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복량 확대, 사업 다변화 ‘과제’…친환경 컨선·터미널 등 투자로 해소 ‘포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년 여 HMM의 체질 개선 바톤을 건네 받아 안착시키는 데 주력했다. 앞서 발주한 대형 선박을 제때 인도해 몸집을 키웠고, 친환경 선박 투자에도 나섰다. 해운 동맹 재편 시기도 우려보다 무사히 통과했다는 평이다. 물론 다가오는 장기 업황 하락 시기를 버틸 미래 준비에 대해선 의문 부호가 붙는다. 김 사장은 중장기 투자를 통해 우려를 떨친다는 포부다.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022년 선임 이후 2년간 HMM 경영 키를 잡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이하 컨선) 중심 선복량 확대다.
HMM은 지난 2018년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맞춰 저비용·고효율 선박 확충에 나섰다. 특히, 1만TEU 이상 초대형 선박 확보에 집중했다. 지난 2018년 발주해 2020년 인도된 2만4000TEU급 선박이 대표적이다.
김 사장은 지난 2년간 이 같은 선박들의 무사 인도 및 배치에 집중해왔다. 지난 2021년 발주된 1만3000TEU급 컨선 12척의 경우 지난해 모두 인도돼 항로에 투입된 상태다. 초대형 선박 중심 선복량 확대는 업황만 뒷받침되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전략으로 평가 받는다. 현재 HMM 전체 선박 중 80%는 1만TEU 이상이다.
글로벌 해운 재편에 따른 격랑을 우려보다 무사히 통과한 것도 성과 중 하나다.
지난해 세계 5위 선사 독일 하파크로이트(Hapag-Lloyd)는 HMM, 일본 ONE, 대만 양밍 등과 맺고 있던 해운동맹에서 탈퇴 의사를 밝혔다. 당시 시장은 하파크로이트 이탈로 HMM이 타격이 클 것으로 봤었다. 서비스 항로가 줄고, 화주와 거래에서 가격 결정력도 떨어질 거란 우려였다.
HMM은 동맹 ‘프리미어 얼라이언스’(Premier Alliance)로 재편하고, 유럽 MSC와 일부 항로에서 선복 교환 방식으로 협력에 나서는 방식으로 시장의 우려를 일부 털어냈다. 재편 이후 HMM 서비스 항로가 기존 26개에서 30개로 증가한다.
다만, 과제는 여전히 뒤따른다. 우선 시장 점유율 유지가 관건이다. 현재 HMM의 선복량은 90만6167TEU로, 점유율은 2.9%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선복량도, 점유율도 올랐지만 글로벌 선사들이 공격적으로 신조에 나서고 있어 점유율이 뒤집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2월에만 대만 양밍, 유럽 MSC 등이 잇따라 선박 발주에 나선 바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업계는 올해부터 올해부터 해운 업황이 서서히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물동량 보다 선박이 더 많은 ‘공급 과잉’ 상태가 심화하고, 트럼프 관세 리스크 등으로 물동량은 줄 것으로 보여서다.
이 같은 상황에선 하락 부문을 상쇄할 별도 사업이 필요하단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HMM의 포트폴리오는 아직은 해운, 특히 컨선 중심인 상황이다. 지난 3분기 기준 HMM 매출 중 86.3%는 컨선 부문에서 나왔다. 벌크 부문 매출이 11.8%, 터미널 운영 등이 1.9% 수준으로 집계됐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HMM은 내실을 기하면서 사업 다각화로 가야 한다. 해상운송 사업을 벗어나서 DHL 같이 종합물류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고 제언했다.
HMM은 오는 2030년까지 각 부문 투자에 나서 이 같은 우려를 털어낸단 방침이다. 지난해 9월 HMM이 발표한 중장기 전략에 따르면, HMM은 벌크 선박을 지난해 3분기 28척에서 2030년 110척까지 늘린다. 이를 위해 5조6000억 원을 투자한다. 4조2000억 원을 투자, 항만 터미널 추가 확보 등에도 나선다.
친환경 선박 부문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HMM은 지난해 LNG추진선 2척을 용선 형태로 확보했다. 올해 1분기부터 운항 예정이다. 신조 확보에도 나선다. HMM은 지난 2023년 HD현대중공업과 HJ중공업에 메탄올 추진선 9척을 발주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내년까지 인도된다. 이 같은 투자를 지속, 오는 2030년까지 저탄소·무탄소 선박 약 70척을 확보한단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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