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두산건설 컨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사업성 악화 다수 건설사 이탈…출자사 모집 관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서울 은평구와 관악구를 잇는 경전철 ‘서부선 사업계획'이 최근 정부 심의를 통과했다. 2008년 최초 노선 계획 수립 이후 16년만에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3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부선 도시철도 실시협약’이 지난 12일 기획재정부 제5회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서부선'은 은평구 새절역(6호선)부터 관악구 서울대입구역(2호선)까지 총 15.6km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도시철도 기반시설이 취약한 서울 서북권과 서남권의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중으로 총사업비는 1조5783억원에 달한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중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2026년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정거장은 총 16개로 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 영등포구, 동작구, 관악구 등 6개구에 위치한다. 주요 정거장은 △새절 △중암 △명지대 △연희 △연세대 △신촌역 △광흥창역 △국회의사당역 △한국거래소 △성모병원 △노량진역 △장승배기역 △상도동 △봉천동 △온천삼거리 △서울대입구역으로 알려졌다.(역명 미확정)
서울시가 서부선 건설계획을 처음 발표한 건 2007년이다. 참여정부 말기 민선 4기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2년차의 일이다. 그후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하고 경전철사업 전면 재검토 방침 발표 등 일시적으로 제동이 걸렸으나 2013년 추진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서울시는 시내 교통 취약지역에 7개 노선, 총연장 63.9㎞의 경전철을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건설한다고 26일 발표했다. 경전철은 객차가 3∼5량 정도로 기존 지하철에 비해 길이가 짧으며 10㎞ 내외의 단거리 구간을 운행한다.
7개 경전철 노선의 총 연장은 63.9㎞이며, 특히 △성동구 왕십리역과 노원구 중계동을 연결하는 동북선 △동대문구 청량리역과 중랑구 면목동.신내동을 연결하는 면목선 △은평구 새절역과 동작구 장승배기를 연결하는 서부선 △양천구 신월동에서 지하철 2호선 당산역과 연계되는 목동선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관악구 서울대를 연결하는 신림선 등 5개 지선 54.0㎞의 경우 개별사업으로 추진된다. (중략) 시는 경전철 사업의 초기 투자비에 대한 시 재정부담을 줄이고 민간부문의 효율성을 이용해 운영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민간자본을 적극 유치하기로 했다.
- 2007년 6월 26일 자 <연합뉴스> ‘서울시 “2017년까지 경전철 7개 노선 건설”’ 기사
당시 우여곡절 끝에 경전철 사업계획이 발표됐지만 건설업계의 반응은 차가웠다. 서울시는 당초 사업비 절반이 넘는 금액을 민간투자를 통해 유치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정에서 박원순 서울시정으로 넘어가는 5년동안 조건이 많이 바꼈다. 민자사업에 대한 시의 최소수익보장제도(MRG)가 폐지됐으며 경전철 이용요금도 본래 사업자가 주도권을 갖던 것에서 지하철 이용요금과 같은 수준을 받도록 바뀌었다.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한 민간사업자들이 참여를 꺼리자 민간투자를 통한 재원 마련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서울시장 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때 사업 추진 계획이 발표됐다는 점에서 선거를 위한 ‘선심성 사업’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경전철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박원순 전서울시장이 당선됐지만 신림선외 노선은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민간기업이 사업을 포기하거나 응모자가 없어 취소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서부선 건설사업 역시 지지부진했지만 다행히 2017년 2월 두산건설이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숨통을 트이는 듯했다.
서울시가 2013년 수립한 경전철 건설 계획이 민간 기업들의 무관심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도로에 비해 사업비와 운영비가 두 배가량 많이 드는 데다 요금 인상폭이 한정돼 사업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 2015년 3월 20일 자 <한국경제> ‘건설사 "리스크 커"…속도 못내는 서울 경전철’
서부경전철사업이 9년 만에 재시동을 걸었다. 서울시는 서부선사업 주관사인 두산건설에서 사업제안서를 받았다고 12일 발표했다. 시와 두산건설이 오랫동안 사전 협의를 해 온 터라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략)
서부경전철은 2008년 제안된 사업이다. 하지만 노선과 사업 방식 등을 둘러싼 논란으로 진통을 겪었다. 두산건설은 애초 노선을 새절에서 장승배기까지 12.05㎞로 계획했었다. 이번에는 서울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노선을 서울대입구역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사업 방식도 민간 기업이 사업비용과 손익을 모두 부담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에서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이 손익을 나누는 위험분담형 방식으로 바뀌었다.
- 2017년 2월 12일 자 <한국경제> ‘서부 경전철, 9년 만에 재시동’
2020년 6월, 서부선사업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가 완료됐다. 의뢰후 3년만의 일이다. 이어 2021년 5월 두산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렇지만 이 사업은 지난 12일 기재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하기까지 3년 넘게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2021년 GS건설·롯데건설·계룡건설·현대엔지니어링·금광기업·호반산업·한신공영이 컨소시엄 CI(건설투자자)로 참여했으나 공사비 급등, PF시장 위축 등 사업여건이 여의치 않자 일부업체가 탈퇴하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탈퇴하고 한신공영을 제외한 나머지 건설사들도 부정적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0월 기재부가 마련한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라 총사업비를 기존보다 4.2%(642억원) 증액한 1조5783억원으로 조정하는 등 진전이 이뤘으나 건설사들의 참여를 끌어내는데 얼마 만큼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엄근용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31일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최근 급등한 공사비 이슈가 얼마만큼 반영되느냐가 관건”이라며 “공사비 문제로 사업자가 이탈하는 등 차질이 빚어지자 부랴부랴 공사비를 조정해 사업성을 보완했는데 이런 조정을 통해 사업 추진 동력을 다시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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