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기업에 걸맞지 않는 대응이 아쉬운 버거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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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기업에 걸맞지 않는 대응이 아쉬운 버거킹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06.27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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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생 '엉망' 소비자 대응 '불쾌'…'부글부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업체인 버거킹이 우리나라에서의 이미지가 말이 아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매장에서 판매하는 햄버거 등 제품에서 구더기를 비롯한 벌레가 나오는 등 위생이 엉망인데다 소비자에 대응하는 태도 또한 불쾌하기 짝이 없어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세계적'이라는 단어에 먹칠을 하고 있다.

심지어는 이물질이 벌레로 확실시되는데도 불구하고 아니라고 우기는가하면 항의하는 소비자를 '블랙건슈머'로 몰아붙이기까지 하고 있다.

“버거킹 관계자들 모두 모아놓고 구더기로 만든 파스타 곱빼기 한 그릇식 먹여봅시다. 그거 다 먹고 구더기로 만든 머핀까지 디저트로 다 먹으면 구더기는 벌레가 아니란 버거킹 관계자들의 말을 까짓거 믿어주죠.”

“앞으로 버거킹 음식을 먹다 구더기가 나오면 그냥 맛있게 드세요. 구더기는 벌레가 아니랍니다. 버거킹 입장에선 구더기도 자사의 음식 재료인가 봅니다.”

버거킹이 자신들의 잘못은 인정 안하고 오히려 소비자에게 누명을 씌우고 발뺌하자 누리꾼들이 쏟아낸 조롱이다.

지난 5월 소비자 A씨가 버거킹 서울 목동점에서 구입한 크런치치킨버거 세트와 와퍼주니어를 먹던 중 감자튀김에서 ‘구더기’로 의심되는 이물질을 발견하고 항의했다. 버거킹 측에서는 머리와 날개 등이 없으니 벌레가 아니라는 해명을 내놓은 것.

당시 버거킹 측은 “세스코에 의뢰한 결과 ‘해당 샘플에서는 곤충의 특징인 두부, 흉부, 복부 등과 더듬이 다리 등의 부속지가 관찰되지 않았기 때문에 ‘벌레가 아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납득할 수 없던 A씨는 자체 조사를 위해 이물질 반환을 요구했으나, 버거킹 측의 대응이 황당했다. ‘매장에서 관리하던 중 분실했다며 돌려주지 않았다.

더욱 한심한 것은 A씨를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자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블랙컨슈머 취급까지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상품권이나 먹고 떨어지라는 식의 대응을 보이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버거킹 측의 소비자를 대하는 불쾌한 태도는 이뿐이 아니다. 지난 2013년 5월에는 경기도 성남의 버거킹 매장에서 B씨가 구입한 콜라 속 얼음에서 벌레로 보이는 이물질이 나왔다. 당시 해당 매장에 이를 알리자 직원의 사과만을 받고 찜찜해 며칠 뒤 본사와 매장에 연락하자 그제서야 해당 매장의 매니저가 환불을 해주겠다고 답했다. B씨는 위생 개선을 요구했으나 버거킹 측은 아무런 해명조차 하지 않았다.

2001년 8월에는 서울 압구정지점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당시 할인행사 제품이었던 불고기킹 제품에서 구더기가 나왔다. 해당 제품을 산 C씨는 “청결관리까지 할인하느냐”고 따지자, 매장 측으로부터 ‘더러운 햄버거 취급’을 받았다는 것.

이달 초에도 서울 강동구의 한 매장에서 판매한 와퍼 콤보 세트에서 벌레가 나왔다. 이 외에도 숱하게 많은 매장에서 벌레들이 나오고 있다. 이쯤 되면 ‘벌레공화국’ 또는 ‘벌레킹’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다행히 이번 강동구 건에 대해서 버거킹 측은 위생관리 철저를 약속했다. 드문 경우이다. 위생관리 철저를 약속하고 소비자에게 사과하는 것이 당연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버거킹이 보여준 사례와는 너무도 상반되는 사례로 이상하게 반가운 느낌마저 든다.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업체라면 이에 마땅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위생관리 상태를 해결하려는 의지보다는 해당 사건을 덮기 위한 변명에 너무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할 말을 잃게 만들었던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버거킹에 부글부글 끓고 있는 이유다.

과연 자국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어도 이런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려 했을지…. 세계적인 기업이라면 이에 걸 맞는 행동이 요구된다. 버거킹에는 ‘세계적’이라는 단어가 아깝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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