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하청노조, “사측 상여금 회복 주장은 ‘언어도단’…2023년 약속 지켜라” [현장에서]
스크롤 이동 상태바
한화오션 하청노조, “사측 상여금 회복 주장은 ‘언어도단’…2023년 약속 지켜라” [현장에서]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5.03.18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통고지회, 18일 고공농성 진행 철탑 앞서 한화오션 교섭촉구 기자회견
“한화오션, 최저임금 따라 기본급 오른 것 더러 ‘상여금 회복’ 주장” 비판
원청은 임단협 주체 아니다?…“2023년 노조 양보할 때 책임 약속” 반박
거통고지회, 15일부터 고공 농성 중…연대발언자 “최소한 대우 해줘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18일 한화빌딩 앞 CCTV 철탑 인근에선 한화오션 교섭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한화오션과 하청 노동자들간의 진실게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사측은 노조가 요구한 상여금 회복이 사실상 이미 이행됐다고 해명했지만,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이하 거통고지회)는 “거짓말”이라고 맞서고 있다.

강인석 거통고지회 부지회장은 18일 서울시 한화 본사 앞 CCTV 철탑 인근에서 2024년 임단협 한화오션 교섭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처럼 주장했다. 이날 거통고지회는 이같은 한화오션의 주장에 대해 ‘언어도단’이라며 날을 세웠다. 매년 최저임금 인상분만큼만 기본급이 올랐는데, 그것을 두고 삭감된 상여금이 회복됐다고 말하는 건 말장난이란 비판이다.

거통고지회는 앞선 2024년 임단협에서 2017년 삭감된 상여금 일부 회복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상여금 550%가 모두 삭감됐던 만큼, 회복이 필요하단 논리다. 다만 한화오션은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상여금이 기본급으로 전환된 만큼, 사실상 회복된 것이란 입장을 표했다.

이같은 한화오션 주장에 거통고지회는 반발하고 있다. 기본급으로 전환된 금액을 감안하더라도 150%는 삭감된 수준이란 주장과 함께 하청노조의 기본급이 여전히 최저임금 수준인 현실을 꼬집었다. 강 부지회장은 “2017년 삭감 후 최저임금이 계속 올랐다. 최저임금 인상분으로 상여금을 대체했는데, 그나마 150%는 일방 삭감됐다”며 사측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거통고지회는 임단협 주체는 하청업체일뿐 원청은 아니라는 한화오션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미 지난해 거통고지회 측에 한화오션이 약속한 바가 있는데, 이제 와 책임을 회피하려 한단 비판이다.

강 부지회장은 “2023년 한화오션이 우리에게 직접 올해 임단협에선 상여금 50%와 상용직 고용확대, 처우개선하자고 제안했다. 우리도 인수 1년이 안 됐으니 평화적으로 마무리하려 합의했다. 2023년부터 5년간 정규직 임금 80% 수준까진 맞추겠다고도 약속했다”며 “그런데 이제와서 ‘사용자성’을 운운한다. 3년간 성과금 100%를 지급하겠다는 약속도 안 지키고 있다. 염치가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거통고지회는 기존 요구 대비 완화한 안을 들고 나온 만큼, 한화오션이 적극 대화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거통고지회는 당초 300% 상여금 회복을 주장했으나, 현재는 한 발 물러선 상황이다. 

강 부지회장은 “처음엔 상여금 300%였는데, 교섭을 평화적으로 타결하기 위해 포기했다. 기존 지급하던 상여금 50%에 플러스 알파한 안이 있으면 타결하겠다고도 했다”고 피력했다.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김형수 거통고지회 지회장이 15일 기자회견 중 30m 철탑 위에서서 목소리 내고 있다.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이날 현장에서는 거통고지회의 고공농성에 대한 연대발언도 진행됐다. 김형수 거통고지회 지회장은 지난 15일부터 한화오션 앞 30m 높이 CCTV 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진행 중이다. 2024년 임단협 타결을 위한 투쟁이다.

연대 발언에 나선 박석운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지난 2022년에도 노조의 요구조건은 철장에 스스로를 가둬야 할 정도였나 싶게 소박했다. 지금도 단체교섭에 응하라는 아주 소박하고 단순한 요구에 불과하다”며 “이런 문제로 고공에 올라 목숨 건 투쟁을 해야하는지 참담하고 서글프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한화오션이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에 대해 기본적 삶이라도 꾸릴 수 있게 최소한의 대우, 도리는 해야 한다”고 목소리 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