츠카가 하루가 멀다하고 골프장과 백화점, 호텔, 유흥업소 등을 들락날락한다면, 누구나 저 차량은 업무용이 아닌 사적으로 악용되고 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겠죠. 법인차를 타고 다니는 이들이라면 스스로도 경각심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지난해 판매된 1억 원 이상 수입차 3대 중 2대(65.3%)가 법인 등록이었음을 감안하면, 제도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고 보여지네요. 고가 수입차를 두고 '합법적 탈세 수단'이라는 지적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반 사람들의 머리로는 쏘나타, 그랜저 정도의 차량만 되도 업무용으로 감지덕지인데 말이죠.

다행히 연두색 번호판 도입 성과는 기대 이상으로 보여집니다. 단적으로 제도 도입 첫 달만에 법인 수입차 수요가 크게 줄었습니다. 지난 1월 법인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는 전년 동월 5734대 대비 24.5% 감소했습니다. 직전 달인 2023년 12월 1만2670대와 비교할 시엔 감소율이 무려 65.8%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럼에도 불안감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반짝 효과로 그쳐버리진 않을 지에 대한 우려입니다. 

실제로 1월 4876대 수준이던 법인 수입차는 2월 5665대로 곧장 회복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더욱이 1억 원 이상의 고가 법인 수입차 등록 대수는 1월 2012대에서 2월 2382대로 18.4% 늘어난 것으로 파악됩니다. 1월 눈치 싸움이 끝난 것일까요.

수입차 시장 전체 판매량에서 법인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극적인 변화를 보이진 않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올해 1~2월 기준 수입차 시장 내 법인 판매 비중은 36.0%를 기록했습니다. 2020년 연간 36.1% 수준에서 2023년 39.7%까지 증가하다 다소 주춤한 정도네요.

2020년 수준과 비슷한 상황인데요. 당시엔 코로나19가 창궐해 소비 심리 위축을 부추겼죠. 올해는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소비 심리가 코로나 때 만큼이나 악화된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를 감안하면 법인 수입차 판매 감소는 연두색 번호판 도입 때문인지, 아니면 경기 침체로 기업들도 곳간을 닫은 것인지 더욱 면밀히 살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 많던 법인 수입차 수요는 어디로 갔을까요. 물론 3월이 되면 예년 수준으로 다시 크게 늘어날지도 모를 일이죠. 아직까진 연두색 번호판 효과가 고가 수입차의 법인 등록과 사적 유용 등의 편법 방지를 이끌었다고 자축하기 일러보입니다.

법인 수입차가 용도에만 맞게 사용된다면 나무랄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연두색 번호판을 '주홍 글씨'처럼 편협하게 바라 볼 필요도 없습니다. 제도 본연의 취지대로, 올 한해 법인 차량의 올바른 등록과 사용 및 관리 감독 문화가 뿌리내리길 기대해 봅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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