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김승연, M&A로 재계 9위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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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 김승연, M&A로 재계 9위 '우뚝'
  • 방글 기자
  • 승인 2015.05.03 0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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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토리(3)>동생 김호연과 재산분할 소송 등 역경 딛고 재기
한양화학부터 대한생명·삼성4개계열사 인수까지…성장엔진 장착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삼성과 한화의 빅딜이 절반 정도 진행되면서 김승연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다시 한 번 화제가 되고 있다. ⓒ시사오늘

요즘 재계 HOT ISSUE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HOT GUY가 있다. 삼성 4개 계열사를 흡수합병 시킨 주역,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다.

발표 당시부터 재계 관심사로 떠올랐던 한화와 삼성의 빅딜이 절반 정도 진행됐다.

한화그룹은 지난 1일자로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을 각각 한화토탈과 한화종합상사 부문으로 합병, 새롭게 시작한다고 밝혔다.

빅딜을 계기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승부사 기질도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김승연 회장은 1977년 한화그룹의 모태인 한국화약에 ‘이리역 폭발사고’라는 시련이 닥치면서 경영에 투입됐다. 56명이 사망하고 1200명 가량이 다치는 이 사고로 김종희 창업주는 심각한 경영위기에 빠졌고, 미국에서 공부하던 김승연 회장을 소환했다.

경영에 투입된 김승연 회장은 아버지로부터 경영수업을 받다 1982년, 처음으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한다.

당시 대주주로 있던 다우케미칼로부터 한양화학(현 한화석유화학)을 인수하고, 합작사인 경인에너지(현 인천정유)의 경영권을 확보한 것.

사실 당시 한양화학 인수에 대해서는 모든 임원들이 반대표를 들고 있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승연 회장이 젊은 혈기로 무리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김승연 회장은 다우케미칼이 자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한양화학을 내놓은 것이지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 때문은 아니라고 판단, 그대로 밀어붙였다.

한양화학과 경인에너지의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김승연 회장에게는 ‘다이너마이트 킴 주니어’라는 별칭이 붙었다.

김 회장은 당시 1620억 원의 매출을 올리던 한양화학을 인수, 2013년 기준 3조5914억 원으로 성장시켰고, 현재는 그룹의 주력 계열사가 됐다.

한화그룹은 이후에도 명성그룹으로부터 정아레저타운과 정아관광, 정아건설, 정아컨트리클럽, 명성 등을 인수하며 레저산업에 진출하는가 하면 한양유통을 인수해 유통업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갑작스런 父 죽음…동생 김호연과의 재산분할 소송

하지만 아버지 김종희 창업주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다시 한 번 고난의 시간을 겪는다.

무엇보다 김종희 회장이 승계 작업 없이 세상을 떠나 동생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과의 분쟁을 겪게 됐다.

숱한 루머를 만들며 3년 6개월에 걸쳐 30여 차례의 재판을 이어갔지만 1995년, 어머니 강태영 여사의 칠순잔치에서 화해했다.

“금융만 있었어도 이런 수모는 없었을 것”…대한생명 인수 ‘사활’

끝날 듯 했던 악재는 이후에도 계속된다. 재벌2세임에도 불구하고 ‘산전수전 다 겪었다’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다.

문제는 IMF. 하지만 김승연 회장은 이번에도 승부사 기질을 발휘, 위기를 극복한다.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한화그룹은 주력사인 정유사업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당시 김승연 회장은 “나는 가정 파괴자”라고 자책하면서 “삼성생명과 같은 금융 계열사가 있었다면 이런 수모를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3년 뒤인 2002년, 김승연 회장은 대한생명을 품에 안는다.

김승연 회장에 ‘승부사’라는 별칭이 붙은 것도, 금융파트로 한화의 역량을 확장시키며 재계 서열 10위에 오른 것도 이 때다.

재계는 당시 김승연 회장에 대해 “금융감독위원회를 직접 찾아 입찰 제안서를 제출할 정도로 대한생명 인수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며 “대한생명 인수로 한화는 성장엔진을 달고, 다시 한번 도약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한화생명은 현재 한화그룹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그룹 전경 ⓒ뉴시스

삼성과의 ‘빅딜’…12년만에 재계 순위 ↑

김승연 회장의 승부사 기질은 위기 때마다 빛을 발했다.

김승연 회장은 기업의 부실 계열사 지원에 따른 배임 혐의로 2012년부터 재판을 받아오다 지난해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고,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상고심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과는 상반돼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건강상태 악화 등으로 복귀 타이밍에 모아지던 관심을 삼성과의 ‘빅딜’이라는 사건으로 해결한 것도 눈에 띄었다.

언론은 역시 김승연 회장의 승부사 기질과 과거 대한생명 사례 등에 주목했다.

특히 삼성의 4개 계열사 인수로 자산규모가 37조 원에서 55조 원까지 불면서 재계 9위를 꿰찬 것도 관심 분야가 됐다. 2조 원의 인수자금으로 자산규모를 17조 원 가까이 늘렸기 때문이다.

물론 삼성맨들의 반발 해결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하지만 이미 화학분야의 인수가 진행된 데다 방산분야는 삼성보다 한화가 주력인 만큼 무리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전자 부문이 주력이듯이 한화는 방산이 모태”라며 “전체 업계 순위에서 삼성이 월등하다 치더라도 방산 관계자들은 한화로의 이전이 더 안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어찌됐든 한화는 2조를 투자해 8배 이상 몸집을 키웠다. 한화그룹의 역사는 M&A로 설명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이래서 나오는 것 같다. 잊을만 하면 발휘되는 김승연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긍정적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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