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
민심의 반란, 북풍이 역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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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
민심의 반란, 북풍이 역풍으로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6.03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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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속도전에 민심은 NO!...현직 프리미엄도 소용無
그야말로 참패다. 한나라당의 텃밭이었던 경남, 강원뿐 아니라 현직프리미엄을 안고 시작한 수도권 수성마저 결국 실패했다.

그간 세종시,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불도저식 정책 추진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은 천안함 사태로 촉발된 북풍을 끝내 삼켜버렸다.

이 같은 결과는 청와대, 의회, 지방권력까지 모두 장악한 정부여당에 대한 독주를 더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따끔한 충고로 보여진다.

왜 천안함발 북풍이 민심의 역풍을 맞았을까.

지난달 20일 천안함 침몰 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정국은 그야말로 신안보정국 속에 갇혀 있는 듯했다.

한나라당은 각종 여론조사를 토대로 수도권과 영남에서 압승이 예상됐지만 결과는 달랐다.

오세훈 후보가 가까스로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그간 여론조사에서 한명숙 후보를 10~20% 차이로 크게 앞섰던 것에 비하면 오세훈 비토론이 상당히 강했음을 보여준다.

한나라당이 연일 천안함 사태를 가지고 안보정국을 조장하자, 민주당 등은 역으로 평화세력론을 들고 맞받아쳤다.

한명숙-유시민-송영길 등 야당의 수도권 후보들은 연일 평화세력론을 설파하며 오히려 정부여당을 전쟁세력이라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대응은 안이했다는 평가다. "다행히 천안함이 인천 앞바다에서 일어났다"는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의 발언, 김무성 의원의 잇따른 실언 등은 젊은 유권자들의 MB견제론을 부추겼다.

천안함발 이슈에 피로감을 가지고 있었던 젊은 유권자들은 선거 막판 야간 촛불 유세를 통해 지난 2008년 쇠고기 파동 때처럼 지지 세력들을 한데 모으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남북관계의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환율과 증시가 요동치는 등 경제 위기론이 30~40대 직장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야권으로 가져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여성 비하 동영상, 정몽준 대표의 화환, 김무성 원내대표의 막말 파문 등은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에 불을 붙인 측면이 컸다.

천안함 역풍 외에 야권의 단일화를 통한 연합정치도 이번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낙선을 하긴 했지만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가 불을 지핀 야권단일화는 당초 힘들 것이라는 지방선거 구도를 사실상 여당대 야당의 맞대결 구도로 형성함은 물론 야권단일화를 거부한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의 대중적 인지도를 무력화시켰다.

특히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확연히 다른 민주당, 국민참여당과 민노당의 연대는 그간 연합정치를 야합이라고 폄하했던 우리정치사의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평가 받을만 하다.
 
야권의 숨은표 10%, 높은 투표율 역시 이번 승리의 한몫했다.

투표율이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오후 5시 이후 투표율이 급증한 점 등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하나로 모으는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투표율 상승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오후 들어 투표소에 젊은 사람이 많아졌다”면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후 치른 총선 때와 비슷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또 젊은 유권자들은 트위터 등을 이용한 투표 독려 문자를 돌리는 등 자신들의 지지세력을 하나로 모았는데 성공했다. 
 
한편 북풍으로 인해 사실상 노풍이 없을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친노 후보들이 선전, 친노인사들의 향후 정치적 입지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좌희정, 우광재'로 불렸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 예상을 깨고 각각 충남지사와 강원지사에 당선됐고, '리틀 노무현'이라 불렸던 김두관 후보 역시 경남지사에 당선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이라고 불렸던 유시민 후보의 경우 아쉽게 낙선했지만,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야권단일화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향후 역할론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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