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직원들에 조기합병 동의서 강요…노사관계 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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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직원들에 조기합병 동의서 강요…노사관계 파국
  • 김유현 기자
  • 승인 2014.11.20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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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견례 깨진지 며칠이나 됐다고…노조 때리기 나선 사측
조기합병 동의서에 서명 종용…노조 비난 댓글강요도 재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유현 기자)

외환은행이 직원들에게 '하나‧외환 조기합병 동의서'를 징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사관계가 또 다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본점 부점장협의회(부서장‧지점장 협의체)가 전국 부점장들에게 '조속한 조기통합 추진에 동의한다'는 동의서를 직원들로부터 받아오라는 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해당 메일을 받은 담당자들이 본인 소속 조합원들에게 동의서에 서명할 것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외환은행 노조는 사측이 앞으로는 진정성 있는 대화를 요구하면서, 뒤로는 조기합병 동의서를 받는 등 이중적 작태를 취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외환은행 노조는 "앞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향후 사측이 조기합병 동의서를 징구한다면 진심으로 동의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86.9%가 아니라고 답했다"며 "사측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직원들에게 반강제적으로 동의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갑'의 위치에 있는 회사가 직접 동의서를 요구하는데 이를 거부할 직원이 어디 있겠느냔 의미다.

이와 함께 외환은행이 '조기통합'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직원들에 대한 댓글강요도 재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지난 9월, 외환은행 인트라넷 '장미전자사무실'에 외한은행 노조를 비난하는 글들이 수 백 건씩 올라온 바 있다"며 "당시 지점장 등이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이 같은 행위를 독려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동안 잠잠하더니 다시 댓글강요가 시작되는 분위기다"라며 "이게 하나금융지주 측 사주인지, 외환은행 경영진 자체의 문제인지는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문제는 이 같은 일련의 작업들이 지난주 금요일 진행된 상견례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퇴장으로 무산 된 뒤 속전속결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에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진정성 있는 대화를 요구하던 사측이 어렵게 성사된 대화 자리를 파탄내고, 국회‧언론 등으로부터 의심받는 상황에 처하자 지주회장 구하기에 나선 것 같다"며 "하나금융 목적은 외환은행과 시너지 효과를 통한 이익 극대화가 아니라, 외환은행 말살에 있다는 게 이번 일로 드러난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조기합병 동의서 징구 등 이 모든 획책은 대화국면을 파탄 내겠다는 음모인 동시에 외환은행 및 직원생존권을 통째로 갖다 바치겠다는 반역 행위나 다름없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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