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김범수 구속…카카오, 점입가경 ‘오너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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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김범수 구속…카카오, 점입가경 ‘오너 리스크’
  • 강수연 기자
  • 승인 2024.07.23 2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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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구속
카카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 이어져…‘오너 리스크’ 정점 찍었다
카카오 벌금형 이상 처벌 시, ‘대주주 자격 박탈’…신사업 추진 어려워져
“안타깝다…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 최소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수연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카카오가 심각한 ‘오너 리스크’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를 받는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면서다. 카카오 창사 이래 첫 총수 구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경영 시계가 한 치 앞을 가늠치 못하게 됐다. 인공지능(AI) 신사업을 포함한 여러 신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총수의 부재는 경영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톡을 탄생시킨 장본인으로 경영 쇄신을 직접 지휘한 핵심 인물이다.

앞서 지난해 2월 김 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 원보다 높게 설정 및 고정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SM 인수 당시 경쟁사였던 하이브를 견제할 목적으로 2400억 원을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고가 매수해 ‘시세 조종’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결국 김 위원장은 이날 새벽 구속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창업자 구속이라는 ‘오너 리스크’가 그간의 ‘카카오 논란’이 정점에 다다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앞서 벌어진 카카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에서다.

2021년 카카오페이 상장 직후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와 8명의 경영진이 주식을 단체로 팔고 거액의 차익을 챙기면서 ‘먹튀’ 조롱을 받았다. 이어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는 카카오 주가 폭락 사태에 맞서 15만 원 이하에서는 팔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깨고 지난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 100억 원에 가까운 차익을 챙겼다.

그뿐만 아니다. 같은 해 김기홍 전 카카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법인카드로 1억 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구매, 카카오 상임윤리위원회에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논란은 이어졌다. 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자 임원들의 횡령·배임 등 혐의로 고발된 사건도 수사 중이다. 이처럼 잇따른 구설에 오른 카카오가 오너 리스크로 불확실성의 정점을 찍는 모습이다.

AI 열풍이 지속되면서 카카오도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올해 안에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AI 신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카카오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가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게 되면,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법인은 이미 지난해 11월 배재현 대표와 함께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2023년 11월 구속 기소된 후 올해 3월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고 있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을 보면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김 위원장이 유죄 판결을 받는 경우에도 양벌규정에 따라 카카오 또한 벌금형 이상의 형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27.2%를 보유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마이데이터, 신용카드업 진출 등 신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아예 주인이 바뀔 위험도 떠안게 됐다. 금융당국이 적격성을 충족하지 못 한다고 판단할 경우, 보유 주식 한도(10%)를 초과한 은행 주식을 처분하라는 명령 등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모양새다. CA협의체는 카카오그룹 컨트롤타워다. 카카오와 독립된 기구로 그룹 내부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합의를 도출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신아 공동의장은 카카오 대표 내정 당시 창업자인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과 함께 공동의장직을 맡게 됐다.

카카오는 김 위원장 구속과 관련, “현재 상황이 안타까우나,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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