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택 “미세플라스틱 제거해야 불임·치매 감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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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택 “미세플라스틱 제거해야 불임·치매 감소” [인터뷰]
  • 김용주 객원기자
  • 승인 2024.07.09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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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택 아나타핀디카 대표 
“컬리플라워 추출물질, 독소 결합해서 몸서 배출시켜 ”
“의사과학자 육성해야 한국 의료시스템 미래 있을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용주 객원기자]

ⓒ아나타핀다카 헬스
세포생물학 과학자 이인택 박사 ⓒ아나타핀디카 헬스

보이지 않는 위협, 극도로 작은 암살자, 쪼개지는 독약. 미세플라스틱 이야기다. 미세플라스틱은 의도적으로 제조되었거나 또는 기존 제품이 조각나서 미세화된, 5mm 이하의 합성 고분자화합물을 말한다. 최근 플라스틱 투기가 심하게 이뤄진 해양을 중심으로 인류의 건강을 위협 중인 요소로 급부상했다.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키는 강력한 발암물질인 미세플라스틱은 한번 체내에 들어오면 배출이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돕는 제품이 개발됐다.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세포생물학을 연구하던 이인택 박사다. 제약회사 아나타핀디카를 창업한 뒤 올해 초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돕는 제품을 출시했다. <시사오늘>은 9일 이 박사에게 제품 개발과 창업 배경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자였다가 창업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창업 전엔 연구에만 몰두해 살아왔다. 미국 예일대 의대 (Yale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와 워싱턴대 의대 (Washington University Medical School, St.Louis)에서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연구원으로 8년 정도 일했다. 이후 상해과학기술대학 (ShanghaiTech University) 에서 2013년도 노벨 생리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로스만 교수와 나노 스케일 세포생물학 실험실의 공동연구책임자 (co-Principal Investigator)로 8년 동안 근무했다. 그러다가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됐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겪으며,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더욱 신경 쓰다 보니 기초과학 연구를 넘어서 뭔가 좀 더 실질적이고 사람들의 건강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창업으로 이어졌다"

ⓒ아나타핀다카 헬스
이인택 박사는 9일 자신이 개발한 제품에 대해 ”암과 불임을 유발시키는 독성 물질을 영양소와 결합시킨 뒤 몸 밖으로 내보내는 형식으로 몸에서 제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나타핀디카 헬스

-아나타핀디카의 뜻은 무엇인지.

"'늙고, 병들고, 가난한자를 돕는 이'라는 뜻이다. 불교 경전 금강경에 나오는 인물로, 기원정사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불교 사원 기수급고독원을 지은 사람이기도 하다. 사업을 하며 돕고 베풀겠다는 다짐으로 브랜드명을 지었다"

-왜 미세플라스틱에 관심을 가졌나.

"미세플라스틱이나 다양한 중금속 오염 및 기타 농약과 제초제 등에서 나온 독성물질들이 일으키는 보이지 않는 만성염증이 암, 치매, 자가면역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을 갖고, 또 깊이 이해하게 됐다.

특히 한국에선 각종 암과 불임이 미세플라스틱과 연관이 있다는 발표가 많이 나왔다. 원래 학계에서 그 연관성을 몰랐다기보다는, 새로 측정 기술의 발전으로 미처 예상치 못했던 심각성을 깨닫게 되는 경우다. 그래서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최대한 부작용 없이 독성 물질들을 체내에서 제거하는 것을 도울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개발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약 2년여간의 연구 끝에 그 결실이 나왔다."

-제품의 간단한 원리를 들려줄 수 있는지.

"신체 내 혈류와 세포 내부로 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통해 내분비계 교란물질 (Xenoestrogen)로 독성을 띄게 되고, 다이옥신은 아릴 하이드로카본 수용체(AhR)라는 생체 이물질 수용체 (Xenobiotic receptor)를 통해 독성을 띄게 된다. 

그런데 다이옥신의 세포 수용체인 AhR은 십자화과 채소인 브로콜리, 컬리플라워, 양배추 등에서 주로 나오는 영양소이자 항산화 물질인 인돌-3-카비놀(I3C)과 높은 친화력으로 결합한다. 그렇게 독성 물질과 결합시킨 뒤 몸 밖으로 내보내는 형식으로 몸에서 제거하는 것이다.

생쥐의 먹이에서 인돌-3-카비놀 성분만을 제거했을 때 만성 염증, 증가된 바이러스/세균 감염 및 암 발병이 크게 증가하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제품을 통한 인돌-3-카비놀 성분의 보충으로 독소를 제거 가능하다. 이번에 개발된 세 가지 제품 중에서도 특히 첫 번째 제품인 '슈퍼 시스템 부스터'가 이 원리로 작동하는 대표작이다"

-세 가지 제품군을 간략히 설명해준다면.

"아나타핀디카에서 나온 세 가지 제품들은 모두 독소 물질 배출과 만성 염증 제거에 초점을 맞춰서 개발됐다. 앞서 말한 ‘슈퍼 시스템 부스터’는 브로콜리나 콜리플라워와 같은 십자화과 채소에서 추출된 인돌-3-카비놀과 칼슘-D-글루카레이트를 주요 성분으로 하여 간, 심장, 폐 그리고 혈관 등에서 내분비 교란 물질들을 제거하고 그 독성을 줄이는 데에 도움을 준다. 두 번째 제품인 ‘수퍼 브레인 헬스’는 두뇌와 신경망의 독소 및 염증 제거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제품이며, 세 번째 제품인 ‘수퍼 이뮨서포트’는 면역력 강화와 염증 제거의 최적화를 위한 보조제로 개발된 제품이다. 미세플라스틱 등 독소를 제거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불임, 치매 등의 질병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한국에서 창업하지 않고 미국에서 회사를 만든 이유가 있는지.

"원래 이 제품들은 한국에서 생산 및 출시를 하고 나중에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러 시장조사와 생산시설을 조사해 본 결과 한국의 건강기능식품 제조설비와 경험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미국의 관련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영세한 수준에 머물러 있고, 어떤 특정한 영역에서만 발전해 있었다. 이 경우 미국 및 세계로 수출할 때 예측 못할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대단히 높았기에, 우선 미국에서 FDA 승인 및 cGMP 승인을 받은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하게 됐다. 아무래도 지금은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제조의 역사가 미국에 비해 아직까지 짧은 탓인 듯한데,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한국도 이러한 제조 시스템이 고도화될 것으로 본다"

ⓒ아나타핀다카 헬스
이인택 박사는 9일 “높은 수준의 의사과학자들을 하루빨리 많이 양성하는 것이 한국 과학과 의료시스템의 미래를 위해 가장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나타핀디카 헬스

-평소 '의사과학자'의 육성을 주장해왔다.

"기초의학 연구의 중요성을 깨달아서다. 한국은 미국과 비교했을 때도, 임상의학 수준은 대단히 높다. 각종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한국의 대표적인 의료기관들의 수준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기초의학 연구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아직까지 초기 단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는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으로 이해하고 있다. 

내가 십수 년간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훈련을 받으면서 느낀 바는, 질병에 관한 의사과학자의 통찰력과 폭 넒은 이해력이 엄청난 수준이라는 것이었다. 일반 과학자인 나로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문제해결능력과 창의성에서 뛰어날 수는 있어도, 의사로서의 훈련과 소양을 쌓은 이가 기초과학을 연구할 때 보여주는 안목과 중요한 연구주제를 알아보는 능력은 일반 과학자로써는 확실히 흉내 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이다.

의학과 기초과학의 발전은 둘 다 중요하지만, 국가의 연구 예산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연구과제의 임팩트와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면 높은 수준의 의사과학자들을 하루빨리 많이 양성하는 것이 한국 과학과 의료시스템의 미래를 위해 가장 좋을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보고 있다"

 

담당업무 : 경남지사 기자입니다.
좌우명 : 어제의 결과는 오늘이며 오늘의 결과는 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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