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지하철 성형광고 170여개…대한민국은 성형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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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지하철 성형광고 170여개…대한민국은 성형공화국?
  • 박필립 기자
  • 승인 2014.09.11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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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시설에 선정적 광고문구·포토샵 넘쳐…심의 무용론 지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필립 기자)

▲ 성형광고가 급증하는 것에 비례해 대중의 반감도 높아지고 있다.ⓒ세민성형외과

대한민국 성형1번지로 통하는 강남 압구정동. 그중에서도 유명 성형외과가 밀집해있는 신사역과 압구정역에는 무려 170개에 달하는 성형광고가 통로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매일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장인 박봉관(34세) 씨는 얼마 전 이 성형광고들 때문에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박 씨는 5년 전 프랑스에서 함께 유학생활을 했던 중국인 친구가 한국을 방문한다는 말에 숙소와 맛집, 관광코스 등을 준비했다.

무사히 호텔에 도착했다는 친구의 말에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기로 한 그는 지하철역 안에 성형공장이 있느냐는 친구의 말에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광경이지만, 외국인들의 눈에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해석된 것.

누가 봐도 확연히 다른 모습의 Before&After 사진. 신체 특정 부위가 그대로 노출된 선정적인 사진들은 보기 민망할 정도다.

병원 측의 의도대로라면 "성형수술만 받으면 누구나 이렇게 예뻐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목적이지만, 지나치게 선정적인 광고문구와 포토샵으로 과하게 보정된 모델들의 사진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성형전문의 홍종욱 의학박사(세민성형외과)는 "하루 수천, 수만 명의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과 버스 등과 같은 대중교통 시설이 미용성형 광고에 둘러싸여 몸살을 앓고 있다"며 "문제는 늘어나는 성형외과의 수만큼 광고 수위가 점차 방대해지고, 자극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극장에서도 성형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는데, 극장에서까지 성형광고를 봐야 하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버스나 지하철 성형광고 비중을 제한하고 나섰지만, 심의에 걸러지는 성형 광고는 극히 일부여서 심의 무용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홍종욱 박사는 "극장에서 상영 중인 성형 광고 가운데 사전 심의를 받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라며 "판단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이 이 같은 자극적인 광고에 무방비로 노출될 경우 무분별한 수술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 및 의료사고로 번질 위험이 높아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최근에는 비전문의가 전공에 상관없이 성형수술을 집도하고 있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성형 지식이 없는 산부인과 전문의나 치과 전문의도 수익창출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성형외과를 차릴 수 있다는 것.

현실이 이렇다보니 수술 도중 의료사고나 부작용이 발생해도 환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홍 박사는 "성형수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수술 집도의의 풍부한 임상경험"이라며 "부작용 발생 시 의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검증된 의료기관에서 성형전문의에게 시술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 번에 너무 많은 시술을 감행하거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공격적인 시술을 받는 것은 의료사고로 번질 위험이 높다"면서 "특히 고도의 의술을 필요로 하는 안면거상술(페이스리프팅)이나 안면윤곽술의 경우 수술 도중 신경이 절단되거나 뼈가 함몰되는 사고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임상경험이 풍부한 숙련된 전문의에게 시술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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