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빼닮은 제1야당 '헬더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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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 빼닮은 제1야당 '헬더민주'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3.17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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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더민주, '취업청탁' 윤후덕 구제…정준생 채용 '재검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비리에 연루된 임원은 구제됐고, 최종 면접만을 남겨둔 취업준비생 채용은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뒤로 미뤄졌다. 재계약을 앞두고 기사회생한 임원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업무를 재개했고, 채용 목전에 날벼락을 맞은 취준생은 눈물을 흘리며 발만 동동구르고 있다.

일반 사기업이 아니라 대한민국 제1야당에서 벌어진 일이다. '헬더민주.' 더불어민주당에서 '헬조선'의 작태가 그대로 재현됐다.

▲ 더불어민주당 PI ⓒ 더불어민주당 인터넷 홈페이지

더민주는 지난 16일 청년비례대표 경선 투표를 중단하고 청년비례대표제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종 경선 후보로 확정된 장경태·김규완(남)·정은혜·최유진(여) 등 4인 가운데 김규완·최유진 후보가 특혜 의혹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17대 국회에서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 밑에서 4년간 비서관으로 일한 경력이 문제가 됐다. 홍 위원장은 이번에 청년비례대표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결국 김 후보의 후보자 자격이 박탈됐다.

최 후보는 청년비례대표 심사 전에 공관위 관계자로부터 '면접 과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후보는 의혹이 확산되자 후보자 자격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김 후보의 이력 문제는 서류 검토 과정에서 응당 걸러졌어야 했다.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논란인 것이다. 또한 최 후보의 경우, 공관위 관계자가 먼저 최 후보에게 면접을 돕겠다고 접근했다는 후문이다. 문제 출제자의 도움을 마다할 수험생은 그리 많지 않다.

모든 게 청년비례대표 심사를 맡은 공관위의 안일함이 낳은 '어른들의 잘못'이었다. 피해는 고스란히 청년 정치준비생(정준생)들에게 돌아갔다. 이들을 먼저 살펴야할 당의 후속대처는 되레 정준생들에게 2차 피해를 안겼다.

김성수 대변인은 "청년비례대표 후보들의 면접을 하면서 후보자들이 과연 의정활동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게 (면접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의 책임을 후보자들에게 돌린 것이다.

19대 국회에 청년비례대표로 입성한 김광진 의원이 자신의 SNS를 통해 "후보자들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 이런 식으로 시간을 지연해 청년비례 제도를 무력화해선 안 된다"고 말했지만, 기자는 김 의원에게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4년 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청년비례대표 선출 과정에서는 '어른들의 잘못'이 아닌 '청년들의 잘못' 때문에 논란이 일었다. 조직 동원 선거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김 의원은 해당 의혹의 중심에 있었다.

또한 김 의원이 정말 이번 사태를 진정성 있게 바라보고 있다면 SNS에 글을 게시할 게 아니라 당 공관위에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야 되는 게 아닐까.

아이러니하게도 더민주는 청년비례대표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한 이날, 딸 취업 청탁 의혹으로 물의를 빚었던 윤후덕 의원(경기 파주갑)의 공천 배제 결정을 취소했다. 윤 의원은 이튿날인 17일부터 다시 지역 유세를 시작했다. 그의 경선 여부는 공관위에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자녀 취업청탁 의혹을 받아 공천 배제됐던 의원은 구제돼 20대 총선 유세활동을 재개했고, 꿈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청년비례대표 후보들은 기약 없는 경선 연기에 발만 동동구르고 있다.

이런 제1야당이 과연 '헬조선'에서 신음하는 이 시대 청년들에게 어떤 비전과 희망을 제시할 수 있을지 기자는 의구심이 든다. 당내 청년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 청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실제로 더민주는 20대 총선 청년 공약으로 '취업활동비 지원'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더민주가 중앙당 차원에서 청년위원회에 지원하는 예산은 사실상 전무하다. 청년 당직자 가운데 생계 유지비를 받는 '상근 당직자'는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수신제'당' 치국평천하(修身齊黨 治國平天下)를 기억해야 될 '헬더민주'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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