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으로 치닫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유리한 곳은 어디?
스크롤 이동 상태바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유리한 곳은 어디?
  • 우한나 기자
  • 승인 2024.10.08 15: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려아연 vs MBK·영풍’ 갈등 치열
MBK, 공개매수가 주당 83만원 제시
경영권 방어하는 고려아연에 맞불작전
콜옵션 행사가격으로 번진 공개매수 싸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사진 가운데)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성두 영풍 사장, 오른쪽은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 ⓒ연합뉴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사진 가운데)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성두 영풍 사장, 오른쪽은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 ⓒ연합뉴스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영풍그룹 연합의 갈등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막대한 추가 자금을 동원해 공개매수 가격을 경쟁적으로 올리면서다. 양측의 무분별한 베팅으로 누가 승리하든 후폭풍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MBK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83만원이다. 처음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66만원이었으나 지난달 26일 75만원으로 한 차례 올렸으며 지난 4일 다시 8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2일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당 83만원을 제시하자 동일한 가격으로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월13일 영풍이 MBK와 손을 잡고 주당 66만원에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이후 양측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경쟁적으로 공개매수가를 높이는 모습이다. 양측의 과감한 베팅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더 이상 명분도 없는 치킨게임에 불과하다는 평이 나온다.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파격행보를 보이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MBK와 영풍 간 주주 계약이 MBK에 유리한 구조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영풍과 콜옵션 계약을 맺었다. 공개매수로 사들인 고려아연 주식과 영풍의 기존 지분을 합친 뒤 이 중 50%+1주를 MBK가 사들이는 구조다. 결국 영풍은 MBK가 최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기존에 보유한 지분 일부를 넘겨야 한다.

여기서 쟁점은 MBK가 콜옵션 계약에 따라 공개매수가의 인상 부담이 영풍에게 넘어가는 구조로 체결됐다는 점이다. 공개매수 가격이 75만원으로 올랐을 때 콜옵션 행사가격은 62만원, 공개매수가가 83만원으로 상향되면 콜옵션 행사가격은 58만5000원으로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MBK는 공개매수가를 올리면 그만큼 기존 영풍이 소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고려아연은 지난 6일 입장문을 통해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주주 간 계약이 중대한 법적 하자가 있어 원천 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MBK는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관련 영풍과의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 행사가격은 특정 수치로 고정돼 있다고 반박했다. MBK는 7일 자료를 내고 “한 매체의 보도에서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가 높아지면 MBK의 콜옵션 행사가격이 낮아지는 것과 같이 기술돼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콜옵션 행사가격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합의된 가격으로 고정돼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공개매수가를 더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뒤 출혈 경쟁이 지속되면서 고려아연의 재무상황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고려아연 경영진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대규모로 단기 차입금을 빌려 자사주 사들이기에 나서면서 향후 부채비율도 폭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고려아연은 신사업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성장동력에 제동이 걸리는 등 사업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카드·저축은행 담당)
좌우명 : 아는 것이 힘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