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1위 없다①]철강 No.1 '포스코', 위기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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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1위 없다①]철강 No.1 '포스코', 위기감 고조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6.02.04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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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권오준 포스코 회장 ⓒ 뉴시스

"어떤 기업이든 영원한 1위는 없지 않겠습니까."

글로벌 경기침체와 과잉공급 여파로 업계 1위를 지켜왔던 포스코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포스코가 아직 선두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창립 47년만에 960억 원의 첫 순손실을 기록, 수익률 측면에서는 업계 2위인 현대제철에 밀리는 신세가 됐다.

여기에 중국의 저가 공세까지 겹치며 국가 기간 산업인 철강업을 이끌어 온 포스코의 명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유 있는 포스코의 '추락'

포스코의 부진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전임 정준양 회장때부터 무리하게 벌여놓은 사업들이 지금의 부실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 전 회장의 공격적인 투자는 부임 시절 30여 개 수준이었던 계열사 수를 2배 가까이 늘려놓았고 이 과정에서 온갖 비리 의혹·잡음까지 일게 했다.

가장 유명한 케이스는 지난 2010년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 고가 인수 논란이다.

부채비율이 1600%가 넘는 성진지오텍을 평가액 대비 2배 비싼 가격인 1590억 원에 사들이며 포스코 재정을 악화시켰다.

이 외에도 부실 기업인 리코금속, 나인디지트 등을 인수, 포스코엠텍 계열사로 편입시켜 부실을 전가시켰다.

포스코엠텍은 지난해 13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은 160%를 넘어 비철금속 업계에서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말한 포스코플랜텍의 경우에는 경영난을 겪으며 법정관리의 기로에 서있으며 포스코 계열사에서도 제외된 상태다.

포스코 위기의 주범으로 꼽힌 정 전 회장은 정계 인사들과 관계있는 하청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의 특혜 제공 혐의,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인해 아직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정준양 전 회장만 '독박'? 권오준 회장도 책임 불가피

업계는 정 전 회장이 초래한 부실을 후임인 권오준 회장이 수습하고 있는 만큼 권 회장의 경영쇄신 드라이브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는 분위기다.

다만 권 회장 역시 정 전 회장과 함께 지난 2013년 6월 페놀 유출 사고를 일으킨 옥계 마그네슘 제련 공장의 설립에 앞장섰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모든 책임을 전임 회장에게만 떠넘겨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권 회장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 시절 정 전 회장에게 마그네슘 제련 사업을 적극 건의, 포스코의 기술총괄을 맡아 해당 사업의 선봉에 나섰다.

하지만 2013년 6월 옥계 공장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독성물질인 페놀이 15톤(포스코 추산)가량 유출되면서 해당 사업은 전면 중단됐다.

해당 공장은 알려진 손실액만 1500억 원인데다 지금까지 4년째 방치되고 있어 포스코의 골치덩어리가 됐다.

더불어 공장 유지비와 오염된 토양의 정화작업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서 손실액은 더욱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1년 남은 권 회장, 구원투수로 남을 수 있을까?

경영진의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쓴 맛을 본 포스코는 권 회장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1000억 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발표한 지 4일 만인 지난 1일 임원수를 30% 감축하는 등 고강도 경영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포스하이메탈, 포뉴텍, 뉴알텍 등 34개 부실 계열사를 정리하면서 부채비율을 78.4%로 낮추며 재무구조 개선을 이뤄냈다.

다만 여전히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과 업황 부진을 고려했을 때, 올해에도 실적 개선을 크게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권 회장마저 오는 2017년 3월 임기가 끝나 지금까지의 쇄신경영이 향후 지속성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우려를 사고 있다.

하지만 권 회장이 지난달 28일 기업설명회 자리에서  "남은 임기 동안 계열사 추가 정리에 집중하고 5000억 원의 손실을 줄이겠다"고 밝힌 만큼 포스코 구조조정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이 남은 임기동안 포스코의 실적 반등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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