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不惑)을 확인하는 ‘마흔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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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不惑)을 확인하는 ‘마흔 시리즈’
  • 신원재 자유기고가
  • 승인 2013.03.04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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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신원재 자유기고가)

지난 2012년을 마무리하면서 출판계의 3대 키워드는 힐링, 마흔(不惑)으로 요약된다. 정치, 사회적으로 아픔을 어루만지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책들이 쏟아져나오고 재조명되면서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그중 ‘마흔’에 주목하기로 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의 연령별 분석에 따르면, ‘마흔앓이’를 하는 40대 독자가 주요 구매층으로 떠오르면서 40대 독자 비율은 35.4%로 집계돼 지난해보다 4%p 성장했다.

‘불혹(不惑)’이라는 말과는 달리 ‘마흔’이 되면 인생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한다. 중년의 위기는 더 이상 앞만 보고 달릴 일이 아니다. 뒤를 돌아보고 주변을 살필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유독 ‘마흔’을 화두로 한 <마흔, 역사를 알아야 할 시간>,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등 고전 열풍이 선두를 이끌었다.

이외에 40대를 위한 자기계발서로 <40대 다시 한 번 공부에 미쳐라>를 비롯해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 <마흔의 서재>, <지금 마흔이라면 군주론>, <불혹, 세상에 혹하지 아니하리라> 등이 눈에 띄었다.

▲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신정근 ⓒ21세기북스, <마흔, 역사를 알아야 할 시간>백승종 ⓒ21세기북스,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강상구 ⓒ흐름출판

갈림길 40대, 동양고전에 길을 물었더니…

2011년 출간된 신정근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교수의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은 동양고전을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하며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자는 이 책에서 두 가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하나는 공자의 말을 통해서 ‘나’ 자신이 품격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갖춰야 하는 덕목을 알아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자가 어떤 덕목을 어떻게 발휘했기에 주위 사람들과 목표를 함께 하며 자신들의 세계를 만들어갔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논어에서 핵심이 되는 101수를 구별해 논어 전문을 크게 여섯 가지 범주(응용, 지도력, 모델, 형상화, 덕목, 핵심가치)로 분류하고 6강을 다시 세부 주제별로 분류하여 논어 101수를 엮었다.

특히 저자의 깊은 인생 강의와 함께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40평생의 걸어온 인생을 비춰보고 앞으로의 시간을 갈고 닦는 거울로 삼아볼 수 있을 것이다.

40년 인생의 기로에서 만나는 역사의 지혜!

역사 속의 그들은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이 책은 통찰있는 지혜로 우리 삶에 교훈이 되는 인물과 마흔 이후의 삶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인물 15인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1990년부터 국내외 여러 대학교 및 연구기관에서 한국사를 가르쳐 온 역사가 백승종이 독일에서 오랫동안 한국사를 공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방인의 시선으로 한국사를 바라보는 독특한 관점을 제시했다.

유연하고 균형 잡힌 사고와 때로는 과감한 결단으로 영역을 확장한 광개토대왕, 원대한 꿈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던 연개소문, 불리한 입지에서도 기회를 보며 인내의 시간을 가졌던 김춘추, 현대사의 박정희, 노무현까지 역사의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들을 통해 흐름을 짚어주고, 동시에 인생 전체를 조망하는 안목을 제안한다.

<마흔, 역사를 알아야 할 시간>에 등장하는 인물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들의 마흔은 모두 역사의 방향을 결정짓는 선택의 고비에 서 있었다는 것이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뒤로도 갈 수 없고, 무작정 앞으로만 갈 수도 없는 시기다. 선택에 따른 실패를 만회할 시간이 많지 않다. 그러니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조건과,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을 고려한 신중한 선택 한번이 필요하다.

<마흔, 역사를 알아야 할 시간>은 굴곡의 역사적 인물을 통해 지금까지의 인생을 성찰해 봄과 동시에 향후 인생의 비전을 보여준다. 인생의 출발점에 다시 서야 하는 독자들을 위한 훌륭한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마흔에 배우는 인생과 경영의 실전 지혜!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은 ‘마흔’과 ‘조직생활’을 하는 리더의 시각에서 <손자병법>을 재해석한 책이다. <손자병법>은 싸움의 기술을 가르친다. 그 가르침에는 '싸움의 기본은 속임수'라는 치사한 내용도 있다.

그러나 그 가르침의 밑바닥에는 경쟁자를 나와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 인정하는 철학이 숨어 있다. 이 책은 <손자병법>의 숨은 철학, 즉 ‘서로에 대한 존중’을 이야기한다.

불필요한 싸움이나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을 하느니, 차라리 ‘한신’처럼 무릎을 꿇고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 진짜 용기라는 것을 깨닫게 만든다. 그리고 끊임없이 싸우고 화해하는 경쟁자들이야말로 함께 살아갈 우리의 이웃임을 재발견하게 도와준다.

최근 CEO들의 서재를 들여다보면 경영 관련 책 외에도 인문서, 그중에서도 고전이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 마쓰시타 고노스케 등은 <손자병법>을 머리맡에 두고 경영전략서로, 그리고 인격수양을 위한 수신서로 활용할 정도였다.

굳이 리더가 아니라 하더라도 인생의 절반을 살아온 ‘마흔’쯤 되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전과 달라짐을 느낀다. 사회에서의 지위는 높아지지만 세상살이가 생각만큼 녹록지 않음을 더 절실히 깨닫는다. 이러한 때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은 ‘정치와 경영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손자병법>을 통해 인생과 경영의 지혜를 한 수 가르쳐준다.

‘마흔’이라는 나이 혹은 ‘리더’라는 자리에서 저자가 무릎을 치며 깨달은 것도 바로 이 점이다. 40년이라는 시간 동안 고전의 한 구절, 한 구절을 몸소 체험하면서 느낀 공감과 성찰이 있었기에 저자만의 이런 색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었다.

마흔, 무엇에 혹하고, 무엇에 혹하지 말아야 하는가!

▲ <불혹, 세상에 혹하지 아니하리라> 신정근 ⓒ21세기북스

마지막으로 현대인들에게 마흔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마흔은 자신이 그동안 지켜온 신념과 가치가 흔들리는 시기쯤 된다.

바쁘게 달려왔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올라 더 나아갈 수 없는 벽 앞에서 좌절하기도 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변화를 꿈꾸기도 한다. 나를 잃어버린 채 가족과 일에만 매달렸던 시간들을 후회하며 남은 인생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에 대해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돈과 명예가 아닌 좀 더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일과 가정과 자신의 행복 중 어느 한 쪽에만 매달리며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도 하지만, 그중 하나를 내려놓기에는 너무 이르다 생각하는 시기가 마흔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흔’은 두렵다. 그리고 흔들린다.

그러니 공자는 나이 마흔에, 세상의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상심을 체득한 상태인 ‘불혹’에 이르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유혹과 불혹 사이에서 가장 방황하고 있는 것이 이 시대의 마흔이 아닐까? 마흔이라는 흔들리는 터널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불혹, 세상에 혹하지 아니하리라>는 ‘마흔 이후,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로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는 40대 독자들에게 삶의 지침이 될 수 있는 해답을 제시한다.

이 책은 40대를 지나면서 혹하지 말아야 할 ‘나이 듦’, ‘욕심’, ‘편견’ 등의 주제와, 마음껏 혹해야 할 ‘초발심’, ‘용기 있는 삶’, ‘나누며 사는 삶’ 등 우리가 살면서 한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주제에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을 40여 권이 넘는 동양고전에서 찾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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