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매수자 베인 캐피탈과 18% 추가 취득
고려아연 측 “영풍 주장 법원이 이미 기각”
“투자 부담 감내할 수 있는 수준” 주장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고려아연이 영풍 측에서 제기한 의혹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그간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경영방식이 회사 이익에 반하고, 자사주를 공개매수 방식으로 취득하는 방법 역시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등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2일 고려아연은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를 통해 자사주 공개매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개매수란, A 회사 지분을 5% 이상 가진 주주가 A 회사의 불특정 다수 주주를 대상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행위다. 경영권 확보·방어 등 목적으로 주식을 대량 확보해야 할 때 선택하기 때문에 거래가는 기존 시장가보다 높게 책정된다.
이날 공시 등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는 4일부터 23일까지 사모펀드 베인 캐피탈과 함께 고려아연 주식 최대 372만6591주에 대해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전체 발행 주식 수 대비 18% 수준이다. 주당 금액은 83만 원으로 책정됐다.
고려아연의 이번 자사주 매입은 최대주주 영풍 측의 고려아연 주식 추가 취득에 대항한 조처다.
당초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는 영풍이지만, 경영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이 맡아왔다. 소유와 경영 분리 원칙이 적용되는 구조였던 셈이다. 다만 지난달 영풍이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경영 방식에 반기를 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영풍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경영권 획득을 목표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 매수 규모는 최대 302만4881주, 발행주식총수의 약 14.6%에 해당한다. 주당 금액은 75만 원 수준이다. 거래일은 지난달 13일부터 오는 4일까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려아연이 강조한 점은 경영권을 가질 정당성이 영풍 측이 아니라 현 경영진 측에 있다는 것이다. 이사회가 고려아연 경영진의 손을 들었고, 법원 역시 현 경영진 측의 손을 들었단 이유에서다.
앞서 영풍 측은 법원에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삿돈을 쓰는 건 배임에 해당하며 △고가로 자사주를 취득하는 건 시세 조정에 해당한다는 주장에서다. 회사의 배당가능이익이 586억 원에 불과해, 이상의 자사주 취득은 어렵다는 주장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법원은 이날 오전 해당 신청을 기각했다.
고려아연 측은 해당 주장에 대해 공개매수가를 올린 건 영풍도 마찬가지라고 맞불을 놓기도 했다. 또 실사를 진행하지 않은 영풍이 회사의 실질가치를 논하는 건 어불성설이란 주장이다.
회사의 배당가능이익한도, 즉 자기주식 취득금액 한도 역시 586억 원이 아니라 6조 원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에 불리한 방식으로 영풍 측의 계산이 진행됐단 점을 짚어냈다.
이는 법원도 받아들인 사안으로 기각결정이 났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는 전부 기각 결정에 따라 적법성과 합리성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2일 영풍 측이 고려아연에 대해 추가적으로 제기한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중지 가처분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불가능할 걸 알면서도 가처분 신청을 또 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영풍 측의 거래일은 하루 밖에 남지 않았는데, 급박한 상황을 좀 이용해 불확실성을 극대화해서 투자자들로 하여금 참여토록 하는 의도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시세 조정, 자본시장 교란등에 가까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기업 가치 제고에 기존 경영진 방식이 더 적합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동력 투자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추진하면, 앞으로 2~3년 안에 회사에 내재된 진정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며 “이 내재된 가치를 실현하는 데 적합한 경영진은 현 경영진이며, MBK와 영풍은 적합하지 않다고 확신한다”고 못박았다.
일각에서 제기된 자사주 추가 취득에 따른 재무부담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재무 건전성은 이미 외부 신용평가사로부터 검증을 받았단 것.
이와 관련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일시적인 현금 부담은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 계획과 과거 실적을 토대로 생각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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