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드디어 2·8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출마 기자회견이 열렸던 정론관(국회 기자실)은 기자들과 보좌진, 그리고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29일 문 의원은 "나의 정치적 미래를 염두에 두지 않겠다. 내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다하겠다. 당을 살리는데 내 정치인생을 걸겠다. 당을 살려내는 데 끝내 실패한다면 정치인 문재인의 시대적 역할은 거기가 끝 이라는 각오로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2·8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지원·조경태·이인영 의원의 당권 출마 선언 자리에서는 볼 수 없었던 광경들도 포착됐다. 당권 도전인지 대권 도전인지 헷갈릴 정도로 정론관을 '들썩'이게 했던, 그야말로 '특별한' 기자회견이었다.
문재인 의원의 기자회견이 예정된 정론관은 카메라 기자와 펜(pen)기자들로 가득했다. 너무 많은 취재진들이 몰려 국회 공용 와이파이(무선 인터넷)가 제대로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
정론관 발언대에는 '누가 바꿀 수 있겠습니까? 누가 이길 수 있겠습니까? 변화 승리 단합, 문재인'이라는 팻말이 붙어있었다. 현수막을 들고 이곳을 찾는 정치인들은 자주 봐왔어도, 부착물로 발언대에 새겨진 국회 마크를 가리고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은 흔치 않은 광경이었다.
문재인 의원은 김기만 대변인과 함께 정론관에 등장했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DJ 시절 공보비서관과 춘추관장을 지낸 바 있는 김 대변인은 이날 사회를 맡았다. 앞서 박지원·조경태·이인영 의원 등이 홀로 단상에서 서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그는 문 의원의 '입'이고 '손'이었다. 특히 기자회견을 마친 후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기자들이 '비정규직 문제', '통합진보당과의 야권 연대'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관련 답변 내용을 일필휘지로 적어 발언대에 건네는 김 대변인의 모습은 그에 대한 문 의원의 강한 신뢰를 실감케 했다.
이날 정론관에는 문 의원을 지지하는 온라인모임 '문풍지대' 소속 회원 10여명이 백합꽃을 들고 찾아 눈길을 끌었다. 기자회견 직후 기자와 만난 한 회원은 "문 재인 의원의 전당대회 승리를 위해 '순수'과 '승리'의 의미를 뜻하는 백합꽃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며 "'문재인 서포터즈 문풍지대'는 그를 응원하는 지지자 1700여 명이 모여 결성한 온라인모임"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출마 선언을 마치고 정론관을 나서는 문 의원에게 백합꽃을 안겨주며 "꼭 승리하세요. 파이팅,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이에 문 의원은 "열심히 하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수많은 취재진', '발언대 팻말'과 '대변인', 그리고 '꽃을 든 지지자들'까지, 그야말로 '화려하고 특별한' 기자회견을 마친 후 문 의원은 기자들과 질의응답 자리에서 '선거캠프는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전당대회를 기존에 해왔던 방식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선거캠프를 별도로 꾸리지 않고 자신의 의원회관 의원실을 캠프 삼아 경선을 치르겠다"며 소박하게 전당대회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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