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서 연구개발 맡아 트렌드 이끌어
삼성SDI, 전고체부터 LFP까지 ‘투 트랙’ 방향성
제품군·고객사 다변화로 시장 경쟁력 확보 전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삼성SDI가 신임 최주선 대표이사 사장의 지휘 아래 기술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 고부가 제품은 물론 중저가 제품까지 두루 선보여 다변화하는 시장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한단 방침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SDI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된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는 엔지니어 출신 경영인으로 정평 나 있다. 지난 1995년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삼성 내 요직을 두루 거치며 기술전문성 기반의 경영능력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 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 등을 거쳤고, 2022년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왔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시절엔 연구개발 역량 제고에 집중해 시장 트렌드를 이끈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소 산하에 올레도스 등 차세대 제품 연구를 위한 조직을 신설한 게 대표적이다. 그에 대한 평가가 '기술통'으로 모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최 사장의 경영방식은 삼성SDI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다. 삼성SDI가 전고체,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 등 기술개발 단계의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불을 댕기는 상황이라서다.
삼성SDI는 앞서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해 별도 ASB(All Solid Battery) 사업화 추진팀을 꾸렸고, 지난해 말부터는 고객사에 시제품을 납품 중이다. 신규 폼팩터인 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 46파이는 내년 초부터 마이크로모빌리티 향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SDI 측은 “최 신임 대표이사는 그간 축적한 성공 노하우와 리더십을 바탕으로 삼성SDI의 혁신과 회사가치 제고를 지속적으로 주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리스크 등 시장 변수 대응은 최 신임대표의 숙제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북미 투자에 따라 기대되는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혜택이 줄어들 가능성이 부상해서다. 투자금 회수가 예정보다 늦어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셈이다.
삼성SDI는 현재 △미국 인디애나주 소재 스텔란티스 합작 1, 2공장 △GM 인디애나주 합작공장 등 북미 공장 투자를 진행 중이다.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투자금만 전지(에너지솔루션) 부문 기준 4조9123억 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2조3967억 원 대비 2조5000억 원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공격적 투자가 한창인 만큼, 트럼프 변수 여파도 커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최주선 사장은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모색하며 회사의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이를 통한 시장 확대 실현에 앞장설 전망이다.
삼성SDI는 최근 자사 차세대 배터리로 전고체, 원통형 배터리와 함께 △NMX(코발트 프리 배터리) △LFP(리튬·인산철) 등 가격 경쟁력에 방점을 둔 배터리를 앞세우고 있다. 시장에서 중저가 배터리 수요가 높아지는 데 대응해 프리미엄 제품군부터 저가 제품까지 제품군을 넓히는 모습이다. 주력 제품군인 프리미엄 각형 배터리 경쟁력은 고객사와의 스킨십을 늘려 강화한다. 삼성SDI는 북미 GM(제너럴모터스)과 합작해 오는 2027년부터 각형 배터리 P6 공급에 나선다. GM을 필두로 각형 배터리 채용 고객사를 늘리겠다는 목표다.
시장 확대 추세에 맞춰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부문을 키우는 ‘투 트랙’ 전략도 내세우는 중이다. 삼성SDI는 지난 6월 인터배터리 유럽에서 대용량 ESS 신제품인 SBB 1.5를 공개하면서, 오는 2026년부터 전력용 ESS 제품에 삼원계 배터리와 함께 LFP 배터리도 탑재하기로 했다.
업계는 최주선 사장이 삼성SDI의 우수한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한 제품 및 고객 다변화로 외형과 수익성을 모두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회사 미래 방향성과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성장기 주춧돌을 놓게 됐단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