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이 뭐길래…경쟁하듯 지갑 여는 총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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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이 뭐길래…경쟁하듯 지갑 여는 총수들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5.10.28 0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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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수진 기자)

▲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뉴시스

올 하반기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기업 총수들이 사재까지 출연하며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청년일자리 지원 사업에 경쟁이라도 하듯 기부에 참여하고 있어 그 진정성에 의구심을 낳고 있다.

기업의 적극적인 기부활동은 환영할 만하지만 공교롭게도 면세점 입찰과 시기가 맞아떨어져 마치 면세점 유치와 연관짓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 총수들의 잇딴 사재출연 기부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이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에 이어 100억 원의 사재를 공익사업에 내놓았다.

26일 롯데그룹은 청년창업 활동 지원을 위한 별도 투자법인 ‘롯데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창업 초기 자금·인프라·컨설팅 등 제공)’를 설립하고 100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먼저 신 회장의 사재 100억 원과 롯데 계열사가 출연한 200억 원으로 초기 자본금 300억 원을 모은 뒤, 이후 외부 투자유치 등을 위해 1000억 원 규모로 펀드 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지금까지 백화점·면세점 등 계열사별로 간헐적으로 스타트업(start-up·신생 벤처기업) 활동을 펼쳤으나 이번 투자법인 설립을 계기로 그룹 차원에서 청년창업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달 24일에도 롯데문화재단 설립에 필요한 200억 원 가운데 100억 원을 사재로 출연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잇단 신 회장의 공익사업 사재 출연 배경엔 경영권 분쟁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롯데 이미지를 고려하는 한편, 동시에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눈초리다.

같은 날 동대문 면세점에 도전한 두산그룹도 박용만 회장의 사재출연을 알렸다.

이날 박 회장은 동대문 상권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을 열었다. 민·관·학 협력으로 탄생한 이 재단을 ‘동대문 싱크탱크’로 삼아 동대문 지역 발전 모델을 활발하게 개발하고 제안하겠다는 구상이다.

재단의 설립 재원 200억 원 가운데 100억 원은 박 회장의 사재로 마련됐고 나머지 100억 원은 두산그룹이 메웠다.

박 회장은 “두산 100년의 역할을 다하고자 이 재단을 만든 것으로 면세점도 계기가 돼서 출범됐다”고 출범 배경에 대해 솔직히 밝혔다.

SK그룹 역시 최태원 회장의 사재 출연 계획을 알렸다. 하지만 면세점 사업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SK그룹 측은 이미 사회환원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으로, 면세점 사업 때문에 사재 출연을 하는 것은 아니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SK그룹 관계자는 27일 <시사오늘>과 통화에서도 "면세점사업과 무관하게 청년희망펀드 가입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며, 시기와 금액이 정해지면 명확하게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경쟁사 총수들과 달리 사재 출연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시내 면세점 입성을 노리는 신세계는 지난 27일에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신세계 그룹은 철저한 책임 경영을 따른다”면서 “오너로서는 그룹의 비전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제시할 뿐 그것에 대한 실행은 현장에 있는 경영자가 하는 것이다”고 답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면세점 사업에 의지도 있고 강력한 지원도 있다”며 정 부회장이 면세점 사업에 관해 일선에 나서는 것에 대해 일축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대형마트·홈쇼핑 등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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