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뭇거리다 조건 더 붙어”…韓-폴란드 2차 방산 계약 “발빠른 금융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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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뭇거리다 조건 더 붙어”…韓-폴란드 2차 방산 계약 “발빠른 금융지원 필요”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04.24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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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부터 일주일, 폴란드 고위급 방한…韓 금융지원 논의 예정
폴란드 정부 보증 요청에 정부 고심…업계 “발빠른 결정 시급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한화
지난 2022년 한화디펜스는 폴란드 수출 K9 자주포 초도물량 출하식을 가졌다. 이미지는 당시 현장. ⓒ한화

한국과 폴란드 간 잔여 방산 무기 계약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업계는 한국 정부의 금융지원 규모와 방식이 계약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속도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2일부터 한국-폴란드 방산 2차 물량 논의…정부 보증 등 논의테이블 오를 듯


24일 업계에 따르면, 파베우 베이다 국방부 차관과 마르친 쿨라섹 국유재산부 차관 등 폴란드 정부 고위급 관계자들이 지난 22일부터 일주일간 방한, 한국 방위사업청 등과 양국 간 방산 무기 거래 관련 논의를 진행한다.

이번 논의에서 양국 관계자들은 한국 정부의 자금 지원 계획을 주요하게 다룰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지난해 12월 한국 정부가 체결한 K9 자주포 152문 등 한-폴란드 2차 무기 계약은 오는 6월까지 한국 정부의 금융 지원이 확정되지 않으면 무산되는 조건부인 만큼, 금융 지원 논의가 시급한 상황이다.

업계는 특히 이번 논의에서 폴란드의 국내 민간 은행 대출분에 대한 한국 정부 보증 여부가 논의 테이블에 주요하게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 간 무기 계약의 경우 수입국이 수출국 국책은행으로부터 우선 돈을 빌려서 기업에 대금을 지불하는 방식을 취한다.

한국의 관련 국책은행은 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인데, 현재 수은의 대출 한도는 2차 거래액(30조 원)을 크게 밑돈다.

수은법은 동일 대상에 대한 대출 한도를 자기자본의 40% 이하로 정한다. 지난 1차 거래 때 수은의 폴란드에 대한 대출은 이미 법이 정한 한도에 다다른 바 있다.

지난 2월 자기자본을 10조 원 늘리는 수은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여전히 공급 여지는 부족하다.

이에 따라 폴란드는 한국 시중은행에서 부족분을 빌리는 방법을 고려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폴란드는 이번 방한에서 해당 대출금에 대한 한국 정부 보증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면담이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다. 다만, (정부보증 등을) 폴란드 측이 요청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2022년과 달리 폴란드 노선 틀 가능성…결정 서둘러야”


업계는 결론이 정해져 있다면 정부가 빠르게 고민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1차 계약을 체결했던 2022년과 달리 이번엔 폴란드가 한국과의 거래 이외의 선택지로 고개를 돌릴 수도 있어서다.

현재 폴란드는 기존 두다 대통령과 지난해 총선으로 새롭게 등장한 투스크 신임 총리 간 견제가 심화하면서 두다 대통령 시기 체결된 국가 간 계약 등의 존폐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실제로 투스크 신임 총리는 총리 선임 전부터 현지화 필요를 강조한 바 있다. 선출 후인 지난해 12월엔 한국과의 대규모 무기계약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폴란드 국방부 역시 최근 홈페이지에 게시된 방한 계획 공지문을 통해 “K9 자주포와 K2 전차 공급을 위한 집행계약 체결과 관련된 주요 결정은 생산 일부를 폴란드로 이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현 국방부 경영진에 의해 재검토될 예정이다”라고 못박았다.

올 6월 유럽의회 선거는 이 같은 흐름에 더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현 집권여당이 선거를 겨냥해 ‘국산 자주포 도입’ 등으로 노선을 틀 수 있단 주장이다.

국내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금융지원책이 주춤한 사이 폴란드의 요구사항은 늘고 있다. 우리 정부의 발빠른 금융지원 대책이 이러한 요구를 잠재울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라고 본다”고 했다.

한편, 폴란드는 국내 방산 기업의 ‘큰손’으로 꼽힌다. 폴란드는 지난 2022년 한국 정부와 K2 980대, K-9 648문, FA-50 전투기 48대 등에 대한 공급 논의를 진행했다.

당해 일부 물량은 1차로 계약을 체결해 지난해부터 공급 중이고, 나머지 물량에 대한 2차 계약과 관련해서는 일부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일부는 K9 등 사례와 같이 금융계약 미체결으로 발효되지 않고 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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