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인수하면 생보업계 6위 안착
경영실태평가서 3등급 이하 받으면 M&A 불발될 수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패키지 인수를 추진 중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3분기 실적이 작년 대비 크게 성장했다. 다만 우리금융이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에 대한 부당대출 등 내부통제 문제로 금융당국의 검사를 받으면서 인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일각에선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합병(M&A)이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6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 증가했다.
올해 출시한 치매보험, 암보험 등 건강보험 인기에 힘입어 보험손익은 전년 대비 27.2% 증가한 2334억 원을 달성했으며 보험 영업 성장의 지표인 연납화보험료(APE)의 3분기 누적 신계약액은 보장성 상품 중심의 매출 확대에 힘입어 7007억 원을 기록했다.
이중 보장성 APE는 전년 대비 32% 증가한 6442억 원으로 전체 APE의 약 92%를 차지하며 안정적인 손익 기반을 구축했다. 또한 양질의 신계약 성장을 바탕으로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5671억 원을 나타냈다.
ABL생명도 올 3분기까지 누적 675억 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자산규모로 보면 동양생명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33조3057억 원, ABL생명은 17조7591억 원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ABL생명을 패키지로 인수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내놓은 전략이다.
인수효과도 기대된다. 우리금융이 두 생보사를 인수하면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NH농협생명 등에 이어 생보업계 6위에 올라서게 된다. 현재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문제는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히면서 자칫 우리금융의 두 생보사 인수가 좌초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먼저 금융당국발 리스크다. 금융감독원이 진행 중인 정기검사 및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 이하를 받으면 M&A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지금처럼 2등급을 유지하더라도 내년 8월까지 인수 절차를 완료하지 못하면 인수가 최종 불발될 수 있다.
금감원은 지난 15일까지로 예정된 우리은행 정기검사를 일주일가량 연장하기로 했다.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을 비롯한 각종 금융사고와 우리금융의 자산건전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건전성 하락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다.
3분기 기준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2%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3%를 밑돈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총자본에서 보통주로 조달되는 자본의 비율로 위기 상황에서 금융사가 지닌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이에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무리하게 인수하게 되면 자산건전성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국의 경영실태평가와 별개로 대응이 가능한 동양·ABL생명 인수와 관련 건전성하락 우려에 대해 우리금융은 향후 그룹사 자본비율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자본확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위험가중자산(RWA)을 철저히 관리해 내년에는 CET1 비율을 12.5%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CFO)은 지난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두 생보사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을 최우선으로 관리하면서도 보험계약마진(CSM)과 수익성 제고 등을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라며 “그룹사의 자본비율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보험사 자산부채 관리, 자본확충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6월 말 기준 경과조치 후 킥스 비율은 ABL생명이 145% 수준인데 9월 말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각각 3000억 원, 2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며 “이후 동양생명 킥스 비율은 약 180%, ABL생명은 약 165% 수준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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