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논란 금융지주 CEO 연봉 1년 만에 '원위치'
스크롤 이동 상태바
고액 논란 금융지주 CEO 연봉 1년 만에 '원위치'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03.26 1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최고경영자의 고액 연봉으로 논란이 돼 한도를 낮췄던 금융지주사들이 불과 1년 만에 원상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금융지주사들이 CEO의 급여 보수 한도를 높이는 내용의 안건을 이미 의결했거나 의결할 예정이다.

지난 25일 신한금융지주는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의 기본급·상여금 한도를 45억 원으로 늘리도록 결정했다.

지난해 고액 연봉 논란에 60익 원이던 한도를 정기주주총회에서 30억 원으로 삭감한지 1년 만에 뒤집은 것이다.

한 회장은 지난 2013년 기본금과 상여금으로 14억 원을 받았다. 한 회장은 또 2011년~2015년 기간 회사 장기 성과와 주가에 따라 회사의 성과 성과연동 주식도 최대 3만40주, 지난 24일 기준 현금 환산 시 12억 2713만 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성과연동 주식보상(Performance Share)제도는 3년 간의 장기 경영성과를 평가해 실적에 따라 경영진에게 주식을 지급하는 제도다.

오는 27일 정기 주총이 열리는 하나금융지주 역시 이사의 성과연동 주식의 한도를 5만 주에서 7만 주로 늘리는 안건을 의안으로 올렸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2013년 기본급·상여금 13억4000만 원을 이미 받아갔고, 3년 뒤 성과연동 주식을 3만9580주(24일 종가 기준 11억1813만 원)를 받을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30%를 자진 반납하기도 했다.

하나금융은 당시 성과연동 주식을 7만 주에서 5만 주로 낮췄는데 1년이 지난 현재 슬그머니 원상 복귀하려 하고 있다. 늘어난 2만 주를 현금으로 환산하면 5억6500만 원이다.

▲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뉴시스

하나금융은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앞두고 조직개편을 미리 대비하는 차원에서 미리 한도를 늘려 잡은 것"이라며 "주식보상 한도는 늘렸지만 현금한도는 60억 원에서 45억 원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금융권 최고 수준이고 김 회장의 현금 보수액은 이에 크게 못 미치고 있어 한도조정이 큰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신한금융 측도 "2011년 취임한 한동우 회장이 3년간 경영활동을 평가받고 5년차인 올해 장기 성과급을 일시금으로 지급받을 예정이어서 한도를 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재벌닷컴 정선섭 대표는 "연봉 한도를 높이는 것은 결국 연봉을 올리겠다는 얘기와 같은 것"이라며 "수익이 줄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데 CEO 연봉을 올리는 것은 미국 월가에서도 볼 수 없는 행태"라고 말했다.

윤석현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CEO연봉을 높여서 정말로 탁월한 능력을 갖춘 인사를 모셔온다면 수십억 원대 연봉도 납득할 수 있겠지만, CEO인사가 외부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한국의 금융 현실에서는 초고액 연봉이 낙하산 인사 유혹을 키우는 부작용만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카드사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필요하면 바로 움직여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