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렛 대처 서거…한국 보수 깨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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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 대처 서거…한국 보수 깨어날까?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3.04.09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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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대북·복지·경제민주화 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 ´관측´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가 8일 오전(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뇌졸중으로 서거했다.

'철(鐵)의 여인'으로 불릴 만큼 대처 전 총리는 굳건한 신념 아래 강력한 보수 정책을 펼쳤다. 그 덕분에 대처 전 총리는 전 세계 보수 세력의 '롤모델'이라는 위상에까지 올랐다. 그가 타계함에 따라 그의 사상과 업적이 재조명되고 있다. 대한민국 보수 정치권에도 그의 죽음이 새로운 자극제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처 전 총리는 퇴임 후 쓴 '국가운영술'(Statecraft)이라는 책에서 대소(對蘇) 강경정책이 소련의 강경한 대응을 부를 것이라는 서구사회의 한 때 주장을 꼬집었다.

"그들은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해선 안된다, 안전을 원하면 위협을 해선 안된다, 협력을 원하면 타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접근법은 완전히 틀렸다. 닉슨, 포드, 카터가 이끌던 미국이 데탕트 정책으로 타협적으로 나왔을 때 소련은 군비를 증강하고 침략정책을 추구했다. 레이건 대통령이 등장하여 군사적 우위(優位), 체제경쟁, 그리고 소련의 침략에 대한 반격작전을 펴자 소련은 협조적으로 나왔고, 무장해제했으며, 마침내 무너졌다."

▲ 사진=마가렛 대처 재단 홈페이지

최근 북한 김정은이 남한을 상대로 전쟁 위협을 펼치는 가운데, 대처 전 총리의 이 같은 시각이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정은의 엄포가 계속되면서 '남한이 좀 더 유화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힘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대처 전 총리는 1981년 9월20일 연설에서 자신의 정치철학을 이렇게 밝혔다.
 
"나의 정치는 나와 수백만의 나 같은 사람들이 자라면서 배운 것에 기초하고 있다. 하루를 정직하게 일한 대가로 정직한 돈을 번다. 분수에 맞추어 살아라. 비오는 날에 대비하여 달걀을 남겨두라. 낼 돈은 제때에 내고 살아라. 경찰에 협조하라."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 중에는 박 후보가 이런 철학을 가장 잘 실현해줄 것으로 믿었던 사람들이 많다. 때문에 박 대통령이 이런 가치를 다시 한번 강조하며 국정운영 전반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다.

대처 전 총리의 유명한 발언 중 하나는 '사회? 그런 건 없습니다'이다.

그는 1987년 9월23일 '우먼즈 오운(Woman's Own)'이란 잡지의 더글라스 키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너무나 많은 어린이들에게 잘못 가르쳤다고 생각합니다. '내 문제는 정부가 해결해주어야 한다' '내게 문제가 있지만 정부를 찾아가면 경제적 지원을 해줄 것이다' '나는 집이 없다. 정부가 집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식이지요. 그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사회에 전가하고 있어요. 그런데 사회가 누구예요? 사회? 그런 건 없습니다. 개인으로서의 남자와 여자가 있고, 가족들이 있는 것뿐입니다. 정부는 (사회가 아니라) 사람들을 통해서만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먼저 스스로를 도와야 합니다. 스스로를 돕고 이웃을 돕는 것은 여러분들의 의무입니다. 삶이란 것은 주고 받는 거예요. 주는 것 없이 받을 생각만 하면 안 됩니다."

이 같은 대처의 주장이 박 대통령이 그 동안 강조한 복지 및 경제민주화 정책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대처 전 총리에 대해 '양극화 확대'라는 책임을 묻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최근 세계 경제 위기의 원인이 '대처리즘'이라고 주장과 함께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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