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城허물기⑤>김영춘, ˝내가 부산의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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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城허물기⑤>김영춘, ˝내가 부산의 대안이다˝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4.02.16 0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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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부산 청사진은 YS시절에 다 그려졌다…˝난 청년 YS의 영원한 제자˝
경쟁하고 싶은 후보는 새누리 박민식…˝기득권층과 경쟁, 부산에 좋지 않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부산, 윤명철 기자)

민주당 김영춘 전 의원의 부산城 허물기가 성공할 수 있을까. 6·4 지방선거 부산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김 전 의원에게 주어진 임무다. 물론 민주당 입장에서다.

김영춘은 2011년 지역구를 옮겼다. 서울 광진에서 부산진으로 옮긴 그는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에게 3,598표 뒤진 아쉬운 패배를 했다. 지역주의를 극복하겠다고 뛰어든 선거에서였지만 힘이 부친 듯싶다. 그리고 또다시 문을 두드린다. 김영춘 출마의 변은 두 가지다. '낙후된 부산의 변화를 주도할 적임자'와 '새누리당 텃밭에서의 선거혁명'이다. <시사오늘>은 2월 7일 부산진에 위치한 인본사회연구소 사무실을 찾았다.

부산 민심의 변화는 이미 감지됐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김정길 후보는 야권단일 후보로 나서 44.6%의 지지율로 한나라당의 아성을 뒤흔들었다. 2012년 대선에서도 문재인 후보는 39.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현재 민주당 부산진갑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전 의원에게 야권 후보군에 대한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 김영춘 전 민주당 의원 ⓒ시사오늘

-야권 후보군 중 김 위원장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후보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오거돈 전 장관이 야권으로 출마할지, 안철수 신당으로 갈지, 새누리당으로 갈지 잘 모른다. 아직 내가 유력하다고 말하기엔 이르다.”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은 오 전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그래도 (새누리)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오퍼하면 가능성이 있다. 그분이 새누리당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에서 경선 없이 바로 추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부산 민심은 변화를 원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심지어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시민들조차도 이대로는 절망이라고 말한다. 내가 아는 사람들은 ‘당신 같으면 한번 지지할 만하다’,‘부산을 바꿀 수 있는 적임자다’라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 그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다.”

- 본인 스스로도 적임자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 나 자신이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 선뜻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새누리당에 대한 불만은 있는데, 아직까지 그 대안이 민주당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거다. 한계가 있다.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은 개인의 능력과 신뢰감에 대한 이미지로 변화시켜야 한다.”

- 구체적인 플랜이 있는가.
“내가 작년 연말부터 주장한 것이 부산 독립운동이다. 새누리당 정치인들은 그간 ‘새누리당이 여당이고 다수당이니까 힘 있는 국회의원, 힘 있는 여당 시장을 뽑아야 부산이 발전한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결과는 어땠는가? 새누리당 일당독재 20년 동안 부산은 처참한 몰락의 길을 걸어왔다. 더 이상 ‘힘 있는 여당론’은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부산 시민들이 다 안다. 정당은 새누리당을 지지하지만 변화는 필요하다는 여론이 생겼다. 그 변화를 이끌어내는 플랜이 내가 말하는 부산 독립운동이다.”

-부산 독립운동을 구체적으로 설명 하면.
“중앙정부로부터 시혜만 바라는 지방도시가 아닌 부산 스스로 자립자강(自立自彊)의 길을 가자는 것이다. 세계적인 국제도시로서의 부산, ‘부산특별시’로서 위상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 부산독립운동의 최종 목표다. 부산이 서울로부터 떡고물이나 바라는 지방도시가 아니라 서울과 경쟁할 수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의 부산독립운동이다. 부산의 미래는 서울이 아니다. 싱가포르, 홍콩과 같은 국제적인 항구도시들을 미래 모델로 삼아야 한다. 단지 항구만이 아닌 항공, 금융, 관광 같은 요소들이 잘 어우러진 국제도시 부산특별시를 만드는 것이 내 꿈이고, 부산 시민들에게 드리는 큰 꿈이다.”

-만약 시장이 된다면 최우선으로 해결할 과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행정 대개혁이 필요하다.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다른 도시들과 비교해보면 부산 행정은 낙후됐고, 관료주의가 심한 편이다. 공무원 조직을 위한 행정, 시장과 고위공무원들을 위한 행정이 문제다. 부산에서 사업을 하는 분들도 부산 공무원들이 구태의연한 관료주의가 심하다고 얘기한다.”

- 그 원인은 무엇인가.
“일당독재가 문제다. 누가 후보가 되든 간에 새누리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데 열심히 일할 이유가 없지 않나. 나라도 일 안 한다. 공천만 받으면 다시 되는데 공천이 중요하지. 이런 무사안일주의가 부산시 곳곳에 아주 뿌리 깊게 박혀 유전자처럼 된 거다.”

-기득권 세력의 반발이 예상된다.
“그 저항을 최소화시키면서 공무원들과 함께 개혁을 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지도력이라고 본다. 서툴게 충돌하면서 공무원들과 싸울 생각은 전혀 없다. 내가 구상한 행정개혁의 여파로 피해를 입을 사람들은 고위 공무원들이지 일반 공무원들이 아니다.”

-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부산에 48,000명의 인구를 가진 자치구가 있다. 중구다. 48,000명짜리 작은 자치구를 유지하기 위해 공무원이 수백 명 배치돼 일하고 있다. 예산만 1,300억 원인데, 도시 안의 자치구가 그런 식으로 방만하게 유지된다면 한 마디로 예산 낭비 아닌가. 제가 시장이 되면 다른 자치구와 통합을 착수할 거다. 안전행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이 사안은 중앙정부가 싫어할 일이 아니라서 무난히 승인될 거로 본다.”

-기대 효과는.
“통합이 된다면 수백억 원의 예산이 절감될 것이다. 그 예산으로 5년 정도 중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매년 수백억 원이 비교적 작은 구인 중구에 지원된다면 분위기가 확 바뀔 거다. 그 조건으로 통합하자는 것이고. 시민들이 아닌 고위 공무원들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치구가 유지되는 것은 옳지 않다.

▲ 김영춘 전 민주당 의원 ⓒ시사오늘

 “부산을 휴먼세계도시로 만들겠다”

- 다른 개혁 과제는 무엇인가.
“제가 만들고 싶은 부산은 휴먼세계도시다. 부산은 서울로부터 독립적이고 경쟁하는 도시가 되려면 국제도시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중국의 상하이처럼 북경과 자웅을 겨룰 수 있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부산은 일본을 향해 열려있는 창(窓)이고, 태평양을 향해 열려있는 대한민국의 전진기지다. 이런 입지를 활용해서 국제자유도시로서의 자기 비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 그런 계획을 이전 시장들이 안 한 것인가, 못 한 것인가.
“안 한 것이다. 안 해도 되니까. 구두상으로야 했지만 영혼과 내 온몸을 다 던지는 치열함이 없었다. 굳이 몸부림 안 쳐도 된다 생각했을 것이다. 시장 스스로 투자 유치도 하는 비즈니스맨처럼 뛰어다니면서 해야 할 텐데. 안 되는 일은 국회의원을 통해서 해결해야 하고. 부산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

-인천의 경우, 시장이 바뀌어도 별반 차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데.
“어려운 조건 하에서도 송 시장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본다. 그건 시민들이 판단할 문제다. 개인적으로 송 시장과도 친분이 있지만, 인천은 부산과 경쟁하는 도시다. 이미 인천은 20년 동안 경제적인 실력과 잠재력이 부산을 앞섰다. 부산 시민들은 잘 모른다. 이번 선거에서 공개를 할 거다. 부산 시민들의 자각이 필요하다. 다시 따라잡고 역전해야 한다.”

- 부산 부활을 위한 기간은 어느 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이나.
“우리나라에서 부산만큼 국제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지정학적 조건을 갖춘 도시가 없다. 하지만 활력과 경제적인 잠재력이 바닥으로 떨어진 희한한 케이스가 됐다. 부산을 다시 일으켜 세워 대한민국 전체에 귀감이 될 만한 성공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다. 부산 부활을 위해서는 8년 정도는 필요하다. 성공 모델에 대한 평가를 받고 그 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전체를 바꿀 수 있는 작업도 할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영춘 전 의원은 15대 총선부터 지켜오고 재선의 영광을 준 안정적인 서울 광진갑 지역구를 뒤로 한 채, 고향 부산으로 돌아왔다. '지역주의 극복'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12년 총선 직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뼈를 묻고 나의 정치를 마무리할 수 있는 곳으로 나의 고향 부산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 부산에 돌아온 이유는 무엇인가.
“부산을 위해서 돌아왔다. 부산에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라는 요청은 2004년부터 있었다. 중앙당에서는 만류했다. 두 번째는 2008년엔 불출마 선언을 했을 때다. 그때 부산에선 ‘서울에서 안 나오겠다는 이야기였지. 부산에서는 출마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부산 출마를 요청받았다. 세 번째는 2010년 받은 부산시장 출마 요구였다. 그런데 내가 잠시 정치를 떠난 입장이었고, 30년 간 부산을 떠나 있었는데 갑자기 시장에 나간다는 것은 부산 시민에 대한 모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 번째 요청은 2011년 말이었는데, 결국 돌아와 총선 출마를 결심했다. ‘부산을 바꾸겠다. 시민들의 삶과 미래비전을 일으켜 세우겠다. 부산이 바뀌면 대한민국 전체가 바뀐다’는 믿음으로 돌아왔다.”

-2010년 민주당으로 복귀한 이유는 무엇인지.
 “민주당 486세대 국회의원들과 민주당의 변화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이었다. 손학규 대표가 같이 고생을 해보자고 해서 복귀했다. 기왕에 고생을 하려면 내 고향 부산으로 가서 마지막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복귀가 되고 싶었다.”

정치도의상 안철수 신당행 “No"

-안철수 신당 합류 제의를 받았다.
“작년에 여러 차례 제안을 받았다. 안철수 의원도 만났다. 거절 의사를 밝혔다.”

-김성식 전 의원이 안철수 신당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된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차라리 김 전 의원과 경쟁하고, 야권연대를 이룰 것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제 입장은 안철수 신당은 창당도 안 됐는데 야권연대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후보가 정해지면 평가해보고, 도저히 같이 할 수 없는 후보라면 단일화는 포기할 생각이다. 부산시장의 경우, 그 사람이 새누리당이 되는 것과 아무 차이가 없다면 단일화가 필요 없다.”

-안철수 의원의 애매모호한 태도가 문제가 되고 있다.
“개인적으론 안철수 의원에 대한 호감을 갖고 있다. 다만 (안 의원) 혼자가 정당 전체는 아니다. 그 신당의 정책과 인물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봐야 한다. 1인 정당도 아니고….”

- 부산에서 이기고 싶으면 김한길 지도부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선거를 이기기 위해서 지도부와 일부러 거리를 두고 싶지는 않다. 미우나 고우나 당원으로서 해야 할 도리를 다 해야 한다. ‘안철수 신당으로 갈아타야 한다’,‘무소속으로 나가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정치적 도의 때문이다. 2008년 불출마 선언 이후 3년 만에 민주당으로 돌아왔는데 유불리를 따져서 또 탈당을 하고, 좀 더 나아보이는 무소속이나 신당으로 나간다? 그런 것은 정치도의에는 안 맞는다. 논리를 따지기에 앞서 정치적 도의가 더 중요하다.”

-부산은 동서 지역차가 심각한데.
“부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체적인 무기력증이고, 두 번째 문제가 동서격차다.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은 역시 새누리당 시장과 국회의원들이다.”

-일각에선 YS가 부산을 위해 한 일이 없다고 말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부산의 청사진은 YS시절에 다 그려졌다. 삼성자동차 등 YS 아니었으면 이루지 못 한 게 많다.”

▲ 김영춘 전 민주당 의원 ⓒ시사오늘

청년 YS의 영원한 제자

- YS와 노무현 전 대통령 중 누가 호감이 가나.
“난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영원한 제자다. YS는 집중력이 대단한 분이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당신과 생각이 다른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일단 결정을 내리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불도저처럼 밀어 붙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할까, 끊임없이 신천지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 해왔던 ‘자유의지’를 갖고 있었던 분이다. 대통령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이 대목에서 김 전 의원은 한나라당 탈당 당시 YS와의 흥미로운 일화를 털어놨다. 김 전 의원이 YS에게 탈당의사를 밝히자 두 시간을 말렸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은 YS가 자유당을 탈당하고 낙선한 사례를 들었다. 그는 YS에게 “자유당을 탈당한 YS가 멋지고 존경스러웠다. 나는 그 YS의 영원한 제자다”라고 했더니 YS가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고 했다.

-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3~4명 정도 거론되고 있다. 한번 승부를 겨루고 싶은 후보는 누군가.
“부산을 위해선 가장 젊은 후보인 박민식 의원과 경쟁하고 싶다. 기득권층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은 부산을 위해서 좋은 구도가 아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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