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선거를 앞두고 정당마다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쉽게 보기 힘든 당무 보이콧 사태가 흔해졌다. 내홍(內訌)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은 핵심인사의 ‘당무 거부’사태를 맞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상태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이기도 한 새누리당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독선적 회의 운영을 지켜보기 어렵다”며 “이 위원장이 독선적인 회의 진행 방식을 바꾸기 전까지는 공관위 참석을 계속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황 사무총장과 홍 부총장은 “이를 시정하지 않을 경우 이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 배경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갈등, 나아가 비박계와 친박계의 충돌이 자리한다. 앞서 김 대표가 ‘정치생명을 걸겠다’며 주장하던 상향식 공천이 이 위원장이 추진한 단수·우선추천으로 사실상 실패했다. 게다가 최근 일어난 살생부 파문과 욕설통화 논란 등으로 점점 내분이 심화된 데 이어, 결정적으로 이날 이 위원장이 김 대표의 경선 참여 발표를 보류하며 폭발한 모양새다.
당의 실무를 도맡는 사무총장진이면서 공관위 핵심 인사들의 당무 거부로, 당분간 새누리당의 경선과 공천업무는 공회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야권 통합‧연대 논의로 진작부터 지도부간 충돌이 있어온 국민의당도 결국 당무거부사태에 직면했다. 천정배 상임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며 내홍이 극단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이미 천 대표는 10일 “11일까지 야권 연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탈당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그러나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적당한 타협은 죽는 길”이라며 불가 방침을 고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말 이종걸 원내대표의 최고위원회의 보이콧 사태가 있었다. 이 원내대표는 작년 12월 9일 최고위원회 불참을 선언했다. 당시 이 원내대표는 "이는 결코 당무거부가 아니며, 당무와 관련된 일은 수시로 의논하고 연락할 것"이라면서도 “문 대표의 사퇴와 비상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이 과반 의원들이 바라는 일”이라고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사실상 당내 2인자의 회의불참이라는 강수로 결국 문 대표의 사퇴와 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체제를 가져왔다. 이후 한달도 더 지난 지난 1월 20일 최고위에 복귀했다.
이와 관련, 여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1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원래 선거를 앞두고는 이런저런 내부 잡음이 나는 법"이라면서도 "이번 선거는 유난히 여야 할것없이 내분이 심하다. 강한 구심점이 없이 계파간 충돌만 지속돼서 그런 것 같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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