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모자 표대결, ‘임종윤·종훈’ 승리…OCI 통합 ‘불발’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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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그룹 모자 표대결, ‘임종윤·종훈’ 승리…OCI 통합 ‘불발’ [현장에서]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3.28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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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52% 찬성표 얻어…형제 측 5인 모두 이사회 입성 성공
송영숙 회장 측 임주현·이우현 등 6명 이사 선임안은 모두 부결
장장 6시간 걸친 주총…지연·사기 논란에 주주들 불만 폭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주주총회가 28일 경기 화성 수원과학대 신텍스 1층에서 개최됐다. ⓒ시사오늘 김나영 기자

한미그룹 오너가(家) 경영권 싸움이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의 승리로 돌아갔다.

두 형제는 이날 주총을 마친 뒤 “기쁠 줄 알았는데 기쁘지 않다”며 “Never Again, 이런 일은 다신 없길 바란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고객보다 늘 믿음을 보내주는 주주들이 더 중요하다”며 “주주들이 원하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어머니, 여동생은 실망했겠지만 남은 할 일이 많은 만큼 함께 가길 바란다”는 소망도 덧붙였다. 

한미사이언스(한미그룹)는 28일 경기 화성시 수원과학대 신텍스에서 열린 제51회 정기주주총회에서 송영숙 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가결시켰다. 아울러 권규찬·배보경(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사외이사) 등의 이사 선임안이 통과되면서 형제 측 5인 모두 한미그룹 이사회에 입성하게 됐다. 이에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합병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모녀 측인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을 포함한 이사 6명은 전원 등기 이사로 이름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이날 주총에선 한미그룹 이사회에서 추천한 ‘이사 6명 선임안’과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의 ‘이사 5명 선임 주주제안’을 놓고 표 대결이 진행됐다. 총 11명의 후보자 선임안을 일괄 상정하고, 다득표 순으로 최대 6명을 선임하는 방식이다. 

당초 표 대결 결과가 소액주주들 손에 달린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결국 이들의 표심이 형제 측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 지분은 국민연금공단, 임성기재단, 가현문화재단까지 모두 합해 42.66%였고,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신동국 회장 지분을 포함해 40.57%로 양측 지분 차는 약 2%p에 그쳤다. 

출석주주 수는 총 216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소유한 주식은 총 5962만4855주로, 의결권이 있는 주식 총수의 88.0%에 해당한다. 

앞서 지난 1월 한미그룹은 OCI그룹과의 통합 계획을 발표하면서 가족 간 내홍을 겪었다.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가 통합에 반발하면서 가처분 등을 제기한 것. 형제 측은 이사진을 구성해 이날 주총에서 경영권을 교체한 후 OCI 통합을 막으려는 계획이었다. 

이에 모친인 송영숙 회장은 주총을 코앞에 둔 지난 25일 두 아들을 한미약품 사장직에서 해임하고, 장녀인 임주현 부회장을 후계자로 공식 지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주총에서 임주현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은 부결됐다. 찬성 주식 수가 2859만709주로, 출석 의결권 수 대비 48% 및 의결권 있는 발행총수 대비 42.2%에 그쳤다. 

임종윤 전 사장은 3114만7000여 주(출석 의결권 수 대비 52%)의 표심을 얻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한미사이언스 창업주의 장·차남 임종윤, 임종훈 형제. ⓒ시사오늘 김나영 기자

 

개회 3시간 반 지연·미등기 임원 권한 대행…논란 얼룩진 주총


이날 주총에선 개회·개표 지연은 물론, 미등기 임원이 의장을 맡으면서 논란의 불씨까지 키웠다.

본래 오전 9시에 개회 예정이었던 주총이 의결권 집계 문제로 3시간 30분 지연된 오후 12시 30분께 시작됐다.

개표 결과는 오후 3시 경 발표됐고, 주총은 별도 휴게시간 없이 장장 6시간 동안 이어졌다. 오후 1시 55분경 한미그룹 측은 “15분 내 결과 발표를 하겠다”고 했으나, 안내완 달리 1시간 이상 늦어졌다.

현장에 있던 주주들은 표결도, 개표도 기약없이 시간만 늘어지자 “마냥 기다리라는 거냐”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미등기 임원이 의장을 맡아 ‘사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건강상 이유로 불참한 송영숙 회장을 대신해 신성재 경영관리본부 전무가 의장을 맡았기 때문. 신 전무는 등기이사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임종윤 전 사장은 본인을 ‘전무이사’라 밝힌 신 전무에게 “전무냐, 전무이사냐”며 등기임원인지 확인했다. 신 전무는 “전무이사다”라고 답했다가 곧바로 “등기이사 아니다”라고 정정했다.

이에 임 전 사장은 “왜 거짓말 하셨냐”면서 “사기 아니냐”고 꼬집었다. 

형제 측 한 관계자는 “미등기 이사는 권한 대행을 할 수 없다는 고등법원 판례가 있다”며 추후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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