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이명박 대통령 쉽게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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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이명박 대통령 쉽게 봤는데…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3.02.15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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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때리기 반작용 시작…˝많은 국민이 功에 대해 평가할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정치권의 '이명박 대통령 때리기'도 이제 한물 간 분위기다.

그 동안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권의 '동네북'이라고 불릴 정도로 야당은 물론 여당 일부로부터도 비난을 받아왔지만 퇴임을 10여 일 앞둔 시점에서 반작용이 일어나는 모습이다.

14일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국회 대정부 질의에선 이같은 반작용이 목격됐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야당 의원의 비난을 작정한 듯 받아친 것이다.

이날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이 대통령을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가장 나쁜 대통령"이라고 규정했다. 김 의원은 빈부 격차,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 4대강 사업,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인사' 등을 그 이유로 제시했다. 그의 발언은 약 15분에 걸쳐 쏟아졌다. 이렇게 쏘아붙이던 김 의원은 자신의 말을 마치자 국무위원 답변석에 서있던 김황식 총리에게 "그만 들어가도 좋다"고 말했다.

이 순간 김황식 총리가 발끈했다. 평소와 다른 김 총리의 모습이었다. 김 총리는 "(그냥) 들어가선 안 되죠. 일괄해서 죽 질문했으니까 간략하게 답변 올리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 이명박 대통령 ⓒ뉴시스

그는 우선 "경제성장의 효과가 밑으로 파급되지 못했지만 현 정부는 출범 이후 친서민 정책을 시행해왔다"고 말했다. 빈부 격차 문제에 대해선 "지니계수가 개선됐고, 중산층 수치가 조금씩 늘어났다"면서 "객관적 통계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고소영 인사'에 대해서도 "자세한 내용을 보면 그렇지 않다. 심지어 나도 소망교회라고 하더라. 나는 소망교회에 축의금 내러 간 것밖에 없다"며 "수치를 왜곡하고 확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총리의 이같은 반박에 김 의원은 "내가 객관적 자료를 갖고 안 했다는 말이냐"며 제동을 걸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김 총리는 이번엔 4대강 사업에 대해 "이미 태풍이나 가뭄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고 다만 그것이 안정화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인 사찰' 논란에 대해선 "고용노사비서관이 중심이 됐고 대통령이 인지하지 못했다는 수사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의 2차 제동이 시작됐다. 야당 의원석에서도 "그만해"라는 야유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미 관성의 법칙을 탄 김 총리 발언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김 총리는 "물러나는 총리로서 정치권에 말하고 싶다"며 "이 정부에서 해 온 모든 정책이 빛도 있고 그림자도 있지만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정부에 공(功)도 있고 과(過)도 있을 것인데. 공에 대해서도 국민이 많이 평가를 하고 있고 시간이 지나면 더욱 그럴 것"이라면서 "더 이상 말하는 것은 시간 관계상 적절치 않아서 그냥 참겠다"고 덧붙였다.

이 장면을 두고 퇴임을 앞둔 이명박 대통령이 여의도 정치권에 한방 먹였다는 평가가 흘러나왔다. 또, 지금까지처럼 정치권이 이 대통령을 욕하는 것으로 정치적 이익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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