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역베팅’ 삼성SDI…캐즘에도 ‘자신 있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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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역베팅’ 삼성SDI…캐즘에도 ‘자신 있는’ 이유는?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08.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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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과 북미 합작사 본계약…삼성SDI 2조 원 투자
올해 캐팩스 6조 원 넘길 전망…전년比 50% 늘어
투자 업계 “현금흐름 견조해 투자 무리 없을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삼성SDI 헝가리 배터리 공장 조감도. ⓒ뉴시스
삼성SDI 헝가리 배터리 공장 조감도. ⓒ뉴시스

배터리 업계 내 경쟁사들의 증설 러시에도 보수적 투자 기조를 이어가던 삼성SDI가 이젠 정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쟁사가 속도 조절을 하는 시기에 오히려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삼성SDI의 ‘수익성 중심 투자 전략’이 수요 둔화 시기 빛을 보고 있단 평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설립 본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은 양사가 오는 2027년까지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35억 달러(약 4조7000억 원)를 투자해 연산 27GWh(기가와트시) 규모 합작공장을 짓는 게 골자다. 해당 공장 생산능력은 최종 36GWh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해당 합작에 삼성SDI 투자분은 50%다. 액수론 2조2930억 원(현재 환율 기준) 규모다. 투자는 오는 10월부터 이뤄진다. 

이번 계약에 따라 올해 삼성SDI의 총 시설투자(이하 캐팩스)는 6조 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현재 삼성SDI는 미국 스텔란티스 JV 1, 2공장 신설 및 헝가리 공장 증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스텔란티스 공장은 각각 2025년, 2027년 가동, 헝가리 증설은 올해 완료 전망이다.

투자업계도 삼성SDI의 올해 캐팩스를 6조 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지난해 캐팩스 추정치 4조 원 대비 약 50% 늘어난 수준이다.

이러한 공격적 움직임은 최근 배터리 업계가 전방 전기차 시장 캐즘으로 투자 계획을 보수적으로 조정하고 나선 것과 큰 대비를 이룬다. 올해 2분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각각 투자 속도 조절을 시사한 바 있다.

업계는 삼성SDI가 ‘나홀로 투자’에 자신있어 하는 배경으로 견조한 실적을 꼽고 있다. 업황 악화에 따른 영업익 감소를 피하진 못했지만, 경쟁사들 대비 나름 선방하고 있어서다.

삼성SDI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캐즘에 따른 업황 둔화로 전년 동기 대비 37.8% 감소한 2802억 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경쟁사 대비 선방한 수준이란 평을 받는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에서 미국 IRA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보조금 제외 흑자를 기록한 기업은 삼성SDI가 유일하다.

해외 투자 등에 비교적 보수적으로 나서며 확보한 현금흐름도 투자를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SDI의 지난 2분기 기준 자본은 21조189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수준이다. 부채비율은 78%로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금흐름을 보면 SDI의 투자 수준이 당사에 전혀 무리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양호한 현금흐름을 바탕에 두고 필요시 외부 투자를 끌어내는 방식으로 투자에 속도를 낸단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내부 유보금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필요시 외부 차입 등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 자본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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